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벽을 통과할 수 없는 이유 - 플로리안 아이그너의 양자물리학 이야기
플로리안 아이그너 지음, 이상희 옮김 / 시그마북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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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으로 나누어 배우던 시절에 물리는 그 중에서도 가장 아리송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과목이었다. 양자물리학은 그 이름 말고는 제대로 배워본 적 없는 분야라 생소하고 어렵게 느껴진 것이 사실이다. 양자 컴퓨터 연구에 대한 뉴스가 연일 나오는 요즘, 더 이상은 생소한 분야로 남겨두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의 목차는 다음과 같다. 양자물리학을 설명하는 기본 개념으로 파동과 입자를 시작으로 제목과 같이 우리가 벽을 뚫을 수 없는 이유, 슈뢰딩거의 고양이, 양자 폭탄, 그리고 현재 실생활에 활용되고 있는 양자 물리학에 대해서까지 다양한 실험, 과학자들의 논리와 그것을 이해하기 위한 배경 지식까지 광범위하게 다루고 있다.

입자와 파장이라는 개념을 쉽게 풀어 설명하고 있어서 어린아이 걸음마 하듯이 읽어나갔는데 이중 슬릿 실험이 등장했다. 쉬운 이해를 위해 토마토로 하는 실험으로 설명을 했는데 문제는 “빛”이라는 것이 입자인지, 파장인지 과학자들의 입장이 갈리는 시점부터 어려워졌다.

빛 파동 이론을 주장한 토마스 영의 이야기는 이내 200년 후에 광전 효과의 수수께끼를 푼 알베르트 아인슈이타인의 이야기로 이어진다. 양자 물리학은 역시 이해하기 어려운 학문이라고 생각이 들 때 즈음, 작가의 한마디가 책을 끝까지 읽게 만든다.

“빛은 어떤 ‘다른 것’입니다. 일종의 ‘양자보송이’입니다. ... 과학은 우리가 ‘생각할 수 없다고 생각했던 것’에 대해 생각하게 해주니까요. 그것은 우리의 머릿속에 새로움을 심어주고, 우리의 사고를 넓혀주고, 또 세상을 확장시켜줍니다.
36페이지중에서”

우리가 벽을 통과할 수 없는 이유에 대해서는 우리의 몸을 이루는 입자에 대한 분석에서부터 시작한다. 페르미온과 보손이라는 입자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저자는서문에서 설명하길 조금 더 깊은 이해를 위한 상세한 설명은 이렇게 초록색 글자로 넣었는데 이 부분은 처음부터 다 읽지 않고 읽어나가도 괜찮다고 한다. 어떤 부분은 이 상세 설명이 도움이 되었는데 페르미온과 보손에 대한 설명은 조금 더 어려운 개념들이 많이 등장해서 읽어내기가 쉽지 않았다.

슈뢰딩거의 고양이는 늘 양자물리학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설명하려할 때 등장하는 주제 같이 느껴졌는데 이번에 그 설명을 처음 읽어 보았다. 상자 속의 고양이가 방사성 붕괴로 죽었을지 살았을지 확률이 50%가 된다고 했을 때 고양이의 상태를 어떻게 알 수 있고, 언제 그 상태가 결정되는 것일까? 연장선 상의 위그너의 친구라는 개념도 사람이 의식한 상태에서 그 결과가 결정이 되는 것인지에 대한 단계적인 이해가 필요했다.

실생활에서 과연 양자 물리학은 얼마나 쓰이고 있을까? 생각보다 실생활에서 자주 접하는 부분에도 양자물리학이 활용되고 있었다. 레이저 복사기, 의학 분야의 레이저, MRI촬영, PET촬영, 태양전지, 컴퓨터 칩 등이 그 예이다. 요즘 뉴스에 자주 등장하는 양자컴퓨터도 개발이 된다면, 지금의 일반 컴퓨터와 비교할 수 없는 속도로 계산할 수 있게 된다고 한다.

책의 마지막 부록으로 용어 해설이 있어 책을 읽으며 이해하기 어려웠던 개념어들을 찾아보거나 다시 한번 살펴보는데 도움이 되었다. 그래도 여전히 양자물리학은 어렵고 손에 잡히지 않는 연기같이 느껴졌다.

