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차별 살인법
저우둥 지음, 이연희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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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보는 블루홀식스, 거기에 찬호께이의 추천사까지!! 기대됩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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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호 식당 (특별판) 특별한 서재 특별판 시리즈
박현숙 지음 / 특별한서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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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관계가 끝장이 나고나서야 비로소 집착, 질투, 미움의 감정을 내려놓곤 한다. 감정에 사로잡혀 어두웠던 시야가 그제서야 밝아지기 때문이다. 비단 사랑에서뿐만 아니라 친구사이나 동료사이에서 생겨난 오해로 관계가 소원해질 때에도 마찬가지다. 
<구미호 식당>의 호텔 쉐프 이민석과 열다섯살인 왕도영은 급작스런 죽음을 맞게 되었고 서호를 만나 피 한모금과 죽기전 49일이라는 시간을 맞바꾸게 된다. 죽기전 주어진 시간, 나라면 무엇을 할 것인가?

10대인 도영은 49일이라는 시간이 필요치않았다. 피붙이라곤 할머니와 형뿐인데 그마저도 사랑이라는 온기를 느낄 수 없는 이름만 가족이라는 관계였다. 그러나 호텔 쉐프였던 민석은 꼭 돌아가야했다. 결혼을 약속했던 서지영을 만나야만 했다. 민석은 도영을 설득해 함께 돌아가기로 했고 구미호 식당을 열어 사연이 있는 '크림말랑'이라는 음식을 만들어 SNS로 홍보하며 그 사람이 찾아오길 기다렸다. 

도영의 어머니는 가정폭력을 견디지 못해 집을 나갔고 아버지는 술로 병을 얻어 세상을 떠났다. 이복형과 도영은 할머니와 함께 살게 되었고 속내를 잘 표현하지 못하는 할머니탓에 보기만 하면 괴롭히는 이복형때문에 마음의 골은 깊어져 가던 중 죽음을 맞게 된 것이다. 
이민석은 결혼을 약속한 서지영을 사소한 오해로 의심하던 중 미행까지 하게되고 차사고로 죽음을 맞게 되었다.

사랑의 모습엔 조각달 모양, 반달 모양, 보름달 모양 다양한 모양이 있다. 내가 생각하는 사랑의 모습이 무엇이건 세상엔 다양한 모습의, 생각을 가진 사람이 있고 사랑의 모양도 다양하다. 다르다고 해서 같은 모양의 사랑을 강요할 수도 없다. 마음은, 사랑은 붙잡아 매어둘 수 없는 조각달과 같기에.
나는 윤회를 믿는다. 전생과 사후세계, 중간 세계도 존재한다고 생각하기에 <구미호 식당>이 재미있게 읽혔다. 
문득 내가 갑자기 죽는다면  '아이들에게 나는 어떤 엄마였다고 회상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세 아이를 키우면서 모두에게 사랑을 충분히 주지 못하는 것 같아 미안할 때도 있지만 공평하게 사랑을 주고 싶어 엄할 때가 많았는데. 혹시 도영이같은 생각을 하는 건 아닌지 뜬금없이 걱정이 되었다. 오늘부터는 더 많이 안아주고 사랑해주어야지! 내가 생각하는 사랑의 모습을 강요하지 말아야겠다는 깨달음을 얻었던 <구미호 식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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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친구들과 함께라면 문제없어!
로레인 프렌시스 지음, 피터르 하우데사보스 그림, 문주선 옮김 / 해와나무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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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아일랜드에서 어린이 도서관 사서로 '재미있게 ' 일하고 있는 로레인 프렌시스 작가님이 쓴 동화책이예요. 어린이 도서관의 사서라니, 우리 아이들이 어떤 책을 가장 좋아하고 많이 빌려가는지를 직접 눈으로 보기 때문일까요? 이 책의 기상천외한 스토리와 엄청난 상상력의 힘을 가진 삽화가 들어간 <동물 친구들과 함께라면 문제 없어!>은 펼치자마자 우리 쌍둥이들이 너무나 좋아했어요. 이런 스토리와 삽화라니!! '금상첨화'라는 사자성어는 바로 이 동화책에 딱 들어맞는 말이네요. 이 재미있는 동화책에 어마어마한 상상력을 더해 그려진 삽화들은 서로 함께 내는 시너지의 힘이 엄청나거든요! 이제부터 [로레인 프렌시스 X 피터르 하우데사보스] 두 분이 함께 콜라보한 동화책은 저에게 믿고보는 그림책이 될 것 같아요!


