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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 이야기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
오비디우스 지음, 이윤기 옮김 / 민음사 / 199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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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민중의 입을 통해서 형성된다. 민중은 가장 대중적이고 객관적인 편에 서 있다. 설화나 신화도 그 원형을 유지하고 유전되어 온 것 또한, 대중의 역할이 중요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오비디우스의 [변신이야기]를 읽는데 상당히 많은 시간이 걸렸다. 물론 내용이 어렵다거나 이해하기 힘든 부분은 아니었지만 말이다. 한 나라의 신화가 세계화하는데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세계는 비슷한 원형을 가지고 있다.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다 보면 우리는 우리의 신화와 비슷한 내용들을 접할 것이다. 모티브의 일치가 한결 독서를 편하게 한다. (생각도 많아지게 되는 면도 있고) 그리고 그런 내용은 보다 친밀감을 갖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다. 그렇지 않은가?

[황금가지]를 읽고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고, [변신이야기]를 읽는 즐거움이란 상당히 우리를 즐겁게 한다. 그만큼 내용을 안다는 것 그리고 과거에 읽어보았다는 것은 한층 깊이 있는 탐구를 이끌어내는 독서의 즐거움이 있다. 이런 생각을 해 본다. [황금가지]를 읽고 있으면 우리가 사는 세계는 어느 정도 공통된 정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공감하면서 책을 읽다 문득 이런 생각을 해본다. 우리의 신화를 얼마나 잘 알고 있을까? 정말 비슷한 내용과 구성으로 이루어졌는데 우리의 신화를 너무 경외시한 것은 아닐까? 안타까운 마음과 부끄러움이 내내 날 힘겹게 했다.

신화는 유전자와 같으므로 면면히 우리들 가슴에서 자부심으로 남는 것이다. 친밀감이란 것을 이끌어 내려 하지 않아도 느끼는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의 신화를 지키는 일, 그리고 책으로 엮어 내는 일이 중요하지 않을까? 영화든 소설이든 연극이든 신화적 원형에 바탕을 둔 작품에 대해서 우리는 친밀감을 갖는다. 그것이 허구일 지라도 우리는 많은 매력을 느낀다. 그만큼 신화는 우리들 마음에서 흔들리는 감정의 향수병과도 같이 우리들 몸을 이리저리 향기롭게 하는 매력이 있다는 것이다. 내용은 물론 그리스. 로마신화와 다를 것은 없다. 그러나 그들의 역사를 서술한 위대한 작가 오비디우스를 우리는 알고 있고 경외하는 것은 어떻게 설명해야할까? 민족적 정서를 초석화한 작품 [변신이야기]를 한 번 읽어보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우리시대의 영웅은 존재하는가? 정말 우리시대의 영웅은 존재하는가? 대부분의 대답은 부정적일까? 긍정적일까? [변신이야기]는 수많은 신들과 영웅들의 활약상을 진술하고 있다. 인간에게 [불]을 선사하고 죄 값을 치르는 헤라클레스. 사랑의 신 큐피트.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 그리고 인간미 넘치는 신들의 질투와 사랑, 모든 것이 인간사와 너무나 밀접한 관련이 있어서 우리들이 그토록 그리스. 로마신화의 매력에 한증 빠져드는 것이 아닐까? 이들의 이야기를 역사의 한 장으로 이끌어낸 [변신이야기] 속에는 수많은 영웅들의 일대기가 나온다. 그리고 미다스 왕 이야기가 주는 인간 욕심의 귀결. 그리고 한 여인으로 소용돌이치는 트로이 전쟁은 실로 많은 교훈을 시사하고 있다. 그리고 말한다. 신화는 민족의 정신적 유전자라고...... 그리고 [변신이야기]는 위대한 정신의 산물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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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가는 먼 집 문학과지성 시인선 118
허수경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9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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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알죠? 당신이란 말 참 좋죠? 킥킥거리며 음산한 웃음을 흘리는 그녀, 그러나 시는 침울하고 우울한 감정을 우려내는 묘한 매력이 있다. 광녀 같기도 하고 때로는 삶을 달관해버린 듯한 젊은 여성이 환영처럼 스쳐간다. 그리고 마침내 화자는 귀향을 한다. 그곳이 어디일까? 그녀의 내면 속에 자리잡고 있는 집의 의미를 생각해보면...... 누구에게나 이 힘들고 각박한 현실사회가 탈피하고 싶은 때가 있을 것이다. 그때마다 가끔씩 광인처럼 행동하고 싶을 때, 그리고 진저리가 나서 소리지르고 싶을 때 우리는 한 번, 위신 때문에 잠시동안 멈칫하게 된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우리는 광인처럼 뭔가를 주절거리면서 자신만의 언어를 가지길 원하지는 않을까?