저자는 책을 마무리하며 양자 이론은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우리는 그저 받아들이고 익숙해져야 합니다. 앞으로 그 용어가 유용한지 점차 알게 되고,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이해했다!”라고 말할 수 있게 될 것이니까요. ...
어느 순간, 누군가가 양자물리학을 이해한다고 느끼면서도 동시에 이해하지 못한다고 느끼게 된다면, 그 사람이 바로 양자 물리학을 이해한 사람인 것입니다.
248페이지 중에서”

“본 서평은 미자모 서평단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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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양육의 재발견 - 미디어를 중독이 아닌 몰입의 경험으로 만드는
에얄 도론 지음, 이은경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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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어땠어?”로 시작하는 하교 후 일상은 그날의 기분이나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었는지 묻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이내 숙제가 뭔지, 내일 준비물은 무엇인지, 다음 시험은 언제 인지 끊임없는 질문과 확인으로 시작된다.

어렸을 때를 돌아보면, 놀이터에서 놀 때는 시간이 참 빠르게 흘러갔고 학교에서 수업을 듣거나 집에서 숙제를 할 때는 마치 시간이 멈춘 것 같았다. 나의 아이도 같은 마음이겠지만, 나도 모르게 생긴 책임감을 가득 안고 그 날의 할 일 리스트를 들이민다.

에얄 도론은 서문에서부터 이 책을 집어든 학부모에게 질문한다. AI시대에 아이들을 어떻게 창의적으로 양육할 수 있을 지 궁금해하면서 양육 방식은 어째서 획일적이고 합리적이고 책임감 있는 틀에 갇혀있느냐고.

“부모는 자녀와 마찬가지로 끊임없이 변화하고, 스스로를 재창조해야만 이 시대를 살아갈 수 있다.
16페이지 중에서.”

이 책의 목차는 다음과 같다.
제 1장 새로운 세상, 달라진 부모의 역할
제 2장 무조건적인 부모의 책임감
제 3장 아이의 성장을 가로막는 숙제
제 4장 텔레비전은 기회의 창
제 5장 양육의 “게임” 체임저
제 6장 헬리콥터 대디와 타이거 맘
제 7장 창의적 양육을 위한 4가지 도구
제 8장 창의적 루틴 만들기
제 9장 호기심을 교육 과정으로

제 1장에서는 책 전반에 걸쳐 저자가 제안하고자 하는 바에 대해서 설명한다.

“자녀의 성장을 제대로 지지하기 위해서는 어른인 우리 자신에 대한 깊고 정교한 성찰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51페이지 중에서.”

결국 양육은 부모의 삶과 별개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부모도 창의적으로 자신의 삶을 이끌어가며 성장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각 장별로 다루고 있는 주제 중에는 일상 생활에서 가장 많이 갈등을 겪는 숙제, 텔레비전 시간 제한, 게임 제한 등이 있었다. 3장에서 다루는 “숙제”에 대한 저자는 아이의 학습에 효과가 미미한 활동으로 부모와 갈등을 일으키고 아이들의 창의성을 억누르고 다른 할동을 제한하는 요소가 된다고 했다.

보상이나 처벌에 의해 움직이는 외재적 동기가 아니라 자율적인 내재적 동기에 의해 스스로 움직이는 아이로 키워야 한다고 말한다. 숙제를 일상과 연결시키며 내재적 동기를 키워주기 위해서는 학교에서 배운 내용이 실제 생활에 어떻게 연결되는지 질문과 대화를 통해서 실천해보는 것을 제안한다. 기존의 교육 시스템에서 숙제를 배제할 수 있는 자립형 사립 학교가 아닌 이상 숙제를 안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아이에게 질문과 대화를 이끌어내는 것은 부모의 몫인 것에는 공감할 수 있었다.

텔레비전, 게임에 대한 시간 제한보다는 내용을 어떻게 선별하고 활용할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완전한 공감은 어려웠지만 저자의 제안을 참고 하면 좋을 것 같다.