주인공 맥스는 여느 아이들과 비슷해요. 아침에 일어나 시리얼이나 잼바른 토스트빵에 우유를 먹어요. 아침을 먹으며 친구들을 소개해준다는 맥스! 어떤 친구들일까요?


맥스가 오늘 마트에서 산 물건들이 너무 많았나봐요. 어쩌죠? 맥스의 친구 줄무늬 호랑이 네 마리가 아슬아슬 묘기를 부리듯 짐을 들어주고 있어요. 썬글라스를 낀 멋진 호랑이부터 친구발에 깔려 소리를 지르는 호랑이까지, 게다가 아슬아슬하게 호랑이들이 들고 있는 쇼핑백들은 또 얼마나 재미나게요! 또 하나 중요한 것! 이렇게 멋진 그림속에서 숨은 그림 찾기를 할 수 있답니다!


<숨은 그림 찾기>

해적모자를 쓴 까불이 까치,

초코우유가 가득 든 보온병,

촬영 중인 무당벌레 두 마리


아이들과 숨은 그림찾기를 하는데 "얘들아 '해적 모자를 쓴 까불이 까치'를 찾아보자!"라고 했더니 "까불이라고?" 까르르 까르르 웃으며 배꼽잡는 아이들~ 너무 재미있었어요.


작은 헬리콥터에 매달려 울타리를 만드는 코끼리는 어때요? 우리 맥스는 코끼리 머리 위에 소파에 편안히 앉아서 헬리콥터만 조정하면 되요~ 그럼 코끼리와 원숭이 친구가 다 알아서 울타리를 만들어주거든요! 이 그림에서 '전기톱으로 나무를 자르는 원숭이'찾기는 또 얼마나 재미있게요?


자기 털옷을 벗어서 예쁘고 보드라운 쿠션을 만들어주는 양친구도 있어요. 털을 홀랑 벗겨서 핑크빛 살이 다 보이는 양친구들! 모두 맥스를 도와주기 위해서래요~


정원사인 강아지들은 또 얼마나 사랑스럽나요? 화초를 다 파먹는 친구들이 아니고 멋진 식물로 아름다운 꽃다발을 만들어주는 멍멍이 친구들이예요. 이 그림에선 '홍학모양 물조리개'를 찾았나요?


<동물 친구들과 함께라면 문제 없어!>는 해와나무 출판사의 일곱번째 동화책이예요. 앞으로 해와나무에서 나오는 동화책들은 꼭 챙겨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로 이 책이 마음에 들었답니다!♥ 맥스를 도와주는 다양한 동물친구들이 우리 아이들의 상상력을 무한대로 키워줄 수 있을 것 같아요. 너무나 사랑스럽고, 아이들이 좋아라하는 책으로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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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미래의 달까지 얼마나 걸릴까?
N. K. 제미신 지음, 이나경 옮김 / 황금가지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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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고상 최우수 장편상, 로커스 상, 알렉스 상 등 어마어마한 수상경력을 가진 여성작가 N.K.제미신의 첫 단편집인 <검은 미래의 달까지 얼마나 걸릴까>! 이 단편집엔 2004년부터 2017년까지 쓴 22편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그녀가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장편들을 써내기까지의 여정과도 단편들을 모은 책이다.

그녀는 책머리에서 흑인인 여성이 SF라는 장르에 입성하기가 얼마나 힘든지, 그 안에서 인정받는 것은 또 얼마나 힘든지를 토로했다. '단편은 쓰고 싶지 않았다.'는 그녀는 공과금을 내기 위해, 학자금을 갚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녀 외에도 중국 SF소설의 3대천왕 중 하나이자 <삼체>를 쓴 류츠신 역시 도박으로 월급을 다 날리고나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니 역시 창작의 고통이란 '궁지에 내몰림'이라는 처절함이 있어야하나 싶기도 하다.


