역사를 바꾼 100가지 실수 역사를 바꾼 100가지 실수 1
빌 포셋 지음, 권춘오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13년 1월
평점 :
품절


 

지금도 그 어딘가에선 역사를 바꾸기 위한 실수들이 벌어지고 있다

 

신라가 아닌 백제나 고구려가 삼국통일을 했다면?

이성계가 위화도 회군을 하지 않았더라면?

한반도 냉전 심화의 결정적 계기가 된 6.25 전쟁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이미 지난 과거사이지만 예전에 유행했던 코믹 드라마의 한 장면처럼 이 길이 아닌 다른 길, 이 선택이 아닌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 과연 대한민국이 어떤 나라로 변모해 있을지 생각만 해도 가슴이 두근두근하다. 그 두근두근함이 강대국으로 변했을 대한민국을 바라서도 아니요, 후진국이나 제 3세계 국가들처럼 질병이나 가난에 시달리고 있음을 걱정하는 것도 아니다. 내 가슴이 뛰는 것은 다른 선택으로 인한 잘함과 잘못함이 아닌, 그 선택으로 인해 변화된 모습을 보는 기대감 때문이다. 그 변화된 모습이 좋은 방향이든, 나쁜 방향이든 변한다는 것은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이며, 새로운 곳을 향해 나갈 수 있는 밑거름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마음으로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후계자를 정하지 않은 실수로 인해 한 나라가 멸망의 길로 들어섰다면?

쏘지 말아야 할 화살 하나 때문에 잘 나가던 나라의 멸망을 초래했다면?

수천 명의 군중들 앞에서 독일군은 스탈린그라드에서 결코 후퇴는 없을 것이라는 ‘퇴각금지’연설로 인해 전쟁에서 패했다면?

 

전 세계의 육관사관학교에서 알렉산더의 전술을 가르칠 만큼 세계를 아우르는 지도자였던 알렉산더 대왕(Alexander the Great), 그는 역사적으론 유명한 인물이었지만 한 나라의 지도자로서는 치명적인 실수를 한 인물이다. 바로 후계자를 정하지 않았다는 것인데, 이 실수로 인해 유럽을 넘어 아시아에 이르기까지 강력한 힘을 발휘하던 그리스 제국은 갈기갈기 찢어지는 운명을 맞이했으며, 전쟁으로 대치 중이던 상대 진영에 한 병사의 실수로 발사된 화살 때문에 서로마 제국의 권력이 무너졌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 그리고 수천 명의 군중 앞에서 행한 ‘독일군은 결코 스탈린그라드에서 퇴각하지 않을 것’ 이란 연설로 인해 50만 병의 베테랑 군사들을 잃은 히틀러의 선택을 보면서 한 사람의 실수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큰 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생각에 간담이 서늘해지지도 했다.

 

지극히 내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사람으로 태어나 반복적인 실수만 아니라면 실수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이 책 『역사를 바꾼 100가지 실수』를 읽으면서 실수는 양의 문제가 아닌 질적인 문제가 될 수 있음을 간과하고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지극히 개인적인 실수라면 웃고 넘어갈 수 있는 문제지만 이 책에서 다뤄지는 실수들은 개인을 넘어 한 국가의 운명을 좌지우지한 실수이기에 한 개인의 실수라고 하기에는 그 데미지가 너무나도 컸고, 그 데미지는 한 국가의 멸망이나 왕의 죽음, 경제의 파탄 등 치명적일 수밖에 없었다.

 

개인적으로 아끼는 사람이긴 하지만 자질이 검증되지 않은 지휘관 임명에서부터 병사들을 살리기 위해 두 번이나 군의 항복을 거절한 일에 이르기까지, 스탈린그라드 전투에서 히틀러의 실책으로 독일은 50만 명의 병사를 잃었다. 이렇게 전사한 50만 명의 베테랑 군사들이 살았더라면, 노르망디는 난공불락이 되어 연합군의 작전을 좌절시킬 수도 있었고 러시아의 베를린 진격을 수개월 동안 지연시켰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본문 518쪽 中에서)

 

역사를 바꾼 실수들로 인해 많은 나라들이 지도에서 사라졌으며, 수많은 사람들이 죽임을 당했다.

아리스타고라스가 자신의 야망과 잇속을 차리기 위해 저지른 반란, 쓸 데 없는 자존심으로 멸망이라는 길을 자초한 카르타고와 그 지휘자들, 자만심으로 인해 모든 몽골 사절단의 수염에 불을 붙여 살을 태우고, 눈을 멀게한 것도 모자라 친선대사를 참수까지 시킨 호라즘 제국, 우유부단한 리더십의 전형을 보여준 피그만 침공 사건의 실패 등 이 책에서 소개하는 100가지 실수를 읽으면서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고, 실소를 금치 못하는 상황도 연출됐지만 이 책을 읽는 우리들이 간과해선 안 될 중요한 요소는 이 실수는 사람들의 실수로 인해 발생한 것이고,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을 만큼 치명적인 실수였기에 지나온 역사를 통해 저지른 실수들을 학습하고 연구해서 더 이상은 이런 전철을 밟지 않게끔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하고 또 명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과테말라에서 그랬던 것처럼 피그만 침공이 순조롭게 진행되었다면, 오늘날 아메리카 대륙은 상당히 다른 모습이 되었을 것이다. 쿠바가 중앙아메리카와 남아메리카에 속한 공산화된 국가들에게 끼친 영향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공산화된 쿠바, 카스트로 없이 오늘날 우고 차베스(Hugo Chavez, 베네주엘라 대통령, 중남미에서의 반미.좌파 정권의 선두주자)가 존재할 수 있었겠는가? (본문 584 하단~ 585쪽 中에서)

 

 

혹자들은 ‘역사는 승자가 기록하는 역사적 산물’이라고 말한다.

맞는 말이다. 역사에 있어서 패자는 중요하지 않다. 오직 승리한 자만이 역사의 중심에 있는 것이고, 승리의 역사를 써내려가는 것이다. 이 책 『역사를 바꾼 100가지 실수』에서도 세계적인 흐름을 바꿔버린 어리석은 결정들이 등장하고, 그 결정을 한 사람들 거의 대부분이 패배자라는 낙인과 함께 비참한 최후를 맞고 있다. 이런 와중에도 역사란 시계는 멈추지 않고 또 다른 역사를 향해 계속해서 돌아가고 있으며, 또 다른 패배자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것이다. 고로 이 역사란 놈에 희생되지 않으려면 눈 똑바로 뜨고 과거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공부하고 노력해야 할 것이며, 그 대상은 나가 아닌 우리 전체가 되야 할 것이다.

 

 

역사는 반복된다 History repeats itse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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