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라네시
수잔나 클라크 지음, 김해온 옮김 / 흐름출판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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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역대급 SF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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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완의 책 쓰기 혁명 - 내 안에 잠든 글 짓는 도서관을 깨워라
김병완 지음 / 싱긋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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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장 쓰기 시작하라. 쓰기 수련을 시작해보라. 인생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온몸으로 느끼게 될 것이다. 결론은 이것이다. 평생 현역으로 자기 혁명을 이룰 수 있는 유일한 길을 책 쓰기다. 그러므로 인생 최고의 도전인 책 쓰기에 도전하라.

<김병완의 책 쓰기 혁명> p. 19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항상 한다. 글쓰기의 욕망에 사로잡혀 있다. 매일매일 아주 조금씩 용기를 그러모아 용기 게이지가 적당히 차오른 어느 날, 호기롭게 노트북 앞에 앉는다. 하지만 무언가를 쓰겠다는 의지는 쉽게 꺾인다. 멋진 첫 문장이 떠오르지 않아서, 갑자기 할 일이 생겨서 등등 글쓰기의 의지가 사라지는 이유는 너무도 다양하고 거부하기가 어렵다. 내가 쓴 글이 정말 '쓰레기'같으면 어쩌지 두려운 마음에 글을 쓰기도 전에 먼저 부끄러운 마음이 든다. 나는 내 첫 문장을 대면한 적도 없는데 말이다. 글을 쓰는 사람들은 어떻게 그런 것들을 이겨내는 건지 궁금했다. 내 안에 이미 있는 이야기들을 문장으로 꺼내 글을 쓰는 것뿐이라고 생각하면 너무나 간단한 문제인데 정작 글을 쓰려고 하면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다. 하지만, <김병완의 책 쓰기 혁명>을 읽고 나서, 왠지 글을 쓸 수 있을 것 같았다. 나는 글을 써야만 하는 사람이고, 정말로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글을 쓰기 두려운가? 무엇을 써야할지 모르겠는가? 그렇다면, <김병완의 책 쓰기 혁명>을 권하고 싶다. 사실, 이 책의 도입부는 살짝 잔소리(?)로 시작한다. 왜 아직도 글쓰기를 하고 있지 않은지, 왜 글을 써야 하는지 등등 확신에 가득찬 저자의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리는 듯했다. 



 


창작의 마술이나 나만의 비밀, 창작 비법 같은 건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세상과 접촉을 단절할 채 커피를 충분히 비축해놓고 클래식 음악이나 재즈 음악이 흘러나오는 헤드폰을 귀에 꽂고, 의자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있는 방법밖에 없다. 

<김병완의 책 쓰기 혁명> p.117 - 기욤 뮈소




확실한 방법은 없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엄청나게 많이 쓰지 않고서 탁월한 글을 써낼 가망은 없다. 상당수는 나쁜 글이 될 것이다. 방대한 연습과 경험을 원한다면 지성이 잘 작동할 때만 글을 쓸 수 없는 노릇이다. 게다가 글쓰기에서 어떤 즐거움을 느끼지 못한다면 많이 쓸 수 없고, 나쁜 표현이 나올 때마다 움찔해서 쓰기를 멈추고 고치려고 해서야 즐거움을 맛볼 수 없다. 충분히 써야 그래도 탁월한 글을 써낼 가망이 있다. 

<김병완의 책 쓰기 혁명> p. 120 - 피터 엘보




영감이 떠오르지 않아서 글을 쓸 수 없다? 저자는 이것을 '망상'이라고 했다. 어떤 생각이 나에게 왔기 때문에 쓰는 것이 아니라 쓰기 때문에 생각나는 것이라고도 했다. '영감은 대개 문장 중간에 떠오른다. 잉크 자국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당신의 뮤지가 노래를 시작할 것이다(p.122)'라는 스티븐 테일러 골즈베리의 말처럼, 글이 쓰여질 때를 기다릴 것이 아니라 지금 당장 글을 써야 한다. 