<위대한 도시의 탄생>


22편의 단편 중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위대한 도시의 탄생>이다. 나는 주로 심야에 독서를 하는데 이 단편을 읽으면서 자꾸 뒤를 돌아보게 되었다. 왠지 모를 소리가 나는 것 같다는 느낌이 날 정도로 그만큼 N.K.제미신의 문장들이 힘이 있었다.

P.51

등 뒤 골목에 몰려드는 건... 대체...뭐지? 뭐라고 해야할지모르겠다. 너무 많은 팔, 너무 많은 다리, 너무 많은 눈, 그 모든 게 내게 고정되어 있다. 그 덩어리 어딘가에서 검은 머리와 창백한 금발의 두피가 모이고, 문득 이들이-이것이-내가 본 두 경찰임을 깨닫는다. 정말 꿈찍한 괴물. 골목의 벽에 금이 가면서 그것이 좁은 공간으로 스며든다.

P.53

비명을 지르는 금속과 타이어 속에서 현실 감각은 점점 흐려지고, 합체 경찰을 보고 멈추는 건 아무것도 없다. 그것은 이 세상 존재가 아니다. (중략) 비명 속에서, 합체 경찰은 그 세미 트레일러와 택시와 렉서스에 치여 산산조각이 나고, 앙증맞은 저 스마트 카도 사실 조금 방향을 틀지만 남아서 물컹거리는 조각을 치고 지나간다. 열두 개의 팔다리가 으스러지고 스물네 개의 눈이 짓이겨지며 주로 잇몸뿐인 입이 턱부터 혀까지 찢어지는 광경을 지켜볼 수밖에 없다.



태어나고 소멸하기를 반복하는 생명체들처럼 대도시들도 태어나 성장하고 성숙하고 노쇠하다가 때가 되면 소멸한다. 그리고 그들이 태어나는 때 이 순간을 호시탐탐 노리며 생명을 삼키려드는 적이 존재한다는 것. 자연의 순리를 거스를 수 없듯 적도 완전히 종식시킬 수 없다. 그녀는 도시를 도와 숨구멍을 그려주고, 그들을 집어삼키려는 적을 뿌리채 뽑아버리진 못하지만 쫓아버리는 것, 그것이 주인공이 하는 일이다.

<위대한 도시의 탄생>의 주인공 역시 흑인이고 여성이다. N.K.제미신이 미국에서 겪었을 성/인종 차별이 투영하고 그녀의 자유를 억압하는 적들과 싸우는 것 그리고 그 배경은 상상조차 하기 힘든 상상력의 세계다.


그녀가 보고싶은 미래를 자아내기까지 작가로서, 운동가로서 치열하게 싸우고 성장한 과정을 기록한 연대기라 할 수 있는 <검은 미래의 달까지 얼마나 걸릴까>. 세 아이가 잠든 밤중에 읽기 시작해 새벽녘까지 이 책을 읽다보면 새벽을 여는 닭우는 소리(시골이라 그런가 닭우는 소리가 종종 들림)조차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이 소리를 들었다면 N.K.제미신은 어떤 상상을 펼쳤을까? 또한 내가 살고 있는 이 세계 어딘가엔 이 도시의 숨구멍을 그려주는 이가 하루를 마감할 새벽이라는 생각에 피식 웃음도 난다. 타고난 이야기꾼인 N.K.제미신의 장편들도 하루 빨리 만나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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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을 지나가다 민음사 오늘의 작가 총서 33
조해진 지음 / 민음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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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치않았던 인생의 어두운 터널을 맞닥뜨리게 될 때면 항상 가보지 못한 다른 삶을 상상하곤 했다. '그 때 그 길로 갔어야 하는데..' 그 터널도 결국엔 끝이 있다는 걸 알면서도, 그런 어둠도 인생에서 유의미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어느 순간부터는 성장통과 변곡점들이 지긋지긋하게 싫어졌다. 모든 게 그 당시 길을 잘못 들어섰기 때문에 감내해야하는, 잘못된 선택의 나비효과처럼 느껴졌기 때문에 그런 선택을 한 나 자신에 대한 뭉근한 분노와 미움도 있었다. 내가 원하지 않던 회사를 그만두기로 마음을 먹고, 실행에 옮기고 있는 동안 모든 부정의 단어가 깨끗이 사라졌다. 나의 한 계절도 지난 셈이다. 비정상적으로 뜨거운 열정으로 동분서주하고 고층빌딩에서 추락하듯 좌절하곤 했던 나의 여름이 지났다. 그래서인지 <여름을 지나가다>가, 남의 방문을 허락도 없이 따고 들어가 남의 삶을 탐하고, 남의 역할을 흉내내는 민을 이해할 수 있었다.


