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의 책방 독본 - 실현 가능하고 지속하기 쉬운 앞으로의 책방
우치누마 신타로 지음, 양지윤 옮김 / 터닝포인트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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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오면서 수많은 서점과 책방들이 눈앞에서 사라지는 모습을 목격했지만 아직까지 책은 본래의 모습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 속으로는 골병이 들고 있는 거 다 아는데 겉으로 괜찮다고 말하는 책들의 모습을 보면 안타까울 뿐이다. 시간이 흘러 현재엔 전자책과 오디오북의 역습으로 힘겹게 버티고 있는 책들에게 힘내라는 의미에서 책도 서점에 가서 구매하고, 독립서점에도 다니면서 응원해보지만 나의 응원이 책들에게 스며들기엔 너무나도 역부족임을 느낀다. 책방의 운명은 이대로 끝나는 것일까? 시간이 더 흐르게 되면 웃고, 울면서 책들과 함께했던 우리들의 행복했던 추억들은 이제 아련한 기억들로 마음속에서 리플레이될 수밖에 없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일본의 북 코디네이터가 바라본 앞으로의 책방은 어떻게 될까?

그렇게 낙관적이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그렇게 비관적이지도 않다고 말해주고 싶다. 우선 책방이 성공하기 위해선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 여행할 때 즐거움, 친구들과 밥을 먹거나 술을 마실 때의 즐거움처럼 책방도 즐거워야 사람들이 찾는다는 것이다. 책방에서 사람들이 원하는 책을 발견했을 때, 책방을 통해 새로운 흥미를 발견했을 때, 책방에서 공통의 관심사를 가진 사람을 만났을 때 책방에 가는 것이 즐겁고, 그 즐거움이 책방을 유지할 수 있는 원동력이자 힘이다.


그렇다면 책방에 가는 즐거움만으로 책방은 사라지지 않고 계속 유지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한 답은 어느 누구도 내릴 수 없지만 이 책에서는 몇 가지 이유를 들어 긍정적인 책방의 모습을 제시한다. 책방은 서점보다 작으면서 동네 주민들이 오다가다 쉬면서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사랑방 역할을 하면 더없이 좋겠다. 여기에 책만 팔아서 책방을 유지하는 시대는 끝났고, 책의 덧셈, 뺄셈만으로 이익을 내기가 어렵기에 이제 책방도 곱셈을 할 줄 알아야한다고 이 책의 저자 우치누마 신타로는 말하고 있다. 책의 판매뿐 아니라 이벤트나 각종 토크 이벤트 개최를 통해 책방에 다른 분야를 곱하라는 것이다. 책방에서 책을 파는 시대는 지났다. 책방에서 음반이나 가구, 생활에 필요한 잡화도 팔고 아침에는 영어 회화 교실, 저녁에는 맥주를 마시면서 북 콘서트도 여는 책맥 파티, 더 나아가 책만이 아닌 다른 물건의 판매를 통해 복수의 수입원이 생긴다면 책 판매가 부진할 때 그걸 보충할 수 있고, 그 보충을 통해 책방을 계속 유지해나갈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단, 책 자체에 대한 열정이 식지 않아야 한다는 조건으로 말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바뀌고 변하는 세상에서 책만큼은 변하지 말고 우리들 곁에 친구로 남았으면 하는 것이 우리 모두가 바라는 바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책방이 전자책과 오디오 앱과의 생존경쟁에서 지지 않고 살아남으려면 우리들의 도움 또한 절실하다. 인터넷 보다는 서점을 이용하고, 우리 동네에 새로 생긴 책방이나 독립서점이 있다면 방문해서 책도 구경하고 책도 읽으면서 동네 사랑방처럼 책방을 이용했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책방의 미래가 걱정되는 분들께 이 책에 나온 희망의 메시지로 책방은 계속해서 살아남을 거라고 말하고 싶다. 책방은 우리에게 있어 없어서는 안 될 애인 같은 존재니깐.


급속히 진화하는 가상 현실 기술은 머지않아 현실과 완전히 똑같은 수준에 도달하여 경험 그 자체가 될 것이다. 물론, 현실의 서점에 가서 책을 사는 체험도 디지털로 완전히 재현 가능하게 된다. 그때가 오면 현실의 서점이 무용지물이 되지는 않을까 하는 질문은 히말라야 상공을 날아다니는 것처럼 어마어마한 비용이 드는 경험이 저렴한 가격으로 가능해졌을 때 사람은 실제로 히말라야에 오르게 될지 묻는 것과 같다. 결국 받아들이는 사람의 문제이다. 지금도 어떤 사람은 직접 여행을 가지 않고 구글 맵의 스트리트 뷰를 보는 것만으로 만족하는가 하면 오히려 여행을 가고 싶은 마음이 더욱 커지는 사람도 있다.(본문 40쪽 中)


당신은 구글 맵의 스트리트 뷰를 보면서 편한 의자에 앉아 여행을 하겠는가? 아니면 직접 걷고 체험하면서 여행의 즐거움을 몸으로 느끼겠는가? 앞으로의 책방 독본은 여러분의 선택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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