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스펜서 존슨 지음, 이영진 옮김 / 진명출판사 / 2000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IMF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시대는 새로운 변화를 재촉한다. 세계와 나의 주변은 끊임없이 변화한다. 따라서 나의 주변환경에 따른 의식과 행동 또한 새롭게 변화하여야한다. 그렇다면 왜 변해야 하는가? 변화를 기대하는가? 변화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다. 그 동안의 시장환경은 끊임없는 변화를 해왔다. 그 안에서 도태된 사람들과 새로운 세계의 장을 연 사람들을 우리는 만났을 것이다.(각자의 개인적인 경험을 통하여)-물론 시장환경과 나의 주변이 급격하게 변화된 것처럼 보이지만 변화의 예견은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고 변화는 일순간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단지 우리가 그 변화에 대해 미세한 움직임을 파악하지 못하여 적극 대처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는 불만을 털어놓을 지 모르는 일이다. 이 책에서는 그러나로 시작하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변화는.......그러나 우리는 환경을 탓하기 전에 자신을 탓해야한다. 그러나......

이 책의 주제를 감히 변화와 혁신과정에서 나타나는 집단행동의 모습을 찾아보는 인간행동의 유형을 관찰하고 느끼며 변화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우화이다. 분명 새로운 세계에는 새로운 모습으로의 변혁을 위한 가치관 확립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갑작스런 변화에 대응하는 직관력은 항상 변화되어 가는 현 세계의 감각적인 요소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환경에 적응하여 새로운 가치관의 행동을 실천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스스로의 문제점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

변화실천계획을 작성하고 행동하는 사람들은 새로운 환경과 변화에도 적극 참여하여 아무런 문제없이 자기의 생활영역을 영위해 나가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 따라서 새로운 출발을 위한 자기선언 없이 미래에 대응한다는 것은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그래서 본능적으로 환경의 변화를 직감하고 즉시 실천하는 인간유형이 있는가 하면 변화의 두려움을 떨쳐 버리지 못하는 그리고 현실에 안주하려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환경은 변화한다.

여기서 치즈는 재화를 의미한다. 치즈는 평생직장의 개념으로도 볼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갑작기 사라지고 우리를 위협한다면 우리는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기초적인 경제활동을 위해서 쓰는 돈의 최소한마저도 없어진다면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끊임없이 고민만하는 사람 또는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사람, 때로는 이곳저곳 직장을 찾아다니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위기를 기회로 삼는 사람들을 주위에서 드물게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바로 변화을 직감하는 놀라운 예지와 판단력을 수반할 때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매일 늙어가고 매일 새로운 하루를 살고 매일 새로운 사건을 접하면서도 변화를 두려워한다. 특히 나와 관련한 변화에 대해서는 왜 그렇게 인색하고 놀라운 일일까?

변화는 생활에 있다. 지극히 일상적이라는 말에 편협해 버리는 것보다는 일신우일신하는 자세가 필요한 시대이다. 변화는 생활이다. 삶이다. 그리고 우리는 변화해야한다. 세계 최고의 경영자들은 모두가 이러한 변화에 적극 대처한 인물들이다. 감각이 아닌 직감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매일 새로워지기 위해서 노력했던 옛 선인들의 말을 되새겨 볼 시기가 아닐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산정묘지 외 - 1992년 제6회 소월시문학상 수상작품집
조정권 외 지음 / 문학사상사 / 1991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가장 남성적 목소리를 내는 시인을 뽑으라면 단연 조정권을 들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그 목소리가 역사적, 정치적인 문제와 결부되어서 강한 톤을 발성할 수 없었던(과거) 이유도 있겠지만 어찌 되었던 그의 시에서는 강함과 부드러움 대자연의 애착이 숨쉬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다. 중성적 아니면 여성적, 소년에 가까운 우리의 시의 경향을 볼 때 색다른 작가임에도 불구하고 시에 많은 관심이 있지 않은 사람이면 그다지 관심을 나타내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이러한 안타까움이 오랫동안 뇌리에 남아 있어서 조정권 시를 다시 읽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그의 시에서는 천상과 지상의 목소리를 듣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된다. 그 천상의 세계로 가는 중간자적 역할을 하는 사람이 시인 조정권의 역할인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그의 목소리는 대단히 단호하며 감동적이다. 그리고 대자연의 사물을 끊임없이 관찰함으로써 태초의 자연이 형성되고 죄로부터 구속받는 인간의 굴레를 보는 듯한 두려움과 환희가 각각의 시에서 볼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라고 생각해 본다.

