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투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84
알랭 로브그리예 지음, 박이문·박희원 옮김 / 민음사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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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쪽을 보면, 이제 어둠에 익숙해진 눈이 집의 벽을 배경으로 좀 더 선명하게 부각되는 형체를 구별할 수 있다. 프랑크의 흰색 와이셔츠다. 두 팔은 의자의 팔걸이에 편안하게 놓여 있다. 상체는 뒤로 젖혀 의자의 등받이에기대었다.
- P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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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에 날리는 꽃잎 다락방 시리즈 2
V.C. 앤드류스 지음, 이미영 옮김 / 한마음사 / 200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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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에 읽고 기억에 남았던
지금은 번역본도 오래된 책을 구해야하겠지만 당시의 추억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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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독백 한국문학전집 335
이효석 지음 / 도디드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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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세수할 때 어디서 날아왔는지 버들잎새 한 잎 대야물 위에 떨어진 것을 움켜 드니 물도 차거니와 노랗게 물든 버들잎의 싸늘한 감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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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독백 한국문학전집 335
이효석 지음 / 도디드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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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북이라 그런지 띄워쓰기도 안되어 있어 보기 괴롭네요.
이건 다른 버전으로 다시 봐야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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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일반판)
올리버 색스 지음, 김명남 옮김 / 알마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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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밤에 수은에 관한 꿈을 꾸었다. 거대하고 반들거리는 수은 덩어리들이 오르락내리락하는 꿈이었다. 수은은 80번 원소이고, 이 꿈은 오는 화요일에 내가 여든 살이 된다는 사실을 일깨웠다.
- P15

내가 여든 살이라니! 도무지 믿기지 않는다. 가끔은 인생이 이제야 시작될 것 같은 기분이 들지만, 이내 사실은 거의 끝나 가고 있다는 깨달음이 뒤따른다. 내 어머니는 열여덟 형제자매 중 열여섯 번째였다. 나는 어머니의 네 아들 가운데 막내였고, 외가의 하고많은 사촌들 중에서도 거의 막내였다. 고등학교에서도 늘 반에서 가장 어린 축에 들었다.
그래서 나는 내가 항상 제일 어린 사람이라는 기분을 간직한 채로 살았다. 지금은 비록 내가 아는 사람들 중에서 거의 최고로 늙었지만 말이다.
- P16

("이런 날이면 살아 있어서 기쁘다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까?" 베케트는 이렇게 대답했다. "그렇게까지는 아닙니다.")
나는 많은 것을 경험한 것이-멋진 경험도, 끔찍한 경험도- 감사하고, 
책 10여 권을 쓴 것, 친구와 동료와 독자로부터 셀수 없이 많은 편지를 받은 것, 너새니얼 호손이 말했듯 "세상과의 교제"를 즐길 수 있었던 것이 그저 감사하다.
아쉬운 점은 너무 많은 시간을 낭비했다는 (그리고 지금도 낭비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여든 살이 되고서도 스무살 때와 마찬가지로 지독하게 수줍음을 탄다는 것도 아쉽다. 모국어 외에는 다른 언어를 할 줄 모른다는 게 아쉽고,
응당 그랬어야 했건만 다른 문화들을 좀더 폭넓게 여행하고 경험하지 않았다는 점도 아쉽다.
- P17

갑자기 초점과 시각이 명료해진 것을 느낀다. 꼭 필요하지는 않은 것에 내줄 시간이 이제 없다. 나 자신, 내 일, 친구들에게 집중해야 한다. 더는 매일 밤 〈뉴스아워>를 시청하지 않을 것이다. 더는 정치나 지구온난화에 관련된 논쟁에 신경쓰지 않을 것이다.

이것은 무관심이 아니라 초연이다. 나는 중동 문제, 지구온난화, 증대하는 불평등에 여전히 관심이 깊지만, 이런것은 이제 내 몫이 아니다. 이런 것은 미래에 속한 일이다.
나는 재능 있는 청년들을 만나면 흐뭇하다.  그들이 내 전이암을 생체검사하고 진단한 사람들일지라도,  나는 미래가 든든하다고 느낀다.
- P28

 내 세대가 퇴장하고 있다고 느꼈다. 죽음 하나하나가 내게는 갑작스러운 분리처럼, 내 일부가 뜯겨 나가는 것처럼 느껴졌다. 우리가 다 사라지면, 우리 같은 사람들은 더는 없을 것이다. 하기야 어떤 사람이라도 그와 같은 사람은 둘이 없는 법이다. 죽은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로 대체될 수 없다. 그들이 남긴 빈자리는 채워지지 않는다.  왜냐하면 저마다 독특한 개인으로 존재하고, 자기만의 길을 찾고, 자기만의 삶을 살고, 자기만의 죽음을 죽는 것이 우리 모든 인간들에게 주어진 - 유전적, 신경학적- 운명이기 때문이다.
- P29

몇 주 전, 도시의 불빛으로부터 한참 떨어진 시골에서 밤하늘 가득히 (밀턴의 표현을 빌리자면) "가루처럼 별들이 흩뿌려진 것을 보았다. 이런 밤하늘은 칠레의 아타카마 같은 고지대 사막에서나 볼 수 있는 것일 텐데 (그래서 그곳에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망원경들이 설치되어 있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천상의 광휘를 보노라니 불현듯 이제 내게는 남은 시간과 남은 삶이 별로 없다는 깨달음이 다가왔다.
내 마음에는 천상의 아름다움과 영원함에 대한 감각이 삶의 덧없음에 대한 감각과 뗄 수 없이 얽혀 있다. 죽음에 대한 감각과도.
- P35

그날 안식일의 평화, 세상이 멈춘 평화, 시간 밖의 시간이 주는 평화는 꼭 손에 잡힐 듯했다. 주변 모든 것에 평화가 스며 있었다. 나는 어쩐지 노스탤지어에 가까운 애석한감정에 젖어서 자꾸 ‘만약에‘를 떠올렸다. 만약에 A와 B와C가 달랐더라면 어땠을까? 만약에 그랬다면 나는 어떤 사람이 되었을까? 어떤 삶을 살았을까?
- P55

그리고 이제 쇠약해지고, 호흡이 가빠지고, 한때 단단했던 근육이 암에 녹아 버린 지금, 나는 갈수록 초자연적인 것이나 영적인 것이 아니라 훌륭하고 가치 있는 삶이란 무엇인가 하는 문제로 생각이 쏠린다. 자신의 내면에서 평화를 느낀다는 게 무엇인가 하는 문제로, 안식일, 휴식의 날, 한 주의 일곱 번째 날, 나아가 한 사람의 인생에서 일곱번째 날로 자꾸만 생각이 쏠린다. 우리가 자신이 할 일을 다 마쳤다고 느끼면서 떳떳한 마음으로 쉴 수 있는 그날로,
- P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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