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것만 좋아하는 생쥐 옹야 ㅣ 돌개바람 43
이경혜 지음, 김미경 그림 / 바람의아이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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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것만 좋아하는 옹야


마찬가지로
예쁜 것만 좋아하는 우리집 두 자매

반짝이 가득한 원피스
오색빛깔 장신구와 인형에서 부터
놀이터, 운동장 서 뛰다가 발견한
동글 완만 매끈한 돌맹이까지

어느새 집은
옹야가 자주 찾는 악세사리 가게만큼이나
반짝반짝 번쩍번쩍 보물창고가 생겼어요.

자매는
생쥐 옹야

야옹이(고양이)를 피해
오래 오래 잘 살라는 엄마의 바램을 담아

(야옹을 거꾸로 읽어)
옹야라고 이름을 붙인 생쥐가
마음에 드나 봅니다.

깜깜한 밤
길을 걷던 옹야는
홀로 빛나는 가게를 발견합니다.

이름도 옹야가 좋아할만한
<예쁜 건만 파는 가게>였어요.

"아, 간판이 저렇게 예쁜데 가게 안에는 얼마나 예쁜 물건들이 많이 있을까? 들어가서 볼 수 있다면 정말 좋겠는데!"
아무도 없는 밤
<예쁜 것만 파는 가게>에 몰래 들어가
마음에 드는 악세사리를 몸에 두르고
하염없이 거울을 바라보는 옹야

영업이 끝난 후 들어가고픈
마트나 백화점은
아직도 어린이들의 로망일까요?

페퍼도 어릴적에
한밤의 백화점에서
맘껏 입어보고 맘껏 만져보고 하면
어떨까 상상했던 적이 있죠.

(후에
<마네킹>이라는 영화로
꿈을 가상 현실로나마
느껴본 기억이 나네요.^^)

황혼에서 새벽까지
장신구로 치장하고
자기 모습을 바라본 후
퀭해진 옹야의 모습에

아이들은 박장대소 합니다.

꼬리가 길면 잡힌다는 속담이 있지요.

주인 아저씨는
가게에서 옹야의 흔적(똥)을 발견합니다.

그리고
옹야를 잡을 계획을 세우죠.

쥐의 천적
바로 고양이를 가게로 들여놓지요.

고양이의 이름은 바로 야옹이.

옹야는 고양이와 딱 마주쳐요.

야-옹야-옹야-옹
고양이가 웁니다.

야-옹야-옹야-옹
옹야는 야옹이가 자기를 부르는 줄 알고
기뻐서 야옹이에게 뽀뽀를 합니다.

‘이런 기분 처음이야~’ 했던 걸까요?
야옹이와 옹야
어떤 사이가 되었을까요?

이름 덕분에
친구도 얻고
예쁜 것도 얻고
반짝반짝 가게에 살게 된 생쥐 이야기

반짝반짝 옹야 덕에 웃고
무심결에 대답해버린 야옹이 덕에 웃고
냉탕에서 온탕까지 마음 목욕탕을 맛보게 해 준
아저씨 덕에 페퍼와 자매는 신나게 웃었습니다.

예쁜 것만 좋아하는 옹야처럼
엄마와 자매는
옹야와 야옹이와 아저씨를 자세히 관찰해
눈에 보이는 예쁜 것 (장신구, 옷 등)
눈에 보이지 않는 예쁜 것 (사랑하는 마음, 같이 느끼는 마음 등)에 대해서도 함께 이야기 나누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내 손 안에 쥐지 않는 방법,
여럿이 보고 즐길 수 있는 마음,
내 마음의 보석 상자를 만드는 방법 등도 같이 생각해 보는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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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구 아저씨가 잃어버렸던 돈지갑 ㅣ 권정생 문학 그림책 6
권정생 지음, 정순희 그림 / 창비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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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까투리>, <강아지똥>, <훨훨 간다>, <금강산호랑이>, <길로길로 가다가>, <길 아저씨 손 아저씨>, <또야 너구리가 구운 바지를 입었어요>….

자매가 좋아하는 권정생 선생님의 작품들입니다.
자매는 할아버지 그림책이라는 애칭을 그림책 앞에 붙여 부르곤 합니다.

이번에 만난 권정생 할아버지의 그림책은
<만구 아저씨가 잃어버렸던 돈지갑>입니다.

표지를 살펴보는 자매들.

“아저씨가 웃고 있어요.”
“어디 가는 걸까요?”
“고양이가 놀랄까 말까 망설이는 것 같아요.”
“앗 아저씨 주머니에 지갑이 있어요.”

제목을 읽더니
무슨 이야기가 펼쳐질지 열심히 궁리하는 아이들입니다.

장날
고추 한 부대를 팔아
막걸리도 마시고,
아주머니의 통치마도 한 벌 사고,
간 고등어도 한 손 사고
기분이 좋아진 만구 아저씨입니다.

