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덴브로크 가의 사람들 2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57
토마스 만 지음, 홍성광 옮김 / 민음사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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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덴브로크 가의 사람들]-은 주로 출, 퇴근 시간을 이용해서 읽을 수밖에 없었다. 500여 페이지가 넘는 두 권의 책을 읽는 다는 것은 시간적인 여유도 그렇지만 많은 양의 책이 밀려 있고 게다가 내 버릇은 장편을 읽으면서 간간이 단편을 읽는 습관이 있어서 장편의 경우는 상당 기간 시간을 두고 읽는 편이다. 무엇보다 더 철학 서적을 읽을 때는 주로 두어 세 달이 걸리므로 철학 서적은 상당시간을 할애하는 편이다. 근간에 들어서 책 읽는 것에 소홀하여 그간 독서일기를 거의 쓰지 못했다.

[부덴브로크 가의 사람들1,2]을 읽으면서 주로 이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 도시의 형성과정과 그 도시를 이루고 살고 있는 사람들에 대해서 -도시는 산업화, 서비스화를 필연적으로 해서 이루어지는 집약적인 산업화의 모태가 아닌가? 그러면서 새로운 계층이 생겨나고 계층은 그들의 권리를 위해서 끊임없이 투쟁하고 혁명을 시도하지만 절대적 권위 앞에서는 그 권위를 타파한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그 안에서 새로운 세계를 시도하고 모색하는 모르텐이 있고, 그 세계에 안주하면서 그 변화와 태동을 감지하지도 필요로 하지도 않는 토니가 있으며, 새로운 물결에 휩쓸려 자아의 정채성을 상실하는 크리스챤이 있고, 기존의 권위와 질서를 지키기 위해서 혼신에 힘을 다하는 토마스를 만날 수 있다. 그리고 그 권위의 틀에서 나약하고 병약한 하노가 있다.

[부덴브로크 가의 사람들]을 읽을 때 이 인물들을 중심으로 읽는 것도 재미를 한층 더 해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모르텐은 시민으로의 권리를 주장하지만 권위에 대항해서 구체적인 행동으로 보여주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다. 게다가 중세적인 성격이 강한 기독교적인 정신을 접할 수 있지만 기독교가 부덴브로크 가의 사람들을 구원하지는 못한다. 그리고 새로운 세계를 향한 태동과 열망이 사회 전반적으로 일어난다. 따라서 세계 도처에서 발견하게 되는 역사의 소용돌이를 우리는 피할 수 없는 것이다.

매번 말하게 되지만[카라마조프의 형제들]에서 새롭게 대두되는 새로운 세계의 모습과 인식, [태백산맥],[아리랑]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모습, 새로운 세계의 태동은 필연적으로 몰락과 투쟁을 동반해서 역사는 발전하는 것이다. 그 중심에는 항상 새롭게 태동하는 정신이 있다. [부덴브로크 가의 사람들]-에서는 시민정신의 태동과 그와 맞서 있는 일반적인 시민으로 대변되는 모습을 아주 안정되고 냉정하게 바라보는 토마스 만의 깊이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부덴브로크 가의 사람들]에서 토마스의 죽음은 제한적인 시민의 권리를 보다 확대된 개념으로 승화시키는 작용을 하는 역할로 인식할 수 있다. 그리고 하노가 기존의 권리를 지켜나가기에는 너무나 병약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거세게 일어나는 새로운 세계로의 태동은 쉽게 막을 수 있는 문제가 아닌 것이다. 그래서 새로운 세계로의 도전은 다수의 힘과 사회적 흐름으로 흘러가는 것이다. 산업화가 가져온 시민의 권리 요구는 경제적인 기반이 토대가 되지만 그 토대를 마련한 계층은 다분히 제한적인 것이 된다. 그러나 산업화가 만든 또 하나의 정신은 도시 안에 살고 있는 일반적 대중의 깨우침이 점차적으로 태동하고 그 기운이 결실을 맺음으로써 시민정신이 확고해지는 것이다.

부덴브로크 가의 사람들은 그 중심에 놓여 있는 부덴브르크 가의 사람들의 몰락을 통해서 새롭게 대두되고 있는 세계를 토마스 만의 안정된 필체로 조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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