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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 세 아이 이야기 ㅣ 미래주니어노블 2
앨런 그라츠 지음, 공민희 옮김 / 밝은미래 / 2019년 4월
평점 :
인종, 종교 또는 정치적, 사상적 차이로 인한 박해를 피해 외국이나 다른 지방으로 탈출하는 사람들이라는 사전적 의미의 난민. (네이버 지식백과 참조)
2015년 터키 해안가에서 발견된 아기 쿠르디.
그리고 2019년 제주도로 들어온 예멘 난민.
당시 배우 정우성은 자신의 sns에 난민에 대한 의견을 올렸지만 반대 의견을 가진 네티즌들의 반발을 샀었다.
어느새 제주의 불미스런 사건이 발생하면 기사문 밑에는 난민에 관한 의견을 담은 덧글들이 따라 붙었다.
나는 어떤가?
나는 기본적으론 난민들에 대한 동정과 안타까움은 있지만 딱 그 정도까지 만이었다.
난민이라는 정의 이면의 그들을 마주하지 않았다.
불쌍하지만 어쩔 수 없는 그들의 현실, 나와는 동떨어진 사람들이었다.
그러던 중 <난민 : 세 아이 이야기>를 읽었다.
1938년 독일 베를린의 조셉
1994년 쿠바 이바나 외곽의 이자벨
2015년 시리아 알레포의 마흐무드
시대도 다르고, 나라도 다리고, 처해진 상황도 다른
하지만 하루아침에 자신의 세상이 무너져버리고
집을 버리고 떠나야 했던 아이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아직은 부모와 국가의 품 안에서 보호받아야 마땅한 아이들에게는 너무나 가혹했다.
이야기의 주인공인 조셉, 이자벨, 마흐무드 외에
그들의 형제이자 친구였던 어린이들 루시, 이반, 왈리드, 하나
그리고 태어난 아기 마리아노를 계속 떠올렸다.
계속되는 공포 속에서 소통 없는 세상, 무감각의 세상을 선택했던 왈리드,
그토록 닿고 싶었던 뭍, 마이애미를 눈앞에 두고 죽어간 이반,
동생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었으나
마흐무드를 계속해서 죄책감과 후회롤 밀어 넣은 하나,
고난 속에서 희망의 꽃이자 그들의 미래가 될 마리아노.
조셉이 탔던 세인트루이스호와 이사벨 할아버지의 기억.
조셉의 동생 루시와 마흐무드의 만남까지.
책장을 넘기는 걸 멈출 수 없었다.
아이들이, 어른들이 어떻게 될지 눈을 떼지 못했다.
그들이 원하는 건 딱 하나였다.
가족이 함께하는 따스한 집.
왜 그들에게는 별일 없는 보통의 나날이 찾아오지 않는지 화가 났다.
그들의 이야기는 시대별, 상황별로 끊기지 않고,
그들의 삶과 함께 이어졌다. 그리고 메시지를 주고 있다.
난민과 난민의 이야기는
특수한 어느 개인의 이야기가 아니다.
제주 4.3사건으로 하루 아침에 고향 땅을 떠났던
아직 돌아오지 못했고, 제주 땅을 밟기도 힘든 상황에 처한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머지않아 나의 이야기, 내 아이들의 이야기가 될 수 있다.
<그림책 투발루에게 수영을 가르칠 걸 그랬어>에서 가라앉고 있는 섬 투발루의 이야기가 나온다. 무분별한 개발과 파괴로 나타나는 기후변화로 빙하가 녹고, 해수면이 높아지고, 기후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섬이 가라앉을지 모른다는 공포 속에 살고 있는 사람들.
사람들은 집을 나라를 버리고 다른 나라로 망명을 신청한다.
환경난민이라는 이름으로….
할머니가 된 루시와 자신만의 시간을 회복할 마흐무드의 만남과 대화 속에서
삶은 찰나의 순간이 아닌 긴 시간으로 이어진다는 걸 다시금 느꼈다.
마흐무드는 소매로 눈물을 닦았고 로젠버그 부인은 사진을 다시 벽에 걸었다.
주름진 손이 너무 떨리자 마흐무드가 대신 받아서 벽에 걸어 주었다.
그의 시선이 사진으로 향했다. 자신과 같은 또래 남자아이를 향한 슬픔이 가득 차올랐다. 저 소년이 목숨을 내 놓았기에 루시가 살 수 있었다. 그리고 마흐무드는 더욱 감사했다. 루시가 살 수 있었기에 마흐무드와 그의 가족을 맞이해 줄 수 있었던 것이다. (중략)
마침내 집에 온 것 같았다. P379
어제를 지나 오늘까지 왔고,
미래의 너를 만나기까지 나는 수많은 현재를 거쳐왔다는 메시지의 영화 <미래의 미라이>도 생각났다.
미래로 이어지는 나의 현재.
직접 나서지 못한다면, 들리는 말에 흔들리지 않도록 직접 눈으로 보고 듣고 확인하며 살아야 한다. 그들이 이야기하면, 외면치 않고 귀기울여줄 수 있는 의식과 행동을 탑재해야 한다.
이제 알겠어, 차벨라. 모든걸 다,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까지.
"평생 난 상황이 더 좋아지길 기다렸어.
마냐나라는 빛나는 미래를.
하지만 세상이 바뀌길 기다리는 동안 웃기는 일만 계속 벌어졌어. 그런 건 없어.
왜냐하면 내가 바뀌지 않았거든.
난 같은 실수를 두번 다시 하지 않을 거야." P334
나의 현재가 나의 미래로, 내 아이들의 미래로 이어지는 것을 잊지 말자. 눈 앞의 지금만 살지 말자고 다짐한다.
날들은 지나고 삶은 이어진다. (조셉) P330
다시 행복해지면 된다. 마흐무드는 그러기 으니해 무엇이든 할 것이다. 적어도 시도는 해 볼 것이다. P339
이사벨은 자신의 정체성을 위해 ~
이제 새로운 노래를 시작할 시간이다. P3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