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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무 - 1974년 제1회 만해문학상 수상작품집 창비시선 1
신경림 지음 / 창비 / 197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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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에 대해서는 까막눈이지만 그래도 시를 읽고 있자면 마음속에 그림이 그려지고, 가슴속에 뜨거운 기운이 느껴지게 됩니다

홍상수나 임순례감독의 영화를 볼 때의 느낌과 같은 그런 기분이죠

작품 내적으로는 백락청 선생의 말처럼  '정확한 묘사와 압축된 사연들을 담고 있는 동시에 민요를 방불케 하는 친숙한 가락'이 있기 때문이겠고,

작품 외적으로는 농촌으로 대표되는 우리네 삶의 근본 바탕이 배경이 되어서 그런 것이겠지요

만해문학상 심사위원은 대표적인 모더니즘 작가인 김광섭 선생이었습니다

리얼리즘이 모더니즘에 대한 반동으로 잉태된 문학사조라는 점을 생각해볼때  '시에 있어서의 리얼리즘을 재고할 필요'를 느끼게 만들었다는 그의 말은 신경림 선생의 시가 천착하고 있는 보통 사람들의 삶, 그리고 그것을 바라보는 시인의 애정어린 시선을 높게 평가한 것이 아닌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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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을 기도실로 만든 대통령 링컨 (반양장)
전광 지음 / 생명의말씀사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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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 초기 노무현 대통령께서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꼽아서 한때 살짝 링컨 붐이 일기도 했었죠. 한편에서는 링컨 다시읽기 류의 책들도 많이 나온 기도 했던 기억이네요. 정치사회학적으로 링컨을 비판적 시각으로 해부한 사람들은 심지어 노예해방도 공업 중심의 북부 경제를 위한 정치적 행위로 보기도 하더군요

제 취향은 아니었고, 특히 미국내에서 존경하는 인물 인기투표 결과 예수님 다음으로 2위를 차지했다는 대목에서는 다소 유치하다는 생각도 했지만

아무튼 다양한 시각으로 링컨을 바라보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었던 책이고, 특히 교회를 처음 다니는 '어린이'가 읽으면 다소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어떻게 보면, 존경할 만할 수도 있는 인물을 너무 쉽고 간단하게 묘사하고, 전형적인 인물로 표현한 감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책을 읽고 나서 그에 대한 매력이 다소 사라져버린 것 같아 조금은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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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홀로 선 나무 - 조정래 산문집
조정래 지음 / 문학동네 / 200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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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을 말하는 작가는 필연적으로 오류를 잉태하는 정권이나 당대의 체제와 불화할 수 밖에 없다고 믿고, 그 갈등을 정면으로 부딪혀 나가겠다는 작가정신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소설은 인간의 이야기를 쓰되, 영원성을 가진 감동을 그려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므로 작가는 인간의 사회를 외면할 수 없고, 그 사회를 직시하게 되면 모든 갈등과 모순을 보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중략).. "그리고 그 시야를 더 확대해서 역사 속에 은폐되어 있거나 감추어져 있는 진실을 찾아내는 것, 그리고 앞으로의 역사를 진실되게 하려는 노력, 그것을 합해 역사의식이라고 할 것입니다."라는 작가의 말이나

"순수는 아름답다. 그러나 참여가 포함된 순수는 더욱 아름답다" 라는 빅토르 위고의 인용에서 바로 그의  문학관이며, 역사관이자 나아가 세계관이 압축적으로 담겨져 있는듯 합니다.