다른 양육서와의 차별화된 부분이라고 느껴진 파트는 7,8장에 있었다. 가족이 함께 실천해 볼 수 있는 4가지 장의적 도구는 신선한 제안이었다. “없어도 되는 것 찾기/ 1+1의 창의적 공식/ 창의적 의식 만들기/ 맨 처음에 하거나, 맨 나중에 하거나” 인데 이 부분은 꼭 한번 읽어보면 좋겠다.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 아무리 낯선 활동도 반복을 통해서 익숙해지면 어느 순간 그 활동을 하는지 인지하지
않은 상태에서 하는 자동화 단계에 이른다고 한다. 어쩌면 일상의 대부분의 순간이 자동화 단계의 행동으로 가득 채워진 것이 아닐까 걱정이 될 때가 있다. 왠지 모르게 스스로 퇴화하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에얄 도론이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는 아이를 이렇게 양육하라는 지침보다는 부모가 부모의 역할에
갇혀있지 말고 스스로 AI시대에 맞는 인간으로 성장하고 끊임없이 변화하라는 것이 아닐까.

AI시대에 파도에 휩쓸릴까 두려운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의 일독을 권하고 싶다.

“본 서평은 미자모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은 후에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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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시대양육의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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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불 귀신 동동이 4 - 나무말 VS 붉은 까마귀 이불 귀신 동동이 4
김영주 지음, 할미잼 그림 / 다산어린이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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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 영화나 납량 특징을 좋아하지 않지만 표지의 귀여운 주인공 ˝이불 귀신 동동이˝를 본 순간 이 책은 읽어보고 싶었다. 이불 귀신이라기보다는 귀여운 유령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형광 연두색의 배경 앞에서 땀을 흘리고 있는 이불 귀신 동동이는 무엇 때문에 저렇게 당황한 것일까?

10월 달력과 추석이 첫 장에 등장했는데 여기에서 아이가 가장 궁금해했던 부분은 ˝손 없는 날˝이 무슨 뜻이냐였다. 작게 쓰여있긴 하지만 ˝귀신이 돌아다니지 못하는 날˝이라고 나와있어 이해하기 어려웠던 것 같다. 그래서 이사를 할 때 보통 손 없는 날을 찾는다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아이의 그림일기 같은 이 장면은 친숙한 느낌을 주었다.

독특한 부분은 또 있었는데 등장인물이 아니라 등장 ˝귀물˝소개가 있다. 이불 귀신 동동이가 주인공이다 보니 시리즈에 이야기별로 등장했던 귀물에 대한 그림과 소개가 있었는데, 모두가 4편에 등장하지는 않지만 이야기 중에 나오다 보니 알고 있어야 이야기를 이해하기 쉬울 것 같다. 4권에 등장하는 귀물은 나무 말이고 집을 나가고 싶어 한다.

붉은 까마귀가 가출하고 싶은 귀물 나무말을 데리러 가서 돌아갈 것인지 물어보는데 집을 떠나고 싶은 사정은 따로 있었다. 자신의 어린 주인이었던 옥례는 이미 나이가 들어 할머니가 되었다. 그래서 나무말도 세월과 함께 낡아 바퀴도 빠지고 먼지도 시커멓게 앉아있었다. 옥례가 보고 싶다고 말했는데 나이 든 주인이 그리워서 가출을 하고 싶었을까?

이러한 의문은 다음 장의 삽화를 보고 풀리게 되는데 사연이 너무 가슴 아팠다. 아동 학대 문제가 얽혀있었다니..
불쌍한 수형이를 구하기 위해 나무말은 수형이를 옥례(수형이의 할머니)와 만나게 하고 싶었던 것이다. 아빠와 둘이 살고 있는 수형이는 엄마가 돌아가신 후에 외할머니와 따로 살게 되고 아빠한테 맞기 시작했다.

나무말을 붙들고 할머니한테 말하고 싶지만, 아빠도 사랑한다는 수형이의 이야기는 정말 가슴 아팠다. 이불 귀신 동동이와 나무말, 그리고 버들이 모두의 도움으로 수형이는 할머니와 살게 된다. 그래도 다행인 결론이었지만 짧은 동화를 읽는 초등 독자들은 이러한 상황을 얼마나 이해를 할지는 조금 걱정스러웠다.

