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그런데요, 종교가 뭐예요? - 처음 만나는 세계 종교 이야기 토토 생각날개 31
야네 베어-크라우제 지음, 박종대 옮김, 얀 폰 홀레벤 사진, 윤원철 감수 / 토토북 / 2016년 10월
평점 :
절판


정말이지 오랜만에 마음에 드는 책을 찾았다.

세상에 사랑과 평화를 전파해야 할 종교가 요즘에는 피와 비리를 부르는 존재가 되어 지탄을 받고 있다. 편안한 마음으로 야식을 먹는 이 순간에도 지구촌 어디선가는 종교의 차이로 인해 피가 흘러넘치고 있으며, 다른 사람의 믿음을 이용하여 각종 이권에 개입하는 종교인들에 대한 이야기도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종교의 본래 가르침과는 너무나도 동떨어진 이러한 종교인들의 모습에 종교 자체를 터부시하는 사람들마저 생겨나고 있다.

학교에서는 유일신을 믿는 아이들이 그렇지 않은 아이들에게 자신의 종교를 전파하려고 온갖 달콤한 말과 무서운 말들을 늘어놓기도 한다. 한국사를 다루면서 불교 관련 이야기를 좀 하기 시작하면 "저건 다 미신이야~"라거나, "불교 믿으면 지옥 가 이야기하는 아이들이 매년 한 둘은 꼭 등장했었다. 

아이들은 대부분 모태신앙이다. 부모의 믿음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한 결과 지고지순하면서도 맹목적인 종교적 관점을 갖게 되었다. 부모나 타인에게서 전달받는 파편적인 교리에 매몰되다 보니 바람직한 종교의 모습에 대해 고민하거나 다른 종교와의 화합을 꾀할 수 있는 넓은 시야를 갖지 못 했다. 특히 유일 신앙의 경우 다른 신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조차 금기시하는 곳이 많다 보니 '자기와 다른 사람들'을 배척하는 경향을 갖게 되는 경우도 많다.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어울려 살아가야 하는 세상 속에서 종교 생활과 사회생활을 건전하게 병행하기 위해서는 "종교" 라는 것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필요하다. 이 책을 아이와 함께 읽고 생각하고 토론하다 보면 우리 아이들도 사회인으로서나 종교인으로서나 한 뼘은 성장하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시크릿 코더 1 : 수상한 학교를 코딩하라! - 시크한 녀석들의 프로그래밍 수사대! 헬로! CT 4
진 루엔 양 지음, 마이크 홈스 그림, 임백준 옮김 / 길벗어린이 / 2016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즘 코딩 교육이 붐이긴 한가보다. 여기저기서 어린이 대상 코딩교육 프로그램들과 교구들이 쏟아져 나오고, 책들 역시 많이 발간되고 있다.

오늘은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를 보여주는 신간 책 한 권을 함께 읽어보려고 한다.

길벗어린이에서 나온 [시크릿 코더]라는 책인데 Logo라는 언어를 기반으로 쓰여졌다. 1967년 MIT 교수가 어린이 교육용으로 만든 언어라고 하는데, 요즘 대세 중 하나인 스크래치의 조상 쯤으로 보면 될 듯 하다. 스크래치도 역시 MIT작품이니 같은 성을 쓰는 가족과 같은 느낌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을 듯 하다.ㅎㅎ

이 책은 코딩의 기본 개념부터 차근차근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풀어내고 있다. 1권에서는 이진수와 기본 동작 코드, 2권에서는 그리기와 반복문 정도를 소개하고 있다. 사실 이 정도 내용은 일반적인 프로그램 언어 학습서의 한 챕터에도 미치지 못할 것들이긴 하다. 하지만 아이들이 '어째서 이렇게 되는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고 이해하지 못한다면 이후에 진행되는 코딩들은 단순 암기의 결과가 될 것이 뻔하다. 따라서 (어른의 눈에서는) 다소 번거로워 보일 수도 있는 기본 개념 형성 과정이 꼭 필요한 것이다. 

그래서인지 요즘 나오는 대부분의 sw교육 서적들은 스토리텔링에 기반하여 최대한 내용을 쉽고 재미있게 풀어 쓰고자 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 책도 그러한 흐름을 충실히 반영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며 아쉬운 점이 몇 보였는데 간단히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일단 그림체가 전형적인 미국식인 데다 채색 역시 눈에 익숙하지 않은 것이다. 요즘 아이들이 좋아하는 그림 스타일과는 거리가 있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되었다.

둘째, 요즘은 코딩 자체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블록 맞추기식 언어들이 많이 보급되어있다. 게다가 그 블록들은 한글로 이름이 붙어있으며, 학습자가 언어를 기억하지 않더라도 필요한 것을 가져와서 끼워맞추는 식으로 프로그램을 작성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에서 소개된 Logo는 어린 아이들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영어인데다 텍스트 기반이다. 자연히 다른 언어들에 비해 학습자의 접근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Logo가 스크래치나 엔트리 등의 언어들에 비해 사용자 편의성이 낮은데, 그와 같은 불편함을 상쇄할만한 퍼포먼스를 제공하지 못한다면 학습자들이 굳이 Logo를 공부하게 될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경서 친구 경서 큰곰자리 23
정성희 지음, 안은진 그림 / 책읽는곰 / 2016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동명이인으로 서로 정반대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두 아이를 통해 폭력에 대해 고민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책이다.

이 책에서는 아버지가 가출하고 가정 형편도 어려워 진철이 일당에게 놀림을 당하는 강경서와 부유한 집에서 자라 예쁜 것을 두르고 다니지만 어딘지 모르게 어두워 보이는 서경서가 등장한다.