조정래 선생님이 수차례 밝혔듯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세수할 때조차 허리를 굽히지 않았다는)단재 를 꼽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가끔은 단재 선생처럼 한편으로는 완고한 고집불통 영감님같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어떻게 보면 그런 뚝심이 있었기에 저 유명한  공안당국과의 갈등에서도 올곧은 태도로 일관성을 잃지 않고 당당한 모습을 보일 수 있었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산문집이라는 특성때문에 조정래 선생님 특유의 빨려들듯한 서사의 흡입력은 없지만 작가 조정래의 사고의 중심과 근본을 이해하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되었고, 다시 한 번 아리랑이나 태백산맥, 한강을 읽을 때는 느낌이 남다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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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조세희 지음 / 이성과힘 / 200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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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다 읽은 오늘, 유명한 대기업에 면접을 보러갔습니다. 서울역 역 옆을 지나는데, 수십명의 아저씨 아주머니들이 빨간 조끼를 입고, 부당 해고자 복직을 위해 단식농성을 하고 계셨습니다. 바로 제가 입사하고자 하는 그룹에서 해고당하신 분들이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검은색 벤이 한 대 서있었고, 그 차 속에는 집회하는 쪽을 향해 카메라가 작동되고 있었습니다.

그 회사에서는 무노조 경영을 자랑처럼 내세우며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그 이면에 노조설립을 저지하려는 숱한 더러운 시도가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심지어 면접의 빈출질문 중의 하나는 '노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것이기도 합니다. 면접 내내 마음이 좋지 못했고, 합격 발표를 들은 지금도 찜찜함이 가시지가 않습니다.

은강의 어느 기업이 사회에 이익을 환원한답시고 기부를 하는 책의 대목이 떠올랐습니다. 어쩌면 우리-우리라고 말해도 될는지 모르겠네요-는 허위의식을 가지고 살아가는 지 모르겠습니다. 대부분이 자신은 중산층이라고 믿고, 계급투쟁이니 막시즘은 구시대의 유물로만 치부하면서요. 저도 마찬가지지만.

20년이 되도록 이 책이 필독서로 분류되는 것은 역으로 그만큼 이 책이 담고 있는 진실이 지금에까지 유효하단 얘기일 것입니다. 두산중공업 배달호씨부터 한진중공업 김주익씨까지 우리 시대에도 여전히 수많은 난장이들이 존재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개인적인 일상에 갇히어 살 때면 한 번씩 들춰보면서 우리 시대의 난장이에 대해서, 나 자신에 대해서 반성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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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과 6펜스 소담 베스트셀러 월드북 25
서머셋 몸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199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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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졸업을 앞두고 말로만 듣던 살벌한 취업전쟁을 이제서야 체험하고 있다. 최전선에 던져져서야 뒤늦게 깨달은 위기감. 직업은 생활의 방편이자 자아 실현의 장이라 하지만 여기저기 지원서를 써갈기는 내 모습을 보면 속절없이 내쉬어지는 깊은 한숨.
일을 통한 자아 실현? 적성과 능력은 그저 배부른 소리라며 애써 외면해버려야 하는 내 모습이 한없이 초라하다.

꿈과 이상을 좇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더없는 부러움의 대상이다. 생활의 안정을 추구하며 소시민적 삶을 사느라 진정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나같은 사람에겐 더욱.

와이키키 브라더스에서 성우가 이런 질문을 받던 장면이 생각나는군요. 그토록 하고 싶던 밴드생활을 하며 살지만, 일상에 찌들어 사는 모습을 보며 마찬가지로 그만그만한 인생을 사는 친구로부터 '행복하니?'란 질문을 받고서는 호쾌한 답을 못하던 장면이요.

스트릭랜드 역시 '달'을 위해 '6펜스'를 버린 뒤 궁핍한 생활을 살게 되고, 소설 의 '나'로부터 행복하냔 질문을 받는다. 하지만 스트릭랜드는 단호하게 '그렇소'라고 말했다. 그에겐 그림을 그리지 못하는 삶은 '물에 빠져 허우적대는' 삶이었기 때문이다. 안온한 삶이라고 하더라도 진정 원하는 것을 하지 못하는 삶은 죽음과 같은 것이기 때문이었던 것이다. 세상의 유혹에 흔들리지 않는 나이라 하여 불혹이라는 마흔의 나이에 가출을 감행한 그의 용기가 부럽다.

나의 달을 찾고 싶다.

p.s 감동이 다소 떨어지는 것은 실제의 고갱은 '6펜스'에 초연한 예술가의 삶을 살지 않고, 주식중개인을 하면서도 경제적 안락함을 누리고, 높은 그림가격을 받으려고 끊임없이 자신의 예술을 선전하였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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