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로봇이 전학을 온다면? AI 냥냥이의 미래과학 교과서
김정환 옮김, 아라이 노리코 감수 / 아름다운사람들 / 2019년 4월
평점 :
절판


로봇과 AI(인공지능)이 어떻게 다른지
AI는 어떻게 사고하고 해결하는지
미래의 AI는 어떤 일을 수행하는지

복잡하고 난해한 과학기술을
귀여운 그림과 쉬운 글로
이야기해주는 책
[AI 냥냥이의 미래과학 교과서 - 인공지능 로봇이 전학을 온다면? ]

도쿄대에서 만든 AI '도로보'가 기억이 난다.
'도로보'라는 이름에 일단 빵터진 엄마
도로보하면 떠오르는 것 도둑이라는 일본어

도둑이 아니었다.
도쿄대의 '도'와 로봇의 '로보'의 합성어였다.

도쿄대 외의 일본 유명 대학의 수험은 패스했던 도로보.
도로보가 약한 과목은 국어와 영어 였다.

방대한 데이터로
어려운 문제를 슥슥 풀어간 AI는
국어와 영어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스스로 경험하고 오감으로 느끼는 과정이
없는 AI는 문장의 의미, 행간에 숨겨진 것을
알지 못했다.

일단 안도의 숨을 쉬었다.
AI에 대항할 수 있는
인간만의 특별한 영역이 존재하니까 말이다.

하지만
소위 엘리트라는 학생들 역시
어휘능력 독해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게
요즘 학생들이라는 어떤 기사를 접했다.


관련 도서
[대학 가는 AI vs 교과서를 못 읽는 아이들]

결국
사람, 동식물과의 교감
오감을 매개한 경험
경험에서 시작되는 사고
사고를 너머 상상
그리고 사람들과의 의사소통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하는 방법을
어릴적부터 몸에 배게 하는 것 밖에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책상 위에서의
정답을 위한 공부가 아니라
아이들이 좋아하는 놀이로 부터의 시작된

"왜?"가 많아 지도록
"왜?"를 던지고 끝나게 두지 않게

아이의 왜에 귀를 기울이고
아이의 생각과 실현 과정을
같이 즐기는 그런 활동이 당장 필요한 거 같다.


우리 아이가 AI와 적대적인 관계가 아닌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친구, 동료가 될 수 있도록
지금 아이에게 많이 경험하고 느끼고 함께 이야기
나눠야겠다. 그게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미래를
대비하는 일이라 생각한다.

아이는 AI 똑똑이와 학교 생활에 신나고
엄마는 AI 똑똑이가 말하는 미래사회에 심각해지는 책^^



p.s
헤이카카오 놀이를 하는 자매를 보며
생각이 많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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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엄마일 리 없어 우리학교 소설 읽는 시간
군나슈 헬가손 지음, 신수진 옮김 / 우리학교 / 2019년 4월
평점 :
절판


초등학교 3학년.
저학년과 고학년의 경계,
시소의 한 가운데 서 있는 딸.

아직 사춘기의 내면세계까지는 아니지만
재작년 그리고 작년과는 다르다.

크고 있는 중이라지만
감정기복도 크고
입도 자주 나오고
아주 힘든 일이 아니면 내게 이야기 해주지 않는다.

아이의 감정 곡선과 나의 감정 곡선이 엉켜 불꽃이 튈 때도 많다.

아이는 아이대로
나는 나대로
서로에 대한 원망과 미안함이 교차 한다.


베개에 얼굴을 묻고
싸이의 노래 “어땠을까?”의 가사처럼
만약 그랬더라면 우린 지금보다 행복했을까를 외치며
그때 그 시간으로 타임리프 하고 싶을 때도 있다.

딸의 눈으로 바라본 ‘나’가 궁금해졌다.
머지않아 본격적인 사춘기가 시작될 딸의 심리상태도 궁금했다.

그래서 읽기 시작했다.

아무 데서나 노래하고
눈치도 없는데 정의감은 쩔고
천방지척 사차원인 이런 사람이
라며 머리를 쥐어뜯고 있는 소녀가 표지를 장식한 책,
<우리 엄마일리 없어>를 말이다.