이야기가 마무리되고 나면 책 곳곳에 등장한 속담 수업 페이지가 나온다. 속담이 등장한 상황을 자세히 보여주고 그 뜻을 유추해 보는 것이라 속담 익히기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

마지막에 쿠키 영상처럼 다음 귀물에 대한 짧은 소개가 나오는 걸로 보아 5권도 곧 만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생활 속 동화도 읽으며 속담도 익힐 수 있어서 초등 저학년 독자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본 서평은 미자모 서평단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읽은 후에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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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커 탐정 천재민
김원아 지음, 김민우 그림 / 다산어린이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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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이 되기 위해 가장 필요한 능력은 무엇일까? 추리? 호기심?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런 능력도 중요하겠지만 무엇보다도 주변의 상황을 잘 관찰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스티커 탐정 천재민은 2학년 1반에서 눈에 띄는 학생은 아니지만 조용하고 침착하며 관찰력이 뛰어나다.

이 책의 등장인물에는 인물의 모습이 성격을 잘 드러나는 삽화를 함께 실었다. 주인공인 탐정 천재민, 장난기 많은 친구들 고동오, 홍재우, 구서준, 그리고 모범생 유진주가 나온다. 2학년 1반 선생님은 천재민이 보내는 신호를 잘 캐치해서 사건의 범인을 잘 밝혀내신다.

이야기는 총 3가지 사건을 다루고 있다. 먼저 책을 읽은 아이에게 물어보았을 때, 세 번째 사건이 가장 재미있었다고 했다. 책을 읽은 지 시간이 지난 후에 물어보았는데도 등장인물들의 특징도 본인의 친구들처럼 자세하게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니 신기했다.

매 사건은 먼저 이야기가 진행이 되고, 사건이 터진 후에 천재민이 반 친구들을 관찰하면서 유력한 범인을 하나씩 찾아간다. 그러다가 마지막에 확실한 단서를 찾으면 사건이 해결되는데 본인이 직접 ˝범인은 바로 OO이야!˝ 하는 식으로 밝히지 않는다. 다만 요술봉 스티커를 확실한 단서에 붙여두어 담임 선생님이 그 스티커를 통해서 천재민이 보낸 힌트를 암호처럼 눈치 빠르게 알아차리시고는 범인을 밝혀낸다. ˝조용하고 침착한˝ 천재민 식의 해결 방식이 신선했다.

사건이 해결된 후에는 사과를 하거나 반성을 하는 아이들의 이야기로 마무리되며, ˝사건의 재구성˝ 페이지가 나온다. 여기에서 실제 사건이 어떻게 일어났는지 4컷 만화로 나와있어 줄글로 상상했던 내용을 눈으로 확인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가장 큰 웃음이 났던 장면은 ˝화장실 휴지 공 폭탄˝ 사건 중에 있었다. 화장실에서 고동오와 홍재우의 모략을 몰래 들었는데 문을 열고 나오자 이들과 마주친 천재민. 엿들을 건 들킨 건지 두려워하고 있는 장면에서 ‘과연 탐정보다 똥싸개가 나은 걸까?‘라는 말에 아무리 탐정이라지만 초등 2학년 아이의 마음을 눈높이에 맞게 잘 묘사한 것 같다.

장면 장면의 묘사도 자세하고 대화체로 이야기가 이어지면서 가독성이 좋다. 또한 독자가 초등학생이라면 내 또래 친구들이라 생각하고 이야기에 몰입하기도 쉬울 것 같다. 천재민의 차분하고 침착한 대처, 뛰어난 관찰력과 추리력을 통한 분석을 같이 따라가다 보면 범인을 찾아내기도 즐겁게 할 수 있다. 추리 동화를 읽고 싶지만, 퍼즐 풀기에는 부담을 느끼는 초등학생들에게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어 추천하고 싶다.

“본 서평은 미자모 카페를 통해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은 후에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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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스 메이트 가나 뿌리 책장 1
박지숙 지음, 양양 그림 / 가나출판사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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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스 메이트는 체스 동화라는 낯선 주제를 다루고 있었지만, 동아리에서 체스를 배우는 아이와 함께 읽어보고 싶은 책이었다. 표지는 물론이고 차례 페이지에도 체스 판과 기물들의 삽화가 많이 들어가 있어 현장감이 느껴졌다.

이야기는 전국 어린이 체스 대회 우승한 동주와 여자부 금메달을 딴 야스민, 둘과 친구이자 체스 동아리 선생님의 딸인 윤채가 대회장에서 만나는 것부터 시작한다. 동주는 우승의 기쁨, 승자의 우월감으로 가득했고, 야스민은 동주와 겨뤄보고 싶어한다.

