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 고른 장난감 - 에디터 맘 정원씨의
강정원 지음 / 낭만북스 / 2010년 3월
평점 :
품절



색연필에서 수제 인형, 블록, 부츠 등 아이들을 위한 67가지의 처방전을 갖춘 장난감의 세계

 

 

어렸을 때 로봇 장난감이 너무나도 갖고 싶어서 로봇 장난감을 소유한 친구에게 잘 보일려고 무던히도 노력했던 때가 있었다. 한 번이라도 만져보기 위해 별의 별짓을 다 했건만 그 친구는 매몰차게 뿌리치고선 나의 절실함을 보란듯이 무너뜨려 버렸다. 어찌나 야속하고 슬프던지 집에 와서 목놓아 울었던 기억이 있다. 그러면 부모님은 속도 모르시면서 왜 그리 우느냐고? 누가 죽기라도 했냐면서 다그쳤던 어린 시절의 그 기억들이 지금에 와서는 나의 잊지 못할 추억으로 가슴 한켠에 고스란히 자리잡고 있다. 그만큼 장난감은 어린 친구들에게 없어서는 안될 친구이자 그림자같은 존재로 어린이들을 지켜주었고, 지금도 그 자리를 그 어느누구에게도 빼앗기지 않으면서 굳건히 지키고 있다. 꼭 어린아이 곁을 맴돌고 있는 수호신처럼 말이다.

 

12년 간 인테리어 에디터로 일해온 강정원씨의 장난감 고르는 안목은 대단했다. 인테리어와 관련된 일을 하고, 전세계 좋은 물건들을 남들보다 빠르게 접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정원씨가 고른 장난감에는 우리가 평소에 봐온 장난감과는 분명 달라보였다. 67개의 장난감 중 거의 대부분이 국산이 아닌 수입품이었다. (테디베어와 12색 색연필인 ‘지구투명이’ , O-Check의 문구류, Jun Poster의 액자그림, Birthday의 오더메이드 케이크, 린앤제이의 잠옷, 앰버의 핸드백 등 7개 정도만이 국내에서 만들어진 장난감임.) 외국 제품이라고 해서 다 좋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만 여기에 나온 장난감에서만큼은 외국 제품이 빛을 발하고 또 빛을 발했다. 페루에서 건너온 블라블라의 ‘롤리 Lollie’ 만 보더라도 장남감에 대한 그네들의 눈높이(무엇보다 아이들에게 해가 가지 않도록 한다는 것)가 우리와 많이 다름을 알 수 있다. 이 봉제인형을 만들기 위해 페루의 장인들이 하나하나 뜨개질로 완성했고, 인형의 소재 또한 페루의 피마 코튼을 사용해 부드럽고 안전하다고 하니 그들의 아이들에 대한 사랑을 확인할 수 있다. 또 프랑스에서 생산한 블리 사의 ‘소피 더 지래프’ 란 인형은 14단계의 수작업 공정으로 이루어지는 전통방법을 고수하고 있고, 100% 헤비아 Heveay 나무에서 추출한 천연 고무 라텍스로 이 인형을 만드는데 우윳병의 젖꼭지처럼 아이들이 물어도 전혀 해롭지 않은 소재로 만든다고 하니 아이들의 안전을 생각하는 마음가짐은 대한민국 장난감 제조 회사들도 배워야 할 덕목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이 이외에도 스텔라노바의 ‘동물 지구본’이나 슈레의 ‘데이지걸’, 네프의 ‘블록’, 빈센트의 ‘잘&로렌즈’ 부츠 등은 내가 결혼해서 내 아이들이 생기면 위시 리스트에 올려서 꼭 선물해주고픈 생각이 들 정도로 내맘에 쏙드는 장난감들이었다.

 









 

          위쪽은 페루 블라블라의 롤리 인형 (가격 $ 44.00)            

아래쪽은 스웨덴의 빈센트 부츠(가격 $ 33.95)

         (사진은 blablakids.com 홈페이지와  vincentshoestore.us 홈페이지에서 참조)

 

아이들의 안목을 높여주는 좋은 디자인에 어른이 되어서도 갖고 놀고 싶은 유연함이 포함되어 있어야 한다는 정원씨의 장난감 고르는 기준은 그 누가 들어도 수긍할만 하다. 어렸을 때 갖고 놀았던 장난감을 커서도 가지게 놀게 된다면 그것은 장난감의 차원을 넘어서 하나의 예술 작품을 만나는 계기가 될테니까. 하지만 이런 장난감들을 대한민국에서도 만나볼 수 있으면 좋으련만, 투철한 장인정신을 가지고 심혈을 기울여서 만드는 외국의 제품에서나 만나볼 수 있다는 게 안타까울 따름이다. 대한민국 장난감을 만드는 회사들이여! 외국의 장난감 만드는 회사들처럼 아이들이 가지고 논다는 생각으로, 아이들에게 해가 없는 장난감을, 평생 가지고 놀 수 있게끔 만들어주면 안되겠니??(지구화학의 ‘지구투명이’ 색연필이나 공책(O-Check)의 문구류  Lynn & J의 잠옷 등은 세계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잘 만들어졌다.)

 

지금도 아이들이 장난감을 사달라고 때쓰거나 울면 장난감을 사주시는 부모님들이 계신가요? 계신다면 지금 당장 이 책을 읽어보시고, 이 책 안에 들어있는 67개의 장난감으로 울거나 떼쓰는 아이들의 처방전을 준비해보세요. 아무리 떼쓰고 우는 아이들도 이 책에 들어있는 67가지의 처방전을 보는 순간 떼와 울음은 감성과 웃음으로 바뀜과 동시에 장난감의 매력에 ‘풍덩’ 하고 빠져버릴테니까요. 그리고 한가지 더 이 책에 나와있는 장난감들을 사주실려면 허리띠좀 졸라매야 한다는 건 참고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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