... 나의 글쓰기 스타일을 한마디로 말하자면, '프리 라이팅'이다. 이 스타일은 이제 하나의 기법이 되었다. 이 기법은 '문법과 형식의 구애를 받지 않는 스타일'이며, 무엇보다 '의식의 흐름을 따라가며 거침없이 글을 쓰는 자유로운 글쓰기'를 뜻한다.

<김병완의 책 쓰기 혁명> p.133



'프리 라이팅', 즉 자유롭게 쓰기 기법은 문법과 형식의 구애를 받지 않고, 의식의 흐름을 따라가며 거침없이 글을 쓰는 것이다. 자유롭게 쓰기의 가장 큰 이점은 글쓰기의 뿌리에 깔린 심리적 어려움을 덜어내어 글을 더 쉽게 쓸 수 있게 해주고 또 글감을 떠올리는 데도 보탬이 되며 글쓰기 실력이 향상되는 결과도 가져온다. 그러니, 고민하지 말고 일단 쓰자. 내가 쓰는 글들이 문법에 맞느냐, 띄어쓰기는 올바르냐 하는 것들은 결코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글을 쓴다'는 것 자체다. '모든 초고는 쓰레기다'라고 했던 헤밍웨이의 말처럼 내가 쓰는 문장들이 너무나 형편없는 쓰레기같은 글일지라도 상관없다. 지나치게 잘하려고, 좋은 문장을 지어내려고 욕심 내지 말자. 일단 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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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선샤인 어웨이
M. O. 월시 지음, 송섬별 옮김 / 작가정신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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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선샤인 어웨이는>는 미국 남부 루이지애나주의 '배턴루지'라는 이름을 가진 한 마을에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중산층의 가정들이 모여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그곳은 그저 예상할 수 있는 편안한 일상이 하루하루 흐르는 곳이다. 무더운 날씨를 견디기 위해 친구나 가족과 한자리에 모여 시원한 아이스티나 토마토를 먹는 것을 즐기고 푸짐하게 차려낸 근사한 식사를 하며 다음 식사엔 또 무엇을 먹을지 고민하는, 주어진 대로의 삶을 충실히 즐길 줄 아는 사람들이 모인 곳. 그런 평범하고도 평화로운 마을에 하나의 사건이 발생한다. 배턴루지의 아이들에게 선망의 대상인 린디 심프턴이 마을의 한 도로에서 성폭행을 당한다.  그 도로는 린디가 육상부로 활약하며 학교 트랙을 뛰고 돌아오던 귀가길이기도 했고, 그 마을의 아이들이 뛰어놀던 정겨운 길이었다. 예뻤고 운동도 잘했으며 인기가 많아 늘 반짝반짝 빛이 나던 린디는 그날 이후 '린디'의 모습을 잃어 버린 린디가 되어 버렸고, 배턴루지의 아이들도 더 이상 어린애가 아니게 되었다. 


 


린디에게도, 주인공 '나'에게도 사춘기는 버거웠다. 주인공 '나'의 아버지는 자신의 딸 또래인 대학생과 바람이 나 가족을 버렸다. 그리고 몇 해 지나지 않아 누나인 해나가 자동차 사고로 세상을 떠난다. 



그 시절의 나를 구멍 뚫어보면 린디 옷장에 들어 있던 것들만 쏟아져 나왔을 것이다. 피 한 방울 안 들어 있었을 것이다. 집착에 사로잡힌 심장 말고는 아무것도 없었으니까. 난 그 무엇도 지지하지 않았고, 그 무엇도 지키려 들지 않았다.

