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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들을 위한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1 - 신라 경주 ㅣ 10대들을 위한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1
김경후 지음, 이윤희 그림, 유홍준 원작 / 창비 / 2019년 5월
평점 :
“인간은 아는 만큼 느끼며 느낀 만큼 보인다.”
고등학생, 수학여행으로 다녀왔던 경주.
대학생, 영화 <신라의 달밤>을 보고, 친구들과 함께 경주로의 추억 여행을 했다.
직장인, 지금은 종영된 프로그램 <무한도전-경주>편을 보고, 멤버들이 스쳐갔던 문화유적을 다시금 찾아 확인했다.
임산부, 태교 여행으로 경주를 찾았다. <선덕여왕>의 열혈시청자이기도 했다.
고등학생 때 엄마가 쥐어준 책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를 생각했다.
영수와는 친하지 않았으나, 국사와는 친하다고 생각했던 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는 교과서와는 달랐다.
박물관이나 책 속에 갇혀 있는 우리의 문화유산이 아니라
마음과 정신이 담긴 살아 숨 쉬는 듯한 문화유산이 있었다.
그리고 유홍준 교수님 뿐 아니라 문화유산을 만들고, 사랑하고, 느꼈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우리 정신, 우리 유산에 대한 약간 으쓱하는 자부심과 뜨거워지는 눈시울, 그리고 부끄럽고 안타까운 현실이 담긴 책이었다.
시간이 흘렀다.
아이들은 초등학생이 되었고, 나는 학부형이 되었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가 <10대들을 위한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라는 버전으로 출간되었다.
어릴 적 함께 한 책이 내 아이의 눈높이와 정서에 맞게 새롭게 나온 것이다.
반가운 마음에 책을 펼쳤다.
책 속 유홍준 선생님, 유홍준 할아버지는 혼자가 아니었다.
가을이라는 강아지 같기도 하고, 어린이 같기도 한 친구와 함께 였다.
책을 읽고, 수첩 맨 앞에 적었던 문구. 마음 속 문구.
내가 읽었던 책을
이제 아이와 함께 읽는다.
(엄마의 책장에서 꺼내 본 막심 고리키의 소설 어머니.
자신의 책을 읽고 있는 딸을 본 엄마도 나와 같은 느낌이었을까?
갑자기 궁금해진다.)
유홍준 할아버지와 가을이가 가는 답삿길 루트를 따라 함께 한다.
선덕여왕 시대의 유물을 보던 중
감실 부처님에게 마음이 간 아이.
달밤에 감실 부처님을 보러 갔다 감동해서
그 앞에 텐트를 치고 하룻밤 머물다 간 일본인 학생의 이야기를 보고
신기한 모양이었다.
“무섭지 않았을까요?”
“같이 보러 가 볼까?”
아이의 질문에 내 생각보다는 직접 가서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수학여행 때
“자, 여러분! 창문을 보세요.
바다 저편에 네 개의 바위가 보이죠. 그 안에 거북 모양의 바위가 있는데,
그게 문무대왕릉입니다!“
아직도 생생하다.
아이와 나의 책 읽는 소리를 듣던 우리집 남자도
학창시절이 생각이 났는지 그때의 경험담을 이야기 했다.
“서구 방식으로 문무왕을 화장한 사실은 몰랐네!”라며.
소설로 읽었던 현진건 <무영탑>과
뮤지컬 <에밀레>도 떠올랐다.
석굴암의 본존불과 그를 둘러싸고 있는 여러 보살, 신, 성자들을
자세히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스 로마 신화 못지않게 많은 신라시대의 신들
신라인들이 좋아한 신들의 이야기가 궁금해졌다.
아이와 도서관에 가서 우리 신화, 신들에 대한 책을 찾아보기로 약속했다.
아이에게는 이 책와 문화유산들이 어떻게 다가올지 궁금하다.
여름 경주를 방문하게 되면
아이는,
나는,
우리집 남자는,
각자 무엇을 보고 느끼고 감동하게 될지
함께 어떠한 이야기를 나눌 것인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기술과 과학 뿐 아니라 살아왔던 사람들의 마음과 정신을 떠올리게 하는 책이다.
시간에 쫓겨, 일상에 젖어, 기계적으로 움직였던 건 아닌가 한다.
나의, 우리가족의 ‘얼’을 생각해 본다.
먼 곳이 아닌 가까운 내 나라의 문화유산들부터 시작하자.
문화유산들은 오랜 시간 그 자리에서 우리의 무엇을 보았는지,
우리에게 어떤 말을 걸어오는지 느끼러 가고 싶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 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