자신에게 가해지는 폭력(놀림)에 물리적 폭력으로 대항하는 강경서와 완벽해 보이는 부모로부터의 폭력에 전혀 대항하지 못하는 서경서, 이들 둘의 모습이 대비되며 이야기는 흘러간다.

이 책에서 작가는 "폭력은 나쁜 것이야"라든지 "학교 폭력이나 가정 폭력이 발생하면 어떻게 해야 해~"하는 식의 훈계를 하지 않는다. 다만, 강경서의 눈으로 폭력 상황들을 바라보며 강경서에 몰입되어 있는 독자와 함께 어떻게 하면 좋을지 매 순간 함께 고민을 나누고 있다. 그리고 결말을 열어놓음으로써 최종적으로는 독자에게 고민할 수 있는 기회를 온전히 넘겨주고 있다. 

초등학교 중~고학년 아이들과 함께 읽으면 좋을 책으로 보인다. 요즘 핫(Hot)한 슬로리딩(Slow Reading)의 재료로 삼아도 좋을 것 같은 책인 듯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천하의 말 안 듣는 개구리 라임 어린이 문학 9
유순희 지음, 김유대 그림 / 라임 / 2015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별 기대하지 않고 봤는데 정말 찌릿한 느낌을 주는 동화책이다. 사실 동화책의 모양을 하고 있지만 부모를 위한 책이라고 봐도 무방할 듯 하다.


엄마 말을 안 듣는 청개구리가 엄마를 잃고 후회하는 마음으로 비가 올 때마다 개굴개굴 운다는 이야기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어릴 때 할머니나 어머니께 듣고는 화자가 의도한 대로 "엄마 말씀을 잘 들어야겠다~"는 깨달음을 주입받았던 기억이 다들 있을 것이다. 작가는 "천하의 말 안 듣던 청개구리"가 부모가 되면 어떨까?라는 흥미로운 상상을 하며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엄마를 잃고 개굴개굴 울다 득음을 하게 된 청개구리는 유명 가수가 되고 엄마가 되었다. 수많은 알 중 유일하게 부화시켜 얻은 외아들 청군이를 금쪽같이 여기며 키우지만, 문제는 "천하의 말 안 듣던 청개구리"가 엄마가 되어서도 "말을 안 듣고"있다는 것이다.


청군이 교육을 위한다는 명분 하에 자기의 생각을 우선하며 청군이가 바라는 것과 하고 싶은 것들을 들으려고 하지 않는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만으로 아이를 평가하고, 아이의 말은 들으려고 하지 않은 채 자기 나름대로의 결론을 내리고 반성과 사과를 강요하다 결국 엄마와 아들 사이의 갈등은 극한으로 치닫게 된다. 아이의 입장을 듣고 이해해주며 아이를 설득하기보다 "네~엄마", "잘못했어요, 다시는 안 그럴게요"라는 대답을 강요하는 평범한 부모 중 한 사람인 나는 이 부분을 보며 뜨끔한 느낌이 들었다. 아마 많은 부모님들도 이 대목을 그냥 넘기기는 어려울 것 같다. 


아이를 잃을 위기에서야 진정한 엄마로 거듭나는 청개구리 엄마의 모습을 답습하고 싶지 않다면 한 번쯤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수상한 물건들이 사는 나라 라임 어린이 문학 10
윤숙희 지음, 심윤정 그림 / 라임 / 201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이 손을 잡고 마트에 가면 20년 전과 비교해도 거의 가격이 변하지 않은, 하지만 더 예쁘고 성능 좋은 학용품과 장난감들이 놓여있는 진열대를 보며 요즘 아이들은 내가 자랄 때와 달리 물질적으로 참 풍요로운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고는 한다. 


아이들이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환경에서 자라나다보니 주변의 물건이 얼마나 소중한지 그 가치를 인식하지 못하고 살아가는 아이들도 많이 보인다. 교실을 정리하다보면 매일 한 타 정도의 쓸만한 연필들을 주울 수 있고, 자기 물건에 이름조차 쓰지 않는 아이들도 꽤 된다. 잃어버리면 쉽게 새로운 것을 사서 쓸 수 있는 시대의 아이들에게 내가 어렸을 때 받았던 것처럼 '물자가 귀하므로 아껴써야 한다'는 식으로 교육을 해서는 효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이다. 차라리 물건의 입장에 서서, 쉽게 버려지고 함부로 다뤄지는 것이 얼마나 슬플 것인가에 대해 감정적으로 공감해보는 경험이 아이들에게는 오히려 더 효과적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교육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


물건이 사람처럼 행동하고 사람이 물건처럼 쓰이는 나라, 와와랜드.


물건을 함부로 쓰는 주인공 "수호"는 어느날 갑자기 이 와와랜드라는 곳으로 빨려들어가게 된다.

이곳에서 자신이 평소 함부로 다뤘던 물건들에게 해꼬지를 당하면서 물건의 입장을 이해하게 되고 여러 난관을 해쳐나가는 동안 물건을 소중히 여겼던 기억을 더듬으며 결국은 물건을 아껴쓰는 아이로 거듭나게 된다.


어디서 한 번쯤은 읽어봤음직한 내용이지만,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상상의 세계를 구체적으로 잘 그려내고 있어서 아이들이 이야기 속으로 쉽게 빨려들어갈 수 있어서 아이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해줄 수 있을 것 같다.



물건을 함부로 다루는 아이의 모습을 걱정스러운 눈으로 바라만 보며 발만 동동 구르던 부모님이 계신다면 한 번쯤 아이와 함께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