흥얼 흥얼 노래부르며
집으로 돌아가던 중
아저씨의 배가 아파옵니다.

똥이 마려워진 거죠.

주변에 아무도 없는 걸 확인하고는
곰바위 골짜기 깊숙한 곳으로 들어가
똥 한 무더기를 눕니다.

배도 기분도 시원해진 아저씨는
다시 집으로 돌아갑니다.

똥 한 무더기 옆에
지갑이 떨어졌다는 사실도 모르고요.

곰바위 골짜기엔
톳제비가 살고 있었어요.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 손자…
이들은 만구 아저씨가 싼 똥 무더기를 발견합니다.

톳제비들은
지갑을 열어봅니다.

돈을 처음 본 톳제비들.

“이 종이쪽은 뭐야?”

옹기종기 모여앉아
지갑 안에서 나온 종이쫑의 용도에 대해
토론을 벌입니다.

코 푸는 휴지나 똥 닦는 휴지로
결론이 나지요.

그 때 제일 작은 손자 톳제비도
배가 묵직해집니다.

똥을 누고는, 종이돈으로 엉덩이를 닦지요.

그때 아버지 톳제비가 이야기 합니다.

“에그 에그, 이건 사람들이 금이나 은 대신 쓰는 돈이라는 거야.”

톳제비들은
종이돈을 차곡차곡 모아 지갑에 넣습니다.

꼬마 톳제비의 똥을 닦은 종이돈도
억새풀이 쓱쓱 닦아 한 가운데에 끼웠습니다.

그리고 처음 있었던 자리에
살며시 놓아두고,
돌아갑니다.

다음날
잃어버린 지갑 때문에
한 숨도 못잔 만구 아저씨는
곰바위 골짜기 똥 누던 장소에서
지갑을 발견합니다.

집에 돌아와
돈을 한 장 한 장 세어봅니다.

사만팔천원
무사히 있습니다.

뭔가
구리구리한 냄새가 나는 것 빼곤 말이죠.

마지막 장면이 인상 깊었습니다.

마음씨 착한 톳제비는
집 밖에서 서성입니다.

소중한 돈지갑은
만구 아저씨의 손에 잘 들어갔는지 말이죠.

그림책은
돈지갑을 소재로
만구 아저씨 지갑을 잃어버리다 라는 이야기와
톳제비들, 종이돈을 발견하다 라는 이야기,
두 가지 이야기가 손을 맞잡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아저씨의 고춧 한 부대가 고추 판 종이돈과 고등어 한 손, 치마 한 벌로 바뀌고,
고추 판 종이돈은 다시 송아지로 바뀌는 과정을 살펴보았습니다.
작은 시장 경제를요.

아이들과 함께
그림책의 계절과 우리 나라 명절은 무엇일까 퀴즈도 내 보았지요

그림책을 다시 살펴보면
톳제비들이
종이돈의 용도가 무엇일지 궁리할 때,
어머니 톳제비는 송편을,
아버지와 손자 톳제비는 씨름을,
또다른 손자 톳제비는 햇과일을 먹습니다.

이로 미루어보아
계절은 여름의 끝, 가을의 시작
명정은 한가위, 추석일 듯 합니다.

도깨비의 토박이말도 배웠습니다.
강원도에서는 도깨비를 톳제비라고 한다는 사실을요.
엄마의 외할머니는 도깨비를 도채비(전라도 토박이말인지는 확실치 않지만)라 하셨구요.

한국 도깨비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장난을 좋아하고,
씨름을 좋아하지만,
착한 사람에게는 상을
나쁜 사람에게는 벌을 내리는 우리나라 도깨비

사람들이 사용했던 물건 중 빗자루가 도깨비로 변한다는 사실도요.

싸리 빗자루, 대나무 빗자루…

빗자루는 청소할 때 쓰는 도구이죠.
빗자루가 도깨비로 변하는 것은 더러워진 세상을 깨끗하게 한다는 바램에서
나온 게 아닐까 자매들과 생각해 보기로 했지요.

우리집에도 빗자루가 여럿 있는데
그중 마음에 드는 빗자루를 각자 골라,
우리 집을 지켜주는 톳채비를 그려보아야겠습니다.

곡식도, 계절도 풍요로워진 계절 가을
만구 아저씨와 톳제비들 덕에
마음도 따스하고 풍요로워지는 그림책 <만구 아저씨가 잃어버렸던 돈지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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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도 자존감이란 무기가 생겼습니다 - 십대들을 위한 ‘자존감 UP’ 특강
고정욱 지음, 파이 그림 / 리듬문고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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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대의 문턱에 선 아이
아이를 보며
나의 십대는 어땠지 하며 생각해봅니다.

