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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심이 필요한 순간들 - 인생의 갈림길에서 더 나은 선택을 하는 법
러셀 로버츠 지음, 이지연 옮김 / 세계사 / 2023년 9월
평점 :
매일 아침 일어나 마주하는 일상에서도 늘 시간은 선택을 필요로 한다. 가볍게는 오늘 아침 뭘 먹을것인지, 약간의 자유시간에 무엇을 할지, 운동은 얼마나 오래 해야 하는지, 내년엔 뭘 준비해야 할지, 이사는 언제 어디로 할지... 등등의 인생계획까지. 굳이 의식하지 않아도 머릿 속을 가득 채운 생각들이 결정으로 이어지고 실행 결과에 대해서 받아들이는 과정까지 늘 일어나고 있지만 또 그만큼 어렵다.
인생의 숙제처럼 여겨지며 늘 들어왔던 대학 진학- 결혼- 출산- 자녀양육 모두를 해본 입장에서 결혼 전에 “결혼을 하는 장단점”을 따져보았다는 다윈의 이야기를 다룬다기에 서평을 신청했다. 결혼 전에 결혼의 장단점을 논하는 것이 과연 가능한 일인가? 결혼 이후의 삶을, 더 나아가 자녀가 태어난 이후의 삶을 어떻게 비교해 볼 수 있는지 의아했다.
다윈의 ˝결혼한다/ 결혼안한다˝ 표를 통해서 미혼 과학자 다윈이 상상해볼 수 있는 장,단점을 적어보여준 저자는 정작 답이 없는 문제에서 ˝기대행복˝을 알아보기 위해 비용-혜택 목록을 작성해 보는게 합리적일 거라는 생각은 착각이라고 말한다. 그 이유는 3가지를 든다. 첫째, 다윈은 경험해보지 못한 남편과 아버지로서의 장점을 제대로 상상할 수 없다. 둘째, 상상할 수 있다고 해도 막상 경험한 후의 삶은 상상이상으로 변화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같은 상황을 보는 관점자체가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자녀가 생기면 이전의 삶과 어떻게 달라지는지 묘사한 부분이 많았는데 일부를 인용하자면 다음과 같다.
사진작가 제시카 토드 하퍼는 ... 부모가 되는 것을 이렇게 표현했다. ˝새로운 이상한 세상에 들어와 있었다. 우리 아이들이 써 내려가는 세상이었다. 이 아이들이 생기기 전에 내가 과연 이토록 애지중지했던 게 있었나 싶었다.˝
46,48페이지
부모가 된 사람들은 이 말에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저자 또한 자신의 경험을 공유한다면 이렇게 말할 것 같다고 한다.
...인간이 겪을 수 있는 그 어떤 경험과도 다른, 하나의 대업이라고 말했을 것이다. 일종의 불멸 같은 거라고, 당신을 바꿔 놓을 거라고, 세상을 보는 방법이 바뀔 거라고 말해 주었을 것이다.
58-59페이지
셋째, 남편과 아버지가 된다는 것은 다윈의 비용-혜택 목록에 고려되지 않은 인간의 성장(Flourishing)이라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인간의 성장이라는 의미에 대해서 저자는 우리가 내리는 선택을 통해서 결과가 좋을 떄는 삶에 의미를 부여하고, 좋지 않을 때에는 선택을 직시하며 성장하는 것이라고 한다. 만족스러운 삶에 대해 쾌락이 고통의 총량보다 큰 삶이 아니라, 자신의 안전지대를 벗어나는 경험을 통해서 고통을 이겨냈을 때 그 과정을 통해 더 풍요롭고 충만하게 변화하는 삶이라고 한다.
다윈의 결혼에 대한 고민처럼 모든 일이 계획을 통해 결정을 하고 그 결과를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저자의 이야기에 가장 공감이 되었던 부분은 삶에서 ‘인생이 계획한 대로 흘러가지 않을 때‘ 결심과 계획을 갖고 접근하기 보다는 ‘예술가처럼 살아보라‘고 한 대목이었다. 예술가처럼 산다는 말은 세상에 대한, 그리고 당신 자신에 대한 새로운 발견에 마음을 연다는 뜻이라고 한다.
인생은 당신이 쓰면서 동시에 읽고 있는 한 권의 책과 같다. 결말이 이러저러해야 한다는 당신만의 계획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위대한 책이 되려면 음미하고, 곱씹고, 소화하는 중간 과정이 필요하다. 읽고 나면 인생이 바뀌는 책처럼 말이다. 우리는 하나, 어쩌면 두세 개의 플롯이 꼬일 것도 예상해야 한다.
239페이지
이 책을 읽기 전에, 결심이 필요한 순간들에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떻게 삶과 마주해야 할지 그에 대한 해답을 얻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이 책을 다 읽은 지금, 저자가 들려준 이야기 하나하나가 고민하는 마음을 다독여주고 위로 해주었구나 새삼 깨닫게 되었다. 진심으로 곁에 두고 마음이 어지럽고 갈피를 잡을 수 없는 선택의 기로에 서 있을 때마다 즐거운 산책을 가는 마음으로 다시 읽어보고 싶다.
답이 없는 문제는 해결해야 할 ‘문제‘가 아니라
경험하고 맛보고 음미해야 할 ‘미스터리‘다.
세상에는 당신이 꿈꾸고 기대하는 것보다 더 많은 것들이 있다.
248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