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뢰인은 죽었다

의뢰인은 죽었다 ㅣ 탐정 하무라 아키라 시리즈 2
와카타케 나나미 지음, 권영주 옮김 / 북폴리오 / 2009년 9월

여름이 끝나가는 끄트머리 무렵에 처음 들어보는 일본작가 와카타케 나나미의 미스터리 소설을 접했다.

와카타케 나나미가 만들어낸 ‘하무라 아키라’란 인물은 이 책을 이끌어가는 주요 인물임과 동시에 이 책에서 펼쳐지는 사건을 추적해가는 여성탐정 캐릭터다. 또한 하무라 아키라는 와카타케 나나미가 만들어낸 가상의 인물로 나나미의 전작 ‘네 탓이야’ 와 이번 『의뢰인은 죽었다』, 그리고 곧 출시될 ‘나쁜 토끼’ 등 와카타게 나나미의 추리소설 시리즈 3부작을 이끌어가는 주인공이기도 하다.

 

와카타케 나나미의 2부작『의뢰인은 죽었다』는 전작 『네 탓이야』에 이어 하세가와 탐정 사무소에서 계약 탐정으로 일하게 된 하무라 아키라가 2년여 동안 겪은 사건 9편을 모은 연작단편집이다. 봄부터 세 번째 겨울 이야기까지, 계절을 테마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특이한 작품 구성이다.

 

첫 시집을 출간하고 베스트셀러에까지 오른 한 남자가 이유없이 자살을 하고, 병원에 가서 건강 진단을 받은 적이 없는 여자에게선 난소암을 알리는 통지가 날아들고, 어느 더운 여름날 여직원이 상사를 찔러 중상을 입혔는데 여직원의 말이 더 가관이다.

‘상사를 찌른 것은 잘 기억나지 않는다. 정신이 들어보니 상대방이 바닥에 쓰러져 있고 자신은 드라이버를 들고 서 있었다.’

그리고 이런 사건들 뒤에는 감색 양복을 입은 기묘한 남자의 그림자가 따라 다니는데...

과연 기묘한 남자의 정체는 무엇이고, 앞에서 말한 사건들의 결말은 어떻게 흘러가게 될까?

 

살인사건이 일어나고 거기에서 미스터리한 일들이 벌어지는 미스터리 소설과는 다르게 와카타케 나나미의 미스터리는 일상에서

일어나는 기이한 일들을 소재로 삼고 있다. 거기에 ‘일상의 미스터리’를 파헤치는 하무라 아키라란 여자 탐정을 통해 여형사 콜롬보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아무튼 와카타케 나나미의『의뢰인은 죽었다』를 통해 ‘일상의 미스터리’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 와카타케 나나미란 작가를 알았다는 거와 새로운 형식의 미스터리 소설을 접했다는 게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가장 큰 수확이었다.

 

모든 사람들에게 추리소설이나 미스터리 소설은 흥미를 갖게 하는 게 사실이다.

옛날엔 애거서 크리스티나 에드가 앨런 포우, 코난도일 등 외국 작가들이 유명했다면 지금은 히가시노 게이고, 미야베 미유키 등 일본 작가들이 대세이다. 그 일본작가 중에서 언젠가는 와카타케 나나미도 손가락에 꼽을만한 날이 올 것이란 확신을 하면서...

새로운 형식의 미스터리물을 여러분께 권해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