지금은
자주 들여다보는 '나'라는 존재

그때는
몸의 주인인 '나'와 마음의 주인인 '나'를
눈치챘던 시기 같습니다

하지만 둘의 간극을
어찌할 지도 모른채
바다를 떠다니는 플랑크톤처럼
생각과 마음의 바다를
그저 유영했던 거 같습니다.

무언가
친구들과
부모님과
선생님들과
이야기를 나누었을 텐데

내 마음의 소리나
몸과 마음의 성장의 속도차에
관해서는

방 안에서
혼자
고민하다가 허공으로 툭 던지고
되받아 고민했던 거 같아요.

마흔 너머에
비로서
'나'를 다시금 바라보고
'나'의 십대, 이십대, 삼십대를
어루만지는 작업을 한 후

겨우 자존감이라는
흔들리지 않는 내 안의 추,
적절하고 안정감있는 무게의 마음의 추를
달았지요.

어느새
내 키만큼
자란

내 아이가 눈에 들어옵니다.

조금씩
여러 '나'가 튀어나오기 시작한 아이

내 마음 때론 친구의 마음이
내 마음처럼 안되고,
내 마음과 친구 마음
어느 방향으로 가야하는지,
잘하고 싶은 마음과 힘들어 하고 싶지 않는 마음

따스하고 차고 뜨겁고 냉랭한
몸 안 밖에서 부는 바람에
마음의 갈대가 마구 흔들리는 아이

아이와
아이의 눈높이에서 이야기 하고파서
이 책을 펼쳤습니다.

페퍼도 좋아하는
<까칠한 재석이>시리즈의 작가님이어서
더욱 반가운 마음이었지요.

고정욱 작가님이 이야기하는
자존감에 대하여.

다섯가지 단락으로 나뉘어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반짝반짝 눈이 부셔
오(5)
노(없어)노노노노

저 혼자
책 읽는 내내 흥얼거리며
생각습관에 이름을 붙였지요

5 No! 생각 습관이란

불가능은 없어!
포기란 없어!
공짜는 없어!
쉬운일은 없어!
쓸모없는 인간은 없어!

입니다.

생각습관을 설명하며
고정욱 선생님의 이야기는 물론
유명인의 이야기와 옛 선현들의 말씀이
예시로 나와

재미있으면서도 와 닿습니다.

책 전반에서

장애를 이기고
편견과 마주하고
스스로의 한계를 뛰어넘으며
지금도 노력하는 고정욱 작가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보였습니다.

지지해주는 부모님
믿어주고 의지가 되어주는 친구들
작가님의 글을 보며 꿈을 갖는 청소년들


혼자만이 아닌
스스로는 물론
주변의 이들의 사랑으로
고정욱이라는 사람을
고정욱이라는 씨앗을
깊게 뿌리 내리게 해 주었음을 느꼈습니다.

내가 아이에게 줄 수 있는 건
자존감있는 엄마
삶을 주체적으로 사는 엄마가

아이의 생각과 느낌을 지지해주고
스스로를 믿고 행동하고
책임질 수 있도록

응원하고
안아주는 거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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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승의 인간 탐구 보고서 1 : 인간은 외모에 집착한다 (50만 부 기념 리커버 에디션) - 어린이를 위한 뇌과학 프로젝트 ㅣ 정재승의 인간 탐구 보고서
정재승 기획, 정재은.이고은 글, 김현민 그림 / 아울북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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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승의 인간탐구보고서 -01 인간은 외모에 집착한다.
기획 정재승
글 정재은 이고은
그림 김현민

방송 <알쓸신잡>과
책 <크로스> <열 두발자국>으로 친숙한 정재승 교수님

엄마에겐 복잡하고 어렵다고 생각한 과학을
이해하기 쉽고 재미있고, 알고 싶은 분야.
차가운 과학을 따스한 과학으로 느끼게 해 준 분이지요.

정재승 교수님이
어린이를 위해
뇌과학이라는 소재로 책을 기획하셨더라구요.

머리 속에 있고
많이 쓰는 뇌

생각하고, 몸에 신호를 보내 움직이게 하는 뇌를
아이들과 함께 알아가고 싶었습니다.

정재승의 인간탐구보고서 -01 인간은 외모에 집착한다.

마음의 과학

‘인간 뇌가 어떻게 작동하여 마음이란 걸 만들어 냈을까?’

과학과 의학이 발달한 행성 ‘아우레’
에우레 행성의 아우린들은 행성 이주 계획을 위해 연구를 합니다.

아직 아우린들이 살 만한 행성을 발견하지 못했지요.

그러다 무인탐사선 보이저 1호를 만나
살기 좋은 행성을 발견합니다.

아이들이 이구동성 외쳤지요.

“파란별, 지구다!”라고요.