책날개의 작가.
일단 작가가 여자인줄 알았는데 남자고,
영화<월터의 현실은 상상이 된다> 에도 나온 배우고,
(영화는 봤지만 슬프게도 그는 기억에 없다. 너무 오래전에 본 영화라 그런가?)
아이슬란드 어린이 프로그램을 연출하거나 어린이 청소년 문학 작품을 집필한
다재다능한 사람이었다.

원제는 Mamma KliKK!
네이버 사전에 의지하여 의역하자면 악당 엄마 정도 되려나?

66°N 파카와 레깅스, 팀버랜드 운동화.
자라의 옷을 좋아하고, 고소공포증이 있는 13살 여자아이 스텔라.

3주간 울어버린 주인공 스텔라.
엄마가 조금 남 다른 거뿐인데 왜 이리 분노할까 했다가
이 단락을 읽고는 용이 된 것처럼 코와 귀와 머리에 보이지 않는 김이 뿜어지는 걸 느꼈다.

p18
이제 곧 내 생일이다. 멋진 생일이 되어야만 한다. 아니, 멋질 뿐 아니라 말 그대로 완벽해야만 한다. 요즘 엄마 행동거지를 보아하니, 폭망으로 끝날 가능성이 매우 커 보인다.
손님들에게 내가 생리를 한다고 말해 버리겠지, 하아, 그런 일은 일어나선 안 된다.

고딩 때 가족모임
삼촌댁에 모두 모인 가족들
(사촌 언니 오빠들도 있었다.)

엄마가 삼촌들과 숙모들에게
내 이야기를 하고 있다. 아주 즐겁게,

엄마는 나의 다이어트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장난끼 많은 삼촌들은 내게
음식을 권했고, 숙모들과 엄마는 그 모습을 보며 웃으셨다.

나는 너무 부끄러웠고
행여 사촌 언니 오빠들이 들었을까 걱정을 했다.

그리고 먹고 싶은 음식들에게도
손이 가지 않았고, 빨리 그 자리를 벗어나고픈 마음뿐이었다.

‘엄마가 왜 저러나’ 싶은 생각과 함께 말이다.
어른들 사이의 무궁무진한 이야기꺼리 중 하필이면 왜 자기 자신이 아닌 딸의 이야기를
화제로 삼는 것일까? 그것도 내가 숨기고픈 이야기를?

스텔라의 심정에 백퍼 공감하며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우리의 할 일은 이거야. 엄마를 바꿔 놓는 거!” P30

생일 전까지 <우리 엄마 새사람 만들기>를 선언한 스텔라.
그리고 그 사이 사이 많은 갈등이 교차한다.

엄마와 스텔라, 엄마와 할머니, 엄마와 이웃집 닉 아저씨,
스텔라와 엄마, 스텔라와 친구들.

스텔라의 프로젝트는 진전이 없다.

정원 한 가운데 노천탕을 만들려다 옥신각신하고,
나무 위에 오두막을 세우려고 한바탕 소동이 일어나기도 한다.

읽으면서 마음의 그물에 걸리는 대화들도 있었다.

“안 보이세요?”
“귀도 안 들리세요?”

“스텔라는 뭐든 할 수 있어요. 모르시겠어요?
왜 항상 손자들을 대할 때랑 다르게 대하시는 거죠?”

“그게…그 애들은… 왜 그랬냐 하면….
그러니까 걔들 말은, 단 한 번이라도 사람들이 우리를 뚫어져라 바라보지 않는 곳에 가고 싶다는 거였어.”

“그렇지만 나는 절대로 평범해 질 수 없잖아!”

책의 후반 ,반전이 있다.

거슬리던 대화들. 그것들이 퍼즐의 조각이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스텔라라는 이름의 하나의 퍼즐을 완성할 수 있는 단서 말이다.

세상의 모든 다른 사람들을
편견이나 선입견을 벗어던지고
있는 그대로 바라본다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반전이었다. 그저 한사람으로.

“작은 역할은 없어. 작은 가수가 있을 뿐이지! 165

“그래 어떤 교훈을 얻었지?”