<마이 선샤인 어웨이> p.86



주인공은 린디를 온 몸과 마음을 다해 짝사랑했지만 그것은 조금은 서툴고 그릇된 방식이었다. 린디를 향한 마음을 비밀스럽게 담아 간직했던 주인공 소년의 나무 상자 안에는 린디를 위한 자작시뿐만 아니라 성인 잡지에서 오려낸 어느 여성의 사진에 린디의 얼굴을 오려 붙인 종이 쪼가리 같은 것도 있었고, 린디가 성폭행을 당했을 당시 신고 있었던 운동화 한 짝 같은 것도 담겨 있었다. '나'가 린디에게 품었던 마음은 사랑이라고 하기엔 집착에 가까울 정도로 조금 지나친 면이 있었다. 아마도 사건 당시 자신이 보았던 무언가, 우연히 듣게 되었던 어떤 것을 말하지 않았다는 것, 그리하여 그 범죄에 자신도 가담한 것에 다름 아니라는 죄책감에 기인한 것이었을까.



그 죄책감으로 린디에게 관심을 가지고, 그녀를 행복하게 도와주고, 린디를 극적으로 망쳐 버린 범인을 자기 손으로 잡겠다고 나선다. 비겁하고 모든 일에 무관심한 이기적인 한 소년에서 한 뼘 자란 듯 보이지만 그것이 린디를 위한 것이 아니었음을 깨닫는 것에서 진정한 성장을 하게 된다. 주인공은 린디가 가진 상처가 얼마나 깊고 아픈지를 이해하기보단 그저 자신의 죄책감을 희석시키기 위한 이기적인 폭력 행위였다는 것을 깨닫는다. 소년은 '린디가 강간을 당했으며 그 사건으로 인해 달라졌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보다는, 만약 린디를 강간 사건 이전의 모습으로 돌려놓을 수 있다면, 온 세상이 어린 시절로, 아버지가 우리를 떠나기 전으로, 누나가 아직 살아 있었던 때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고'(p.387) 오해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달빛이 내린 거실에 가만히 앉아 서로를 오래 바라 보았다. 서로를 매일 보았는데도 왠지 몇 달 만에 처음으로 이야기를 하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또 어쩌면, 내 얼굴에 어머니와 근본적으로 닮은 부분이 있다는 걸 느꼈다. 내가 어머니의 일부라는 사실, 누가 보아도 우리가 피를 나눈 사이라는 걸 알 수 있으리라는 사실 말이다. ...(중략)...

"엄마가 늘 네 곁에 있다는 거 알지?" 어머니가 물었다. 

"알아요, 엄마. 저도 그래요."

<마이 선샤인 어웨이> p.260


누나는 숲속에 혼자 앉아서 감사한 것들을 목록으로 써보라는 과제를 받았다. 목록 맨 위, 끄적여놓은 나비 그림들 옆에 누나는 큼직한 필기체로 "새로운 아기 남동생"을 주셔서 하느님께 감사드린다고, 기적같은 일이라고 했다. ...(중략)... 누나의 글을 읽는 순간 마치 누나의 목소리가 다시금 귓가에 들리는 것 같았다. 누나가 눈앞에 보일 것만 같았다. 내가 다시 완전해진 것 같았다. 죄의식은 사라졌다. 후회도 없었다. 용서받은 기분이었다.