때로는 힘들고, 때로는 사랑에 좌절해서 소리지르고 싶어도 그것이 쉽지만은 않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한 번쯤 정말 미친척해 버리고 싶은 심정을 화자는 말하고 싶은 것이다. 당신, 세상의 모든 대상이 될 수 있는 당신. 그러면서 친근감 있고, 그러면서 어딘가 거리감이 느껴지는 그런 당신. 결국 무의식적으로 돌아가는 회귀의 본능을 비정상적인 화자가 되어 택해야만 하는 현실은 어딘가 극적인 유머가 내재되어 있다.

어릴적 광인이 우리마을에 자주 찾아 온 적이 있다. 그때 나는 유별나게 그와 친하게 지낸 적이 있다. 우수한 한자 실력하며 준수한 외모 그리고 풍설에 의하면 명문 집안의 자제, 모든 것이 경외의 대상이 될 수있는 조건을 가진 사내. 그러나 그는 여름 한 낮에도 겨울 외투를 입고 힘겹게 마을까지 찾아 오는 것이다. 어느날 누가 죽고 누구의 집에 경사가 있는 것까지 확실히 기억하는 것을 보면 내 어릴적 생각에도 어쩌면 그는 세상과 세상사람들과 보이지 않는 투쟁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흔한 말로 생쇼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무엇이 좋아서 매번 입을 헤 벌리고 웃을까? 가끔씩 그가 궁금한 날이면 이 시집이 생각나는 이유는 뭘까?

결론은 이렇다. 모든 걸 달관해버리면 우리는 킥킥거리며 혼자만의 언어를 가질 수 있다. 그렇지만 끊임없이 세상과 사회적 통념과 싸워야하므로 우리의 몸은 언제나 힘들고 아플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정말 모든 것을 달관한 자가 웃을 수 있는 웃음은 어떤 형태일까? 세계든 자아든 아무리 부정해야 할 수 없을 때 그 쓰린 현실을 외면하면서 달관한 웃음이 킥킥...... 아닐까? 가끔씩 혼자서 킥킥거리는 날들이 있을 때 나는 오늘도 킥킥거리며 집으로 간다. 킥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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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리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지음, 권택영 옮김 / 민음사 / 199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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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방법 중에서 내가 가장 중요시하는 것이 화자와 나와의 감정의 일치를 이끌어내는 것이다. 그것은 책 속의 화자와 나의 감정상의 문제를 보다 친밀하게 이끌어내어서 나 자신이 책 속에 몰입하는 방법이다. 그래서 책을 읽으면서 만약에 그렇다면 이란 말을 자주 중얼거린다. [롤리타]를 읽는 동안 험버트와 나와의 동화는 정말 잘 이루어지지 못했지만 말이다. 무엇보다 더 도덕적 경제적이란 문제가 항상 걸림돌이 되었지만 말이다. 그렇지만 상상력을 발휘하면서 책을 읽는 일은 그만큼 가슴 설레는 일이다. (유년시절에 죄와 벌을 읽고 항상 꿈속에서 죄책감과 사고를 치고 달아나는 나 자신이 싫을 정도였다고 하면 어느 정도 이해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롤리타]는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는 그다지 놀랄만한 내용은 아닐지 모른다. 그만큼 도덕적으로 성적으로 우리는 암암리에 개방되어 있으니까 말이다. 시대를 앞서 가는 사람은 항상 세대의 비난을 피하기가 쉽지 않는 것에 공감하지 않을까? 세대의 정상으로 사는 사람은 도덕적 그늘에서 편하다. 그러나 세대를 앞서가는 천재는 비난의 화살을 받아왔다. [롤리타]가 그런 작품이 아닐까? 아무튼 험버트의 애정행각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파악해보려 노력해보았다. 어릴적 성장 배경, 성인 이후에 정신적 장애, 그리고 비도덕적인 애정에 대해서는 프로이트 정신분석이 적용되지 않을까 생각해보았다.

어쩌면 세계는 위선으로 치장한 얌전한 고양이가 아닐까? 과거에도 그런 경우가 있었고 현재도 그렇지 않은가? 소녀와 성인의 애정 그것이 순수를 넘어서는 비정상적인 일이라도 현재의 사회를 그려내는 일이 문학이 추구해야할 의무이고 미래를 추구해야할 책임이 아닐까? 아무튼 생각했던 것보다 문제가 심각할 만큼의 문제작은 아니었다. 물론 근래에 워낙 험한 신문기사를 접하다 보니 감정이 무뎌진 것도 상당 부분 작용했겠지만 말이다.
그러나 문학은 어디까지나 문학 작품으로 평가받는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한다. 세대를 앞서 간 나보코프에 찬사를 보낸다. [롤리타]는 현재에도 충분히 논란이 될만한 작품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우리가 수 없이 읽어왔던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도 우리는 이와 비슷한 신들에 대해서는 왜 그다지 관대한지 신은 용서되고 인간은 논의의 대상도 되지 못하는 것일까? 모든 판단의 기준은 스스로 내리는 것이다. 이 시대에 있어서도 한 번쯤 언급하고 지적해 보아야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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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밀밭의 파수꾼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7
J.D. 샐린저 지음, 공경희 옮김 / 민음사 / 200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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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은 루비콘 강을 건너야 비로소 사회의 일원으로 거듭날 수 있다. 그러나 그 세계로 입성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물살과 싸워야 한다. 사회는 기득권의 룰에 의해서 때로는 수용해야하고 때로는 눈 감아야하는 일들이 허다하다. 콜필드는 부조리와 위선으로 가득 찬 사회의 일원으로 막 루비콘 강을 건너고 있는 도중이다. 화자는 그러한 부조리와 위선에 심한 역겨움을 가지고 있다.