가장 위대한 정신의 세계를 향하여 끊임없이 오르고자 하는 도인의 이미지를 구현하는 그의 시 정신은 마침내 하나의 깊은 심연의 세계를 끝없이 돌고 돌아서 마침내 정신없이 현상을 뛰어 넘고자하는 의욕이 심어져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가장 높은 정신의 세계를 향하여 끊임없이 정상을 향하는 강렬한 의욕에서 나는 소름 끼칠 듯한 그의 차가운 의지와 다시 한 번 해후하게 되는 것이다. 산정묘지가 주는 이러한 놀랄만한 힘은 과연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화자의 욕망이 끊임없이 정상을 향해서 멈추지 않고 더군다나 그 길에서 예언의 목소리를 듣는다는 착각을 갖게 한다.

갈가마귀, 대숲, 얼음의 폭포, 신비에 가득한 원형의 세계, 태초의 세상 속을 끊임없이 바라보고 창조해 가는 미지의 세계를 우리는 바라보는 것이다.

겨울산을 오르면서 나는 본다./가장 높은 것들은 추운 곳에서/얼음처럼 빛나고,/얼어붙은 폭포의 단호한 침묵./가장 높은 정신은/추운 곳에서 살아 움직이며/허옇게 얼어터진 계곡과 계곡 사이/바위와 바위의 결빙을 노래한다./간밤의 눈이 다 녹아버린 이른 아침,/山頂은 얼음을 그대로 뒤집어쓴 채/빛을 받들고 있다. - 「山頂墓地1」

어둠에서 밝음을 만들어내고 가장 견고하고 깨끗한 얼음의 이미지에서 가장 높은 정신의 세계를 지향하는 시인의 시련과 애착이 언제쯤 끝날 것인가? 답은 좀처럼 찾기 힘들지만 그는 마냥 높이를 찾아서 가장 순수한 정신의 세계를 만들기 위해서 고심한다. 깨어 있지 않은 정신은 호되게 지팡이로 후려치지 않는다면 안주해 버리는 실수를 범하는 것이다. 그리고 대 자연을 관찰하고 끊임없이 연구하는 시인의 노력은 여기서 끝나지 않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케팅 원리 - 제3판
박찬수 지음 / 법문사 / 2006년 1월
평점 :
절판


마케팅은 너무나 기본적인 것이기 때문에 , 기업활동 중의 단지 하나라고 볼 수는 없다.-피터 드럭커 미국의 경영학자 박찬수 교수님의 강의를 3시간 정도들은 결과 마케팅에 대해서 어는 정도 개념정도는 파악했다고 생각한다. 기업의 생존 전략은 바로 마케팅을 얼마나 전략화 하느냐에 따라서 생존의 여부가 판가름 난다고 생각한다. 시대적 흐름에 뒤쳐진 마케팅 전략은 곧바로 위기와 성패에 직결된다.

마케팅은 단순히 제품만을 파는 개념이 아니다. 마케팅은 이제 경영철학을 의미로 쓰이기도 한다. 현재의 마케팅 전략은 소비자의 욕구를 우선적으로 파악하는 것이 과제가 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히 제품의 가치만을 따지는 것, 고객과의 긴밀한 유대 관계를 형성하는 것뿐만 아니라 서비스, 디자인, 기업의 이미지등 총체적인 이미지를 선호하게 된다.

기업은 당장의 수익보다는 생애가치를 따져보는 거시적인 안목을 가지고 전략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미지는 바로 매출과 직결되며 시대적 변화와 흐름을 읽지 못하는 기업은 당장 퇴출의 위기를 맞이하는 것이다. 한 예로 이동통신회사와 카드회사를 예로 들어본다면 가장 적절한 한 예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이동통신 회사는 무자기로 휴대폰을 고객들에게 아주 싼 값으로 제공했다. 분명 단기적인 관점에서 상당한 유지비용이 지출 되는 것이 사실이며 소비자들은 1년 혹은 2년여에 걸쳐서 그 회사와 장기적인 거래를 형성하고 계약 조건에 의해서 소비자가 되는 것이다.

물론 장기적으로 소비자를 끌고 갈 때 기업에게는 엄청난 이익을 창출해 준다. 그것은 단순하게 생각하면 소비자가 착각하기 쉬운 부분이다. 카드회사가 선물공세로 소비자들을 끌어 모으는 것도 이와 별개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는 이러한 전략화된 기업의 마케팅 적용을 현실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경영의 최종목표는 이익을 남기는 것이다. 그 안에 수 많은 전략들이 숨어 있다. 그 과정에서 엄청난 광고로 소비자에게친밀감을 제공하고, 만족도를 향상하여 고객들에게 더 큰 가치를 제공하는 기업은 살아 남을 것이다. 여기에 전반적으로 광고효과의 증진과 브랜드의 전략화가 가미되지 않는다면 마케팅의 전략화는 그 효과를 거둘 수 없을 것이다. 011는 고객의 트렌드를 정확히 파악하고 시장을 과반수가 넘게 선점한 기업이다.