“재미있었어!”

“바로 그거야!

“실상은 크라이베이비(울보)는 앞으로 나가지도 못했고,
크로스패치(투정쟁이)는 결국 뒤집어졌고,
킬조이(흥을 깨는 사람)는 벌판으로 튕겨 나갔지.
우승자를 스텔라야. 지금 모습 그대로의 스텔라!.“ P224

인생에는 많은 길이 있고,
사는 건 마음먹기에 달려 있음을 이야기하고 있다.

어떤 마음을 먹느냐에 따라
타인의 시선이 폭력이 될 수도, 관심이 될 수도 있다.

어떤 마음을 먹느냐에 따라
할 수 있을 수도 있고, 아무것도 못 할 수도 있다.

어른으로 살아가는 동안
아이였던 때가 있었음을 다시금 일깨워 준 책이다.

또한 엄마 카트린과 아빠의 양육방식과 대화를 보고 많이 생각하게 한다.

책임 있는 삶, 나다운 삶을 살면서
아이들과도 좋은 영향과 에너지를
서로 주고받는 사이에 대해 생각해 본다.

책을 읽다가,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다.

책을 읽으며,
오래전 기억이 떠올랐다고.

엄마는 기억하고 계셨다.
자신도 자신의 아이가 자신의 이야기에 힘들어한다는 걸 알면서도
지인들과 함께 있으면 자신도 모르게 입 밖으로 나와버렸다고.

싫고 이상해서가 아니라
너무나 예쁘고 귀여워서

도치 맘이 되어 주저리주저리 내 아이의 이야기를 꺼내 놓았다며
당신의 심정과 함께 사과를 하셨다.

엄마의 이야기를 들으며
엄마인 나를 생각해 본다.

나도 엄마처럼
내 아이가 이쁜 나머지 아이가 원치 않는 이야기를 하곤 한다.

아이의 감정을 소중히 여겨 말을 아껴야겠다.
아이가 원치 않는 부분은 공유 말고 간직하자고.

감수성이 예민하고 내면의 자신에 대한 고민의 꽃을 피우는 사춘기 아이들과
그들을 자녀로 둔 부모에게 따스한 격려와 응원을 보내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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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들을 위한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1 - 신라 경주 10대들을 위한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1
김경후 지음, 이윤희 그림, 유홍준 원작 / 창비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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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아는 만큼 느끼며 느낀 만큼 보인다.”

고등학생, 수학여행으로 다녀왔던 경주.
대학생, 영화 <신라의 달밤>을 보고, 친구들과 함께 경주로의 추억 여행을 했다.
직장인, 지금은 종영된 프로그램 <무한도전-경주>편을 보고, 멤버들이 스쳐갔던 문화유적을 다시금 찾아 확인했다.
임산부, 태교 여행으로 경주를 찾았다. <선덕여왕>의 열혈시청자이기도 했다.

고등학생 때 엄마가 쥐어준 책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를 생각했다.
영수와는 친하지 않았으나, 국사와는 친하다고 생각했던 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는 교과서와는 달랐다.
박물관이나 책 속에 갇혀 있는 우리의 문화유산이 아니라
마음과 정신이 담긴 살아 숨 쉬는 듯한 문화유산이 있었다.

그리고 유홍준 교수님 뿐 아니라 문화유산을 만들고, 사랑하고, 느꼈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우리 정신, 우리 유산에 대한 약간 으쓱하는 자부심과 뜨거워지는 눈시울, 그리고 부끄럽고 안타까운 현실이 담긴 책이었다.

시간이 흘렀다.
아이들은 초등학생이 되었고, 나는 학부형이 되었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가 <10대들을 위한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라는 버전으로 출간되었다.

어릴 적 함께 한 책이 내 아이의 눈높이와 정서에 맞게 새롭게 나온 것이다.
반가운 마음에 책을 펼쳤다.

책 속 유홍준 선생님, 유홍준 할아버지는 혼자가 아니었다.
가을이라는 강아지 같기도 하고, 어린이 같기도 한 친구와 함께 였다.

책을 읽고, 수첩 맨 앞에 적었던 문구. 마음 속 문구.