본문 내용 중에서 화자 콜필드는 헐리우드로 간 작가인 형과 자선단체에 드레스를 입고 가는 숙모의 모습(숙모는 그 모임에 드레스를 입고 가지 않는 다면 자선모임에 가지않을 것이라는 등의 생각)에서 강한 반발을 느낀다. 그는 순수한 작가정신을 좋아하고 자선단체에 기부하는 것보다 수녀들에게 자선금을 기부하기를 원한다. 세계를 보는 진정한 힘은 이러한 부조리를 버리고 진실된 것을 추구해야하지만 화자의 눈에는 이런한 물질적이고 형식적인 것들에 심한 환멸을 느낀다.

구역질 난다는 말, 소년은 자주 세계와의 관계에서 심한 환멸감을 느낀다. 기존의 룰과 형식을 파괴하는 것은 너무나 힘들다. 그리고 기존세계의 기득권자들은 누군가의 혁명적인 사고에 의해서 그 틀이 깨어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 다는 것에서 끊임없는 갈등이 야기되어지는 것이다. 콜필드와 기성세계(세대, 사회)와의 갈등은 이러한 룰에 의해서 심화되어지는 것이다.

이 글은 데미안을 생각나게 한다. 생명의 탄생은 한 세계를 파괴하면서 태어난다는 말 그러나 세계는 너무나 단단하고 견고한 틀로 짜여 있어서 세계를 파괴하고 혁명하기란 쉽지만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세계로 막 입성하는 순수는 결국 난관에 좌절하는 낙오자로 낙인찍힌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세계의 틀을 파괴하고 도전하려고 하는 자는 몇이나 될까? 우리는 항상 그 세계에 부딪치고 좌절하는 것이다. 비주류로 산다는 것에 대한 슬픔은 그만큼 높은 물살과 끊임없이 싸워야하는 괴로운 길이다. 이러한 괴로운 길을 가고 있는 우리의 화자. 콜필드, 그러나 우리는 화자의 낭만적인 생각들만을 옹호하기에는 이미 어느 정도 사화의 통념에 젖어있고 용기가 없는 것이 다수의 생각이 아닐까?

책이 우리에게 주는 좋은 점은 간접 경험이다. 그리고 우리가 경험했을 법한 일들이 진술되어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세계와의 싸움은 언제나 힘들고 난관에 부딪친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세계는 항상 우리에게 좌절을 벗아 나게 하고 극복하게 만은 하지 않는다. 다만 쉽게 동화되어버리는 나약함이 있다. 하루키가 말하고 있는 상실이라는 말이 문득 떠오른다. 격식과 허영에 둘러싸인 세계로 들어가 어른이 된다는 것은 두려움을 수반하고 있다. 소년의 두려움과 세상과 나와의 갈등에서 오는 부조리는 세계의 틀에서 뛰쳐 나오는 것 밖에는 없으리라. 마침내 나만의 생각과 나만의 세계는 혼자만의 정신을 온전히 수용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아닐까? 그러므로 세상에 아웃사이더로 사는 일에 대한 우울함과 아픔에 대해서 누군가 언급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그리고 더불어 콜필드처럼 살아가는 내 연인에 대해서도 한마디 띄운다. 00씨 난 전적으로 당신을 이해한다고 말하지 못해요. 단지 당신이 추구하고자 하는 일 그리고 당신의 생각에 대해서 존중할 뿐,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이것뿐입니다. 그렇다고 이 글을 통해서 당신을 세상에 내 보내자고 하는 것은 더욱 더 아니고요. 당신의 그 방황과 갈등이 오래 지속되어졌으므로 그리고 지금 당신이 콜필드와 같은 상황에 놓여 있으므로 난 당신에게 무어라 언급하지 못합니다. 다만 기다릴 뿐...... 과연 그대가 언젠가 순수한 세계를 보기 위해서 한번쯤 세상으로 나오리라고 믿습니다. 콜필드가 호밀밭의 파수꾼에 영원히 살아 있듯이 당신도 잠깐이었지만 내 가슴속에 살아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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