또 휴대폰 시장에서 s기업은 단연 돋보인다. 명확하고 인지도 높은 브랜드를 창조하여 제품의 가치를 높임과 동시에 소비자의 가치와 정확히 맞아 떨어져 시장에서의 독보적인 인지도는 쉽게 깨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안에는 반드시 마케팅의 원리가 숨어 있음을 보아야하고 볼 수 있어야 한다. 시장은 자꾸 글로벌화하고 있다. 마케팅은 어떻게 보면 소비자에게 명확한 광고를 하기 위한 시도일 것이다. 기업은 끊임없이 새로운 마케팅을 적용하고 전략화하려 노력한다. 물론 마케팅 자체에 대해서 비관적인 견해를 가지고 가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저자는 앞으로 마케팅의 위기가 올 수도 있다고 한다. 우선 엄청난 비용지출 문제와 더 이상의 전략의 부재는 상당 부분 어려움에 직면하게 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렇지만 간과할 부분은 아니다. 어떤 원리나 시장논리는 반대 급부가 있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마케팅은 분명 기업의 생존전략임에 틀림이 없다. 또한, 매스미디어의 발달로 인한 광고효과의 극대화는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효과가 있어 제품의 전달과 판매에 지대한 부수적인 효과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차별화 전략은 매출을 극대화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광고 카피는 바로 기업의 매출과 이미지와 직결됨으로 마케팅은 바로 판매, 제품과 기업의 이미지등 소비자와 기업간의 고도의 전략 싸움이라고도 할 수 있다.

세계시장은 바로 브랜드의 싸움터가 되고 있다. 브랜드는 곧 기업의 매출과 직결되며 기업의 이미지에도 직결한다. 바로 이러한 모든 것들이 마케팅 원리에서 배울 수 있는 고도의 전략게임이며 마케팅의 원리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죽음의 한 연구 - 하 문학과지성 소설 명작선 11
박상륭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9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스님은 상놈이어라’ 그녀에 목소리가 움막에서 울려 퍼진다. 그렇지만 그 말은 결코 그를 모독하는 말이 아니다. 참 언변 좋은 작가를 만났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그리고 미지의 세계에 대해서 천착하는 모습은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인간의 내적 갈등을 찾아 나서는 모습, 그리고 변화의 소용돌이를 인내하는 자만이 결국 깨달음을 얻는다는 사실. 그리고 처절한 앎과 깨달음을 향하는 도전, 소설에서 인상적이었고, 영화에서 그런대로 괜잖다라고 생각했던 작품,

그렇지만 사람들은 그의 진한 사투리와 <그렙지비>, 특성있는 자신만의 언어와 서술어의 묘한 운율에서 박상륭에 푹 빠져서 그를 탐익하고 추앙하고 존경하지 않을까? 나 또한 그에게서 아, 이런 식의 이런 내용으로 이런 어투와 이런 어휘로 충분히 좋은 작품을 생산할 수 있겠구나 그렇지만 내가 더 관심을 가진 것은 화자가 도대체 갈등하고 있는 것이 무엇일까라고 생각해 보았다. 물론 어리석은 질문이겠지만 말이다.

이문열이<사람의 아들>로 우리 문화에서 갈등을 빚고 고뇌하는 젊은 신앙인을 대상으로 해서 기독교적 신앙심에 깊이 있게 도전하고 천착해 보았듯이 <죽음의 한 연구>는 많은 생각을 해보게 하는 것이었다. 작품에서는 전라도의 진한 사투리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화자의 대화에서 그처럼 농익은 사투리가 툭툭 튀어 나와서 자칫 표준어에만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그것이 어렵고 답답한 어휘의 집합체처럼 느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지만 사투리는 <죽음의 한 연구>의 글 맛을 좀더 심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것이 정말 싫고 어려운 사람들한테는 미안한 이야기가 될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아무튼 죽음의 한 연구는 보이지 않는 세계를 들여다보려는 작가의 도전에 다시 한 번 갈채를 보내게 하는 좋은 작품이었다. 작금에 와서는 물질에만 집착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서 정신이 죽지 않았나 말해보지만 세상이 혼란스럽더라도 철학은 살아있고 철학이 살아있더라도 어느 세계에든지 물질은 선망의 대상이었음을 잊지 않게 한다.