내가 읽었던 책을
이제 아이와 함께 읽는다.
(엄마의 책장에서 꺼내 본 막심 고리키의 소설 어머니.
자신의 책을 읽고 있는 딸을 본 엄마도 나와 같은 느낌이었을까?
갑자기 궁금해진다.)

유홍준 할아버지와 가을이가 가는 답삿길 루트를 따라 함께 한다.

선덕여왕 시대의 유물을 보던 중
감실 부처님에게 마음이 간 아이.

달밤에 감실 부처님을 보러 갔다 감동해서
그 앞에 텐트를 치고 하룻밤 머물다 간 일본인 학생의 이야기를 보고
신기한 모양이었다.

“무섭지 않았을까요?”
“같이 보러 가 볼까?”

아이의 질문에 내 생각보다는 직접 가서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수학여행 때

“자, 여러분! 창문을 보세요.
바다 저편에 네 개의 바위가 보이죠. 그 안에 거북 모양의 바위가 있는데,
그게 문무대왕릉입니다!“

아직도 생생하다.
아이와 나의 책 읽는 소리를 듣던 우리집 남자도
학창시절이 생각이 났는지 그때의 경험담을 이야기 했다.

“서구 방식으로 문무왕을 화장한 사실은 몰랐네!”라며.

소설로 읽었던 현진건 <무영탑>과
뮤지컬 <에밀레>도 떠올랐다.

석굴암의 본존불과 그를 둘러싸고 있는 여러 보살, 신, 성자들을
자세히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스 로마 신화 못지않게 많은 신라시대의 신들
신라인들이 좋아한 신들의 이야기가 궁금해졌다.
아이와 도서관에 가서 우리 신화, 신들에 대한 책을 찾아보기로 약속했다.

아이에게는 이 책와 문화유산들이 어떻게 다가올지 궁금하다.
여름 경주를 방문하게 되면
아이는,
나는,
우리집 남자는,
각자 무엇을 보고 느끼고 감동하게 될지
함께 어떠한 이야기를 나눌 것인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기술과 과학 뿐 아니라 살아왔던 사람들의 마음과 정신을 떠올리게 하는 책이다.
시간에 쫓겨, 일상에 젖어, 기계적으로 움직였던 건 아닌가 한다.

나의, 우리가족의 ‘얼’을 생각해 본다.
먼 곳이 아닌 가까운 내 나라의 문화유산들부터 시작하자.

문화유산들은 오랜 시간 그 자리에서 우리의 무엇을 보았는지,
우리에게 어떤 말을 걸어오는지 느끼러 가고 싶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 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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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 세 아이 이야기 미래주니어노블 2
앨런 그라츠 지음, 공민희 옮김 / 밝은미래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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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 종교 또는 정치적, 사상적 차이로 인한 박해를 피해 외국이나 다른 지방으로 탈출하는 사람들이라는 사전적 의미의 난민. (네이버 지식백과 참조)

2015년 터키 해안가에서 발견된 아기 쿠르디.
그리고 2019년 제주도로 들어온 예멘 난민.
당시 배우 정우성은 자신의 sns에 난민에 대한 의견을 올렸지만 반대 의견을 가진 네티즌들의 반발을 샀었다.

어느새 제주의 불미스런 사건이 발생하면 기사문 밑에는 난민에 관한 의견을 담은 덧글들이 따라 붙었다.

나는 어떤가?
나는 기본적으론 난민들에 대한 동정과 안타까움은 있지만 딱 그 정도까지 만이었다.
난민이라는 정의 이면의 그들을 마주하지 않았다.
불쌍하지만 어쩔 수 없는 그들의 현실, 나와는 동떨어진 사람들이었다.

그러던 중 <난민 : 세 아이 이야기>를 읽었다.

1938년 독일 베를린의 조셉
1994년 쿠바 이바나 외곽의 이자벨
2015년 시리아 알레포의 마흐무드

시대도 다르고, 나라도 다리고, 처해진 상황도 다른
하지만 하루아침에 자신의 세상이 무너져버리고
집을 버리고 떠나야 했던 아이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아직은 부모와 국가의 품 안에서 보호받아야 마땅한 아이들에게는 너무나 가혹했다.