둘의 경기는 글에서 생생하게 전게 되는데 이해를 도울 수 있는 체스판의 모습이 삽화로 들어가 있어 읽은 내용이 조금 더 쉽게 정리되는 느낌이 들었다. 체스를 배워가는 학생들이 본다면 더 몰입하여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체스대회에서는 경기 규칙도 지켜야 하지만 예의를 갖춰야 한다. 상대 선수의 눈에 거슬리는 몸짓이나 신경 쓰이는 소리를 내면 안 된다. 예민한 선수는 경기에 집중할 수 없다며 심판에게 항의할 수 있다.
체스메이트 28페이지 중에서.”

동주는 야스민에게는 절대 질 수 없다는 마음으로 촐싹거리며 경기하는 모습을 표현한 장면에서는 체스 선수의 태도에 대해서도 알려준다. 상대방에 대한 예의를 지켜야하는 것도 체스 대회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늘 자기가 최고이고 싶은 마음은 뛰어난 실력을 가진 분야에 있어서 누구나 그렇지 않을까. 동주는 지고 싶지 않았는데 야스민에게 자꾸 지게 되자 야스민의 비법서라고 짐작되는 책을 훔치게 된다. 처음에는 보고 돌려줄 생각이었지만, 선생님이 야스민에게만 주셨다는 이야기에 편애라는 오해까지 하며 돌려주지 않게 된다.

그런데 사실은 그 책은 대회 상품으로 야스민이 받은 것이었고 오해를 풀고 돌려주려 마음 먹었지만 야스민이 책을 먼저 발견하면서 둘의 갈등은 계속 된다.

“체스 기물은 제각각 가는 길이 다르다. ... 걷는 거리도 저마다 다르다. 폰은 한두 칸, 퀴은 자유자재로. 그래도 체스판에서 기물은 모두 다 소중하다. 폰의 길, 퀸의 길처럼 걷는 방향과 역할만 다릉 뿐 허튼 행보가 없다. 묵묵히 제 길만 갈 뿐이다. 동주는 윤채가 예뻤다. 윤채가 눈부시게 근사했다.
체스메이트 84페이지 중.”

체스 선생님의 딸이지만 동주가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보고 상처받고 이기려고 노력했던 윤채, 야스민에게 체스를 가르쳐줬지만 어느새 일취월장해서 자신을 이기는 야스민을 통해 또다른 성장을 한 윤채의 모습을 동주의 시선으로 그린 이 장면도 인상적이었다.

늘 기쁜 마음으로 동주의 승리를 축하해준 윤채에게도 사실은 아픔과 인고의 시간들이 있었다. 이제는 진심으로 동주와 야스민과 함께 체스를 배워가는 팀을 만들고 싶어하는 윤채의 마음을 동주도 이해하기 시작한다.

동주와 야스민, 윤채의 우정과 대회에서 겨뤄나가는 이야기가 중반부까지 이어졌다. 후반부에서는 시리아 난민인 야스민이 세계체스대회에 우리나라 대표로 출전할 수 없는 사정, 늘 잘난 척하는 동주와 체스 부 형들간의 갈등을 통해 상대 선수를 배려하는 마음까지가 대회를 복기하는 방법이라는 마스터의 이야기까지 다루고 있다.

부록에는 작가의 말과 체스의 기물과 규칙에 대한 설명이 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처럼 느껴진 부분은 야스민을 시리아 난민으로 설정한 이유였다. 그 부분은 작가의 말을 읽으며 퍼즐이 맞춰진 것 같았다.

작가의 아이들이 초등학교 때 실제로 체스 대회에 출전하면서 책의 등장인물처럼 고려인 3세 그랜드 마스커와도 겨뤘고 미등록 이주 아동과 난민의 사정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체스를 알고 즐겁게 경기하는 학생들은 물론, 체스에 문외한이라도 새로운 주제의 동화를 통해 체스의 세계, 그리고 세계에서 다른 상황에서도 꿈을 갖고 도전하는 또래 친구의 이야기를 읽어보고 싶은 초등학생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본 서평은 미자모 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은 후에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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