<마이 선샤인 어웨이> p.422



몇 년 후, 주인공은 대학교 진학을 위해 배턴루지를 떠났고 식물학자가 되었으며 사랑하는 사람과 가정을 꾸렸다. 오랜 시간이 흐르고 많은 것이 변했지만 린디에 대한 죄책감은 지워지지 않았다, 파도가 해변에 남기는 자국처럼 아주 조금 잊혔다가 다시 더해질 뿐이다. 이렇듯 과거의 죄책감은 지독한 방식으로 그 범죄에 가담했다는 죄의식과 함께 늘 그를 괴롭혔다. 떨쳐낼 수 없는 악몽같던 기억은 어느 날 어머니가 건네 준 죽은 해나 누나의 일기장에서 발견한 온전한 모습의 사랑으로 지워진다. 더 나은 사람이 되겠다는 다짐이 아닌, '사랑한다'는 말이 어떤 의미인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마지막 문장은 그래서 더 가슴에 와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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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선샤인 어웨이
M. O. 월시 지음, 송섬별 옮김 / 작가정신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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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처럼 흐르다 결국은 가슴 뭉클해지면서 끝나는 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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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프코드
헨리 데이비드 소로 지음, 김병순 옮김 / 싱긋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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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프 코드>는 세속적인 부나 명예를 멀리한 채 늘 자연과 교감하는 소박하고 단순한 삶을 살았던 헨디 베이비드 소로가 케이프 코드를 여행하며 기록한 대서양의 풍광과 그곳의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겼다. '월든'이라는 작은 호수에 간소한 오두박을 지어 평생 자유인으로 그곳에 기거한 줄로만 알았는데 여행을 좋아하지 않았다는 그가 장거리 여행을 무릅쓰고 세 차례나 찾았던 곳이 바로 케이프 코드라고 한다. <케이프 코드>의 첫 몇 페이지에 그려진 그곳은 황폐한 기후로 과일 나무가 점점 쪼그라들어 결국엔 말라 죽는 삭막한 곳이다. 하지만 이내 소로는 해안을 달려와 부서지며 으르렁대는 파도 소리와 끊임없이 일렁이는 물결이 연출하는 어마어마한 장관과 소란스러운 풍경에 마음을 완전히 빼앗겨버렸고 바다의 강한 생명력과 아름다움을 문장으로 옮겨 냈다.



해변은 또한 아름다운 해파리들로 덮여 있었다. 그것은 가장 낮은 차원의 동물 형태 중 하나로 흰 것도 있고 검붉은 것도 있는데, 직경이 30센티미터 정도 되었다. 처음에 나는 그것들이 폭풍이나 다른 무언가가 바다 괴물을 난도질하는 바람에 잘려나간 바다 괴물의 연한 신체 부위가 아닌가 생각했다. 매우 질긴 천조차 갈가리 찢겨나갈 정도로 거센 폭풍우가 해안에 몰아치는 사나운 날씨에도, 바다는 도대체 무슨 권리로 해파리와 이끼처럼 연한 것들을 가슴에 품는가? 바다가 그렇게 여린 것들을 팔에 안고 흔들며 어르다니 신기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케이프 코드> p.110


소로는 해파리처럼 흔한 생명체에 그야말로 '생명'을 불어 넣었다. 그것들이 마치 해를 보려는 듯 출렁거리는 수면 위로 고개를 내미는 것 같다고, 해파리가 가득한 바다는 해파리 수프를 항해하는 듯한 느낌이 들게 한다고. 케이프 코드의 해변가에 자주 출몰하는 피리물떼새의 음울한 울음소리는 삶의 덧없음을 노래하는 만가처럼 애절하다고도 했다. 바다에서 행방불명된 수많은 선원들을 위해 지어진 만가가 주는 쓸쓸함은 결국 영원을 노래하는 순수하고 완전무결한 선율이라고.



당시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절친한 친구 시인 '엘러리 채닝'과 함께 또는 홀로 케이프 코드를 여행하면서 다양한 동식물을 관찰하고 기록했다. 해안을 따라 13킬로미터도 넘는 길을 걸었고 또 다 낡아 빠진 역마차를 오래도록 타기도 했다. 반짝이는 호기심으로 동물과 식물을 관찰하고, 또 그곳의 평범한 사람들과 교감하며 소박하게 탐험을 계속했다. 작은 조개껍데기나 모래에 파묻힌 옛날 동전 한 닢조차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었다던 헨리 데이비드 소로, 그에게서 순수하고도 말간 어린아이를 느낄 수 있었다. 그런 순수한 눈으로 묘사한 대서양의 웅장한 아름다움에 흠뻑 빠져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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