그 긴 뻘 밭에서 인간적인 고뇌와 갈등을 훔쳐 볼 수 있는 계기 그리고 한국적 인식과 원형적인 샤머니즘의 본질과 새 문화와의 갈등 그에게는 늘 죽음이 따라 다닌다. 그리고 자신의 육체를 쉼 없이 구타하고 상처 내는 화자. 감히 도전하기에는 너무나 민감하거나 방대한 자료와 지식이 필요한 작품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요즘의 소설이 좀 가벼움과 가까이 있다면 분명 죽음의 한 연구는 어쩌면 그 변방에서 맴도는 작품으로 인식되어질 수 있다. 여름 방안에 배를 깔고 열심히 읽었던 기억, 그리고 이 방대한 종교적 스키마의 필요성을 뒤로하고 감히 독서토론을 시도해 보았던 작품이 아니던가. 앎은 깨달음이고 무지는 도전의 좋은 조건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무지하므로 수 없이 도전해 보았던 세계 감히 죽음에 한 연구를 읽으면 살고 싶은 생각이 들 수 있으리라 장담한다. 억지스럽지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부덴브로크 가의 사람들 2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57
토마스 만 지음, 홍성광 옮김 / 민음사 / 200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부덴브로크 가의 사람들]-은 주로 출, 퇴근 시간을 이용해서 읽을 수밖에 없었다. 500여 페이지가 넘는 두 권의 책을 읽는 다는 것은 시간적인 여유도 그렇지만 많은 양의 책이 밀려 있고 게다가 내 버릇은 장편을 읽으면서 간간이 단편을 읽는 습관이 있어서 장편의 경우는 상당 기간 시간을 두고 읽는 편이다. 무엇보다 더 철학 서적을 읽을 때는 주로 두어 세 달이 걸리므로 철학 서적은 상당시간을 할애하는 편이다. 근간에 들어서 책 읽는 것에 소홀하여 그간 독서일기를 거의 쓰지 못했다.

[부덴브로크 가의 사람들1,2]을 읽으면서 주로 이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 도시의 형성과정과 그 도시를 이루고 살고 있는 사람들에 대해서 -도시는 산업화, 서비스화를 필연적으로 해서 이루어지는 집약적인 산업화의 모태가 아닌가? 그러면서 새로운 계층이 생겨나고 계층은 그들의 권리를 위해서 끊임없이 투쟁하고 혁명을 시도하지만 절대적 권위 앞에서는 그 권위를 타파한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그 안에서 새로운 세계를 시도하고 모색하는 모르텐이 있고, 그 세계에 안주하면서 그 변화와 태동을 감지하지도 필요로 하지도 않는 토니가 있으며, 새로운 물결에 휩쓸려 자아의 정채성을 상실하는 크리스챤이 있고, 기존의 권위와 질서를 지키기 위해서 혼신에 힘을 다하는 토마스를 만날 수 있다. 그리고 그 권위의 틀에서 나약하고 병약한 하노가 있다.

[부덴브로크 가의 사람들]을 읽을 때 이 인물들을 중심으로 읽는 것도 재미를 한층 더 해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모르텐은 시민으로의 권리를 주장하지만 권위에 대항해서 구체적인 행동으로 보여주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다. 게다가 중세적인 성격이 강한 기독교적인 정신을 접할 수 있지만 기독교가 부덴브로크 가의 사람들을 구원하지는 못한다. 그리고 새로운 세계를 향한 태동과 열망이 사회 전반적으로 일어난다. 따라서 세계 도처에서 발견하게 되는 역사의 소용돌이를 우리는 피할 수 없는 것이다.

매번 말하게 되지만[카라마조프의 형제들]에서 새롭게 대두되는 새로운 세계의 모습과 인식, [태백산맥],[아리랑]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모습, 새로운 세계의 태동은 필연적으로 몰락과 투쟁을 동반해서 역사는 발전하는 것이다. 그 중심에는 항상 새롭게 태동하는 정신이 있다. [부덴브로크 가의 사람들]-에서는 시민정신의 태동과 그와 맞서 있는 일반적인 시민으로 대변되는 모습을 아주 안정되고 냉정하게 바라보는 토마스 만의 깊이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부덴브로크 가의 사람들]에서 토마스의 죽음은 제한적인 시민의 권리를 보다 확대된 개념으로 승화시키는 작용을 하는 역할로 인식할 수 있다. 그리고 하노가 기존의 권리를 지켜나가기에는 너무나 병약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거세게 일어나는 새로운 세계로의 태동은 쉽게 막을 수 있는 문제가 아닌 것이다. 그래서 새로운 세계로의 도전은 다수의 힘과 사회적 흐름으로 흘러가는 것이다. 산업화가 가져온 시민의 권리 요구는 경제적인 기반이 토대가 되지만 그 토대를 마련한 계층은 다분히 제한적인 것이 된다. 그러나 산업화가 만든 또 하나의 정신은 도시 안에 살고 있는 일반적 대중의 깨우침이 점차적으로 태동하고 그 기운이 결실을 맺음으로써 시민정신이 확고해지는 것이다.

부덴브로크 가의 사람들은 그 중심에 놓여 있는 부덴브르크 가의 사람들의 몰락을 통해서 새롭게 대두되고 있는 세계를 토마스 만의 안정된 필체로 조명하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