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이렇게 바뀐다 - 제3회 박지리문학상 수상작
단요 지음 / 사계절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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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위의 원판이 있다.
청색과 적색이 시소를 타듯, 삶의 경중을 따지듯 저울질하며 움직인다. 선과 악, 도덕과 부도덕, 옳음과 그름이
주체 아닌 주체 위 수레바퀴라는 것에 의해 움직였을 때, 그것이 자본과 결합했을 때 일어나는 놀라운 나비 효과를 생각하며 읽어내려갔다. 무섭고도 헷갈린다.

수레바퀴는 경도와 위도에 따라 토요일 새벽 세시도 금요일 저녁 다섯 시도 될 수 있는 시간에, 누군가는 잠들어 있고 누군가는 일하고 누군가는 쉬는 시간에 나타났다.
마지막 때의 징조라 말하는 사람이 있었고 나노칩 음모론을 주장하는 사람이 있었고, 정신과에 달려가서 약을 증량하려는 사람이 있었다. 그러다가 두어 시간이 지나 죽어가는 이를 찍은 영상이 인터넷에 업로드되기 시작했다. 빛에 거두어지거나 어두운 심연으로 끌려 내려가는 영혼들. P25 <세계는 이렇게 바뀐다>

데스노트와 수레바퀴 밑에서(헤르만 헤세)가
자꾸만 떠오른다.

"한스. 약속해주렴. 지치지 않겠다고 말이야. 그렇지 않으면 수레바퀴에 깔리고 말거야."
-<수레바퀴 밑에서>, 헤르만 헤세

데스노트를 사용한 인간은 천국이나 지옥을 갈 수
있다는 생각은 마. 죽음 다음부터의 즐거움이니까.
- <데스노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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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나 곰곰그림책
니콜라우스 하이델바흐 지음, 이명아 옮김 / 곰곰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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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하고 내가 그 애를 바닷가에서 발견했다.
우리는 그 애를 집으로 데려왔다.
우리는 그 애한테 방을 내주고, 이름도 지어주었다.

마리나
마리나는 자기가 바닷속 공주라고, 인어라고 한다.
지상처럼 수상도 바라는게 다 있는 곳이라 한다.
우리는 거짓말이라 빈정거렸다.

(마리나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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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나. 바닷가에 떠밀려온 마리나.
말은 못하지만 다 알아 듣고, 욕실을 꽉 잠그고 목욕을 하고,
어느날 부턴가 떠듬떠듬 말하다가 이상한 이야기를 나열하는 마리나. 마리나의 말대로, 마리나는 바다생물, 인어일까? 파도에 휩쓸려온 보트피플 난민일까? 부모님에게 버림받은 미아일까?
외국에서 홀로 이땅에 남은 아이일까?

마리나 말처럼 물밑에도 자동차랑 쇼핑센터랑 쇼핑봉투가 존재할까? 마리나는 진짜로 바다에 간 적이나 있을까?
요정의 존재를 믿지 않은 네버랜드의 아이들처럼, 인어의 존재를 믿지 않은 형제들. 혼자인 마리나의 편을 들어주지 않는 어른인 엄마. 자신의 세계에서 (자본주의 논리이든 소수자의 위치이든 어떤 장애가 있는 환경이든지) 자신의 세상을, 자신의 존재 자체를 부정당한 마리나는 겨우 자리를, 곁을 내어준 형제들에게도 거부당한다. 그런 세상은 없다고, 그런 세상이 있다면 숨 막혀 이미 죽은 세상이라고.

살았던 증거마저 퇴색되고, 살아있는 자신마저 인정받지 않은 마리나는 다시금 삶을 거스른다. 육지 아닌 바다로. 불안한 미래로 헤엄쳐 나아간다. 숨 막히더라도 죽지 않는, 살아가는 세계임을
몸소 보여주기 위하여. 소녀의 부재로, 소녀가 남긴 흔적으로 형제는 각성한다. (아니 이건 나의 바람일지 모른다) 보이지 않는 세계가 보이고, 목격한 사실을 외면하지 못하는 양심으로. 이제 행동하는 일만 남았다. 존재를 인정하기 위해 육지에서 바다로, 다시 육지로 오르내리는 일이. 바로 지금.

덧글.
전승되는 이야기일수도 있고,
외면받고 거부되는 아이일 수도 있고!
자본주의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상상의 언어와 비언어를 빼앗긴
현실일수도 있고,
물질만능주의와 소비를 낳는 이야기 들 속에 퇴적되어 발효아닌 부패되는 이야기의 증거들이 쌓여지는 이야기로도 보인다.