이야기의 주인공인 조셉, 이자벨, 마흐무드 외에
그들의 형제이자 친구였던 어린이들 루시, 이반, 왈리드, 하나
그리고 태어난 아기 마리아노를 계속 떠올렸다.

계속되는 공포 속에서 소통 없는 세상, 무감각의 세상을 선택했던 왈리드,
그토록 닿고 싶었던 뭍, 마이애미를 눈앞에 두고 죽어간 이반,
동생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었으나
마흐무드를 계속해서 죄책감과 후회롤 밀어 넣은 하나,
고난 속에서 희망의 꽃이자 그들의 미래가 될 마리아노.

조셉이 탔던 세인트루이스호와 이사벨 할아버지의 기억.
조셉의 동생 루시와 마흐무드의 만남까지.

책장을 넘기는 걸 멈출 수 없었다.
아이들이, 어른들이 어떻게 될지 눈을 떼지 못했다.

그들이 원하는 건 딱 하나였다.
가족이 함께하는 따스한 집.
왜 그들에게는 별일 없는 보통의 나날이 찾아오지 않는지 화가 났다.

그들의 이야기는 시대별, 상황별로 끊기지 않고,
그들의 삶과 함께 이어졌다. 그리고 메시지를 주고 있다.

난민과 난민의 이야기는
특수한 어느 개인의 이야기가 아니다.

제주 4.3사건으로 하루 아침에 고향 땅을 떠났던
아직 돌아오지 못했고, 제주 땅을 밟기도 힘든 상황에 처한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머지않아 나의 이야기, 내 아이들의 이야기가 될 수 있다.

<그림책 투발루에게 수영을 가르칠 걸 그랬어>에서 가라앉고 있는 섬 투발루의 이야기가 나온다. 무분별한 개발과 파괴로 나타나는 기후변화로 빙하가 녹고, 해수면이 높아지고, 기후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섬이 가라앉을지 모른다는 공포 속에 살고 있는 사람들.
사람들은 집을 나라를 버리고 다른 나라로 망명을 신청한다.
환경난민이라는 이름으로….

할머니가 된 루시와 자신만의 시간을 회복할 마흐무드의 만남과 대화 속에서
삶은 찰나의 순간이 아닌 긴 시간으로 이어진다는 걸 다시금 느꼈다.

마흐무드는 소매로 눈물을 닦았고 로젠버그 부인은 사진을 다시 벽에 걸었다.
주름진 손이 너무 떨리자 마흐무드가 대신 받아서 벽에 걸어 주었다.
그의 시선이 사진으로 향했다. 자신과 같은 또래 남자아이를 향한 슬픔이 가득 차올랐다. 저 소년이 목숨을 내 놓았기에 루시가 살 수 있었다. 그리고 마흐무드는 더욱 감사했다. 루시가 살 수 있었기에 마흐무드와 그의 가족을 맞이해 줄 수 있었던 것이다. (중략)
마침내 집에 온 것 같았다. P379

어제를 지나 오늘까지 왔고,
미래의 너를 만나기까지 나는 수많은 현재를 거쳐왔다는 메시지의 영화 <미래의 미라이>도 생각났다.
미래로 이어지는 나의 현재.
직접 나서지 못한다면, 들리는 말에 흔들리지 않도록 직접 눈으로 보고 듣고 확인하며 살아야 한다. 그들이 이야기하면, 외면치 않고 귀기울여줄 수 있는 의식과 행동을 탑재해야 한다.

이제 알겠어, 차벨라. 모든걸 다,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까지.

"평생 난 상황이 더 좋아지길 기다렸어.
마냐나라는 빛나는 미래를.
하지만 세상이 바뀌길 기다리는 동안 웃기는 일만 계속 벌어졌어. 그런 건 없어.
왜냐하면 내가 바뀌지 않았거든.
난 같은 실수를 두번 다시 하지 않을 거야." P334

나의 현재가 나의 미래로, 내 아이들의 미래로 이어지는 것을 잊지 말자. 눈 앞의 지금만 살지 말자고 다짐한다.