생의 시작은 어머니의 뜨거운 숨결로 보호받지만

그 끝에서는 철저하게 혼자일 수밖에 없다는 것.

<여름을 지나가다> p.8


인간은 오롯이 혼자다. 일찍이 부모가 이혼해 혼자 살아온 민은, 종우가 이유없이 좋았고, 자신의 미래의 아이에게 본인이 맛보지 못한 사랑을 줄 것이 예상되는 종우의 어머니가 좋았다. 종우와 민은 결혼을 약속한 사내커플로 청첩장까지 돌리고 곧 식을 올릴 예비부부였다. 그러다 그들이 연루된 분식된 회계보고서때문에 도산한 기업의 노동자들이 목숨을 끊는 일이 생기고 이것을 바로잡고자했던 종우와 그런 종우를 이해할 수 없었던 민은 결국 헤어진다. 생의 시작과 달리 인생의 홀로됨을 인식했음에도 홀로되지 않을 것을 욕망했지만 결국 자신의 앎대로 하릴없이 혼자가 되었다. 목적없이 길을 걷던 민은, 어느 공인중개사 사무실에 붙은 구인광고를 보고 바로 들어가 일을 시작한다.


삶이란 결국, 집과 집을 떠도는 과정이 아닐까.

한 시절 거주한 집은 그대로 삶의 일부가 되고

그런 의미에서 이 세상의 모든 집은 존재의 시간을 증명한다.

<여름을 지나가다> p.44


민은 중개사무소에서 받은 마스터키로 사람이 없는 집문을 따고 30분짜리 생애를 수집하고 다녔다. 타인의 삶을 살아보기, 그 사이에서 민은 약혼자였던 종우를 생각한다. 그를 배신하고 추방한 것에 대한 죄책감에 대해서도 생각해보다가 하나의 방에서 하나의 삶이 끝나면 또 어김없이 가구점으로 향한다.

한 목수가 자신의 모든 것을 걸었던, 그가 만든 가구들이 전시된 그 곳은 수호의 삶을 서서히 파괴시키고 그의 아버지인, 목수의 내적 생명을 꺼뜨려버린 곳이다. 살아있는 생명체마냥 밀린 임대료로 보증금을 착실하게 먹어치우고 있는 곳, 수호는 빚을 내어 빚을 갚았고 또 다시 빚을 지고 신용불량자가 된다. 민은 하나의 죽음을 맞아 자신이 살아있는지 의심될 때 여지없이 그 곳을 찾는다고 했다. 수호와 민은 그 곳을 공유하게 되었고 서로의 삶에 개입하게 된다. 우리의 삶도 아주 조금씩은 타인의 인생에 그늘을 드리우게 되지 않을까. 어느 날 아픈 수호를 위해 간호를 하던 민은 도리를 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이 수호의 삶을 어찌해주지 못했지만 아주 작은 힘은 되어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여름을 지나가다>의 조해진 작가님이 가장 아낀다는 한 문장처럼 '남자는 죽었고, 한 인간의 죽음을 우리는 다리인 양 건너갈 수가 없으므로' 처럼 우리는 누군가의 삶을 어찌해줄 수 있는 전지전능한 신은 아니지만 남의 불행을 함께 슬퍼해주고 분노해줄 수 있는 심장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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