조성모의 노래 가시나무 속 가삿말
내 안에 내가 너무 많아처럼
마리나 안에 많은 내가, 어린이가, 사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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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가 왔다
사토 신 지음, 마쓰모토 하루노 그림, 최미경 옮김 / 이야기공간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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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뒤 아기가 왔어요!
모두가 기다리는 우리 집으로

드디어 만났어요.
작디작은 아기를!
-<아기가 왔다> 중에서

그림책의 나와는 달리
언니가 되길, 동생이 생기길
바라지 않았던 큰아이,

방 한 가운데 누워있는 두찌를
'히이이익'하며 피해 지나갔던 큰아이,
큰아이에게도 두찌에게도 미안한 마음 뿐.

시간이 차곡차곡 쌓이고
익숙이 노릇노릇 익어가며
어느샌가 손을 맞잡고 있는 아이들
서로가 친구가 부르는 아이들
때론 다투다가도 먼저 찾는 아이들 사이가 되어있었다.
소중히 손을 내밀게 되었다. 맞잡게 되었다.
그렇게 연결에 연결을 이어가고 있다. 지금도.

아기가 왔다는 건 이어지는 것.
뭔가 할 수 있는 것, 뭔가 하고 싶은 것,
같이 해 나가는 것이 생기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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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에 제주 - 2022 중소출판사 콘텐츠창작 지원사업 선정도서
김수경.이진희.전정임 지음, 김혜원 그림, 강만익 감수 / 안녕로빈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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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1, 캐나다서 온 초6, 초5

방학을 맞은 세 아이가 집중하고 보는 영화
개취와 나이 떠나 의견 모아 고른 만화
극장판 안녕 자두야 - 제주도의 비밀
이었습니다.

제주도, 하르방, 제주흑돼지...
아이들은 영화 속 인물들과 이야기에 집중하다가도 기억나는 것들을 하나하나
꺼내기도 합니다. 제주의 데메테르 설문대 할망, 하르방, 제주4.3, 돌고래...

영화가 끝나고
한눈에 제주를 펼쳤습니다. 6일간의 제주여행을 떠났던 나은이도 만나게 됩니다.

말 그대로 한 눈에 들어오는 제주도의
이모저모. 자연, 역사, 문화를 스윽 본 후
가게 되는 제주도는 분명 다른 느낌일 거 같아요.

엄마는 처음부터 끝까지,
아이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부분을 보곤,
서로 이야기를 나눕니다. 신화와 역사를 좋아하는 큰애는 책에 소개된 이야기와 자기가 알고 있는 이야기를 해 줍니다.

화산폭팔과 섬의 탄생을 관심있어 하는 두찌는 다섯번의 폭발로 만들어진 제주를 신기해 하지요.

한국말을 썩 잘하는 사촌은 제주도 방언이 신기합니다. 그건 우리도 신기해^^

엄마는 시리동동 거미동동 이랑 무명천 할머니를 꺼내봅니다.

알고 가면 재미있고, 가서보면 더 의미있는 여행으로 돕는 책 <한 눈에 제주> 이제 두 눈 가득 각자의 제주, 잠시 제주의 숨겨진 비밀, 슬픈 아름다움을 아는 제주에 갈 차례네요. 아빠, 여기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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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모 Studioplus
존 클라센 그림, 맥 버넷 글, 서남희 옮김 / 시공주니어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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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네모
네모의 일은 동굴 깊숙한 곳에서
돌덩어리를 골라
동굴밖으로

낑낑 밀어 올리는 것.
돌덩이를 쌓는 것.
다시 반복하는 것.

그러던 어느날
네모는 동그라미를 만나요.
동그라미는 네모를 예술가로,
조각자로 여기며 그의 작품을 칭찬합니다.

동그라미의 말에
네모는 기분이 이상해요. 동그라미의
부탁을 들어주기로 하지요. 동그라미의
부탁이 과연 뭐길래?

✅️미션 오늘 나는 어떤 모양인가요?

더위와 추위, 비오는 날과 해가 뜬 날로 인해 감기가 걸린 두찌는 몸과 마음이
아파 약간은 불편한 나날을 지내고 있대요.

특히 학교가는 시간, 아이들과 신나게 노는 시간엔 힘이 없어 집에 일찍 와야하는게 제일 슬프다고 하네요.

두찌는 물방울 💧 모양이 되었어요.
목이 아파 눈물이 찔끔,
밖에 나가고파 눈물이 찔끔,
약이 써서 눈물이 찔끔 한다고 얘기하네요.

엄마는 이번에 네모를 읽다가
동글동글한 마음을 품게 하는 네모,
일상의 예술가로 삶을 조각하는 내 안의
네모를 생각했어요.

그런 네모가 내 곁에 늘 있다는 걸
확인하네요. 바로 네모 이야기가 담긴
요 책부터, 그림 사진 식탁 등이 모두
네모라는 걸, 그 위에 놓일 동그라미 중 하나가 나일수도 있다는 걸 생각하는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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