날들은 지나고 삶은 이어진다. (조셉) P330
다시 행복해지면 된다. 마흐무드는 그러기 으니해 무엇이든 할 것이다. 적어도 시도는 해 볼 것이다. P339
이사벨은 자신의 정체성을 위해 ~
이제 새로운 노래를 시작할 시간이다. P3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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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어진다는 건 - 장애인공동체 마을로 간 청년 노엘과 엉뚱한 이웃들 장애공감2080
미카엘 로쓰 지음, 김신회 옮김 / 한울림스페셜 / 2019년 4월
평점 :
품절


오마(엄마)와 단둘이 살고 있는 노엘
록밴드 AC/DC를 좋아하는 노엘

노엘은 조금 다릅니다.
청년이지만 어린 아이처럼 생각하고 행동을 합니다.
그리고 상상력이 아주 뛰어납니다.

늘 함께할 거라 믿었던 오마는 넘어집니다.
(노엘의 엄마는 욕실에서 뇌졸중으로 쓰러집니다.)

오마의 넘어짐(쓰러짐)으로 노엘의 삶은 하루아침에 달라집니다.

영원의 둥지를 떠난 노엘
도착한 곳은 노이에어케로데라는 마을입니다.

이 마을 특이합니다.
(읽는 저의 관점으로 보자면) 와글와글하고 시끌벅적합니다.

내가 살고 있는 곳처럼 남녀노소가 모여 삽니다.

대화를 가만히 살펴보면
같은 것을 이야기하면서도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합니다.

아무 생각 없이 그들의 대화를 들으면 종잡을 수 없고
잡음 또는 많은 지방 방송들처럼 들립니다.

허나 한 사람 한 사람에 관심을 갖고,
집중해서 들어보면 이야기는 교집합과 합집합을 왔다갔다 합니다.

따로 또 같이 말이죠.

어느날
이르마 할머니, 노엘, 벨렌틴은 숲을 걷다가
죽은 새를 발겹합니다.

발렌틴은 새가 죽었다고 하지만,
노엘의 생각은 다릅니다.

자신의 오마처럼 하늘에서 넘어져서
지금은 잠들어 있는 것이라고,
조금 있으면 깨어날 거라 이야기 합니다.

그리고 작은 새를 자신의 주머니에 담아 집으로 돌아옵니다.

하지만 노이에어케로데의 생활과
앨리스와의 베를린까지의 여정 후
노엘은 알게 됩니다.

죽은 새는 다시 날지 못한다는 사실을.
원하거나(사랑) 원하지 않지만(죽음과 영원한 이별) 어쩔 수 없는 일이 있다는 사실을.
엄마의 죽음을 마음으로 받아들입니다.

넘어짐은 아픔과 슬픔을 동반한 시련이지만
넘어짐은 배우는 것,
넘어짐은 다시 일어서서 도약할 수 있는 것,
넘어짐은 어떤 것 또는 누군가와의 만남이라는 것을
노엘과 친구들, 마을의 이야기로 유쾌하면서도 진지하게 그려나갑니다.
읽으면서 그림책 한권이 떠올랐습니다.

돌멩이 두 개가
개 두 마리가
나뭇잎 두 장이
사람 둘이 똑같을 수 있을까?라고 질문을 던지는 책.

그림책 <누나에겐 혼자만의 세상이 있어>
마르코 베레토니 카카라 글
차이라 카레로 그림
한울림스페셜

장애인공동체 마을 노이에어케로데의
발렌틴 율리, 아르마, 앨리스, 그리고 노엘 등의 사람들이
수수께끼 같고, 퍼즐 같고, 미로 같은 저마다의 스토리를 품은 보물상자로 다가옵니다.

이 세상 누구도 똑같지 않다는 사실.
그러므로 서로 함께 하기 위해서
생각을 나눈다는 것,
들어준다는 것,
크고 작은 다름이 있다는 것,
그 사실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마음과 감각에 대해 생각하게 한 책이었습니다.

내 주변의 한 사람 한 사람을 <미코의 보물 상자>처럼, 저마다의 이야기를 담은 존재로 만들어주는 눈을 배울 수 있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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