아우레 최고의 과학자, 수학자, 기술자 그리고 외계문명탐험가인
아싸, 바바, 오로라, 라후드는
아우레 행성의 미래를 위해
지구 탐사에 나섭니다.

하라하라를 가지고 말이죠. (도라에몽의 4차원 주머니 같은 존재에요.)

아우레 탐사대의 눈에 비친 인간들은 다 똑같습니다.
머리 하나, 팔 두 개, 다리 두 개.

지구에서
지구인처럼 지내면서
아루레 탐사대는 인간을 관찰합니다.

눈, 코, 입의 개수와 위치도 다르고,
몸의 크기와 팔다리 개수도 다른 아우린들과 달리

지구인은 눈, 코, 입의 크기와 모양, 눈꺼풀의 주름 등
아주 작은 차이로 서로를 구분한다는 걸 알아채지요.

다시 변신!

가족의 모습으로
바바는 할아버지,
오로라는 엄마,
아싸는 어린이,
라후드는 아빠로 변신합니다.

집도 구하고,
인간처럼 직장과 학교를 다니기 시작하지요.

아이들은
인간의 다섯 가지 감각 중
상대방을 처음 만났을 때 시각 자극에 크게 좌우대고
그래서 첫인상에 신경을 쓴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하지만
얼굴, 옷차림, 냄새 등
눈에 보이는 것만으로
사람을 판단하고, 대우도 달리한다는 것에
화가 나 보였습니다.

그림을 눈으로 확인하니
차이와 차별이 심각하다는 게
와 닿았나봅니다.

시각에 의존하는 인간,
정말 사소하고도 미묘한 차이로 상대방을 인식하는 인간,

눈에 비치는 외모 말고
그 사람을 알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함께 이야기 나누게 되더라구요.

시간을 함께 보내는 것,
그 사람을 알아가는 것,
그 사람을 좋아하는 것,

“좋아하는 것 하면,
같이 놀면, 마음이 박수처럼 맞으면
반짝반짝한 모습을 발견할 수 있어요.“

표지에서 궁금 해 하던 J맨은
책 끝트머리에 등장해
궁금증이 한층 더 놓아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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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
닐 셔스터먼.재러드 셔스터먼 지음, 이민희 옮김 / 창비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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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존층 파괴, 빙하 감소와 해수면 급상승,
기후변화와 기후 난민의 발생

이제는
에어컨과 물이 없으면
견디기 힘든 여름이다.

가뭄에 내리는 단비라는 표현도 무색할 만큼
쨍 하다 못해 몸 안의 수분까지 증발시켜버리는 더위였다.

여름의 평균 온도와 체감 온도도
해와 함께 비례한다.

옛날
수돗물 틀면 나오는 물,
수돗물 받아 끓여 먹던 물,

물은 돈을 내고 사먹는 개념의 것이 아니었다.

상점의 매대에
가격표를 붇인 생수가 처음 선보였을 때
사람들은 봉이 김선달을 떠올렸다.

그리고 “누가 물을 돈 주고 사먹어?“라는 반응이었다.

지금은 어떤가?
물은 당연히 돈을 주고 사 먹는 것,
돈을 지불한 정수기로 여과해서 먹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더 나아가
지금은 돈으로라도 물을 살 수 있지만
돈이 있어도 물을 못 구할 상황이라면?

나와 먼 곳에서 일어나는 일이라 생각하지만
위에 언급한 자연재해는 빠른 속도로 우리와 거리를 좁히고 있다.

70%의 물로 덮힌 지구,
60~75%가 수분인 인간.

어마어마한 비율의 수분을 유지해야 하는 지구와 인간이
물을 공급받지 못했을 때 어떠한 일이 일어나게 될지 궁금했다.

목마름을 견딜 준비가 되었는가!

단수로 물이 한방울도 나오지 않는 남부 캘리포니아.

얼리사의 가족들은 코스트코로 출동한다.
그들의 목표는 생수 매대에 진열된 생수를 구입(사수)해 오는 것이다.

문전성시를 이루는 매장 안,
매대에는 ‘물 없음’이라는 팻말뿐이었다.

▲보통의 나날이 깨어진 일상

손안의 물건을 물끄러미 들여다보았다. 내가 세상에서 가장 혐오하는 것들을 상징하는 물건이었다. 그러나 이 세상은 어제까지와는 다른 세상이다. p127

어떤 상황에서도 끝까지 충성하리라 믿었던 우리 집 개는 생존을 위해 본능적인 선택을 한 것이다. p167

▲권력과 미디어라는 집단

내가 언론에 대해 한 가지 아는 바가 있다면, 정부와 국민에게 뭐가 우선이고 뭐가 나중인지 결정하는 주체가 바로 뉴스라는 사실이다. 앞으로도 대형 방송사들은 단수 보도에 충분한 분량을 할애하지 않을 것이다. 지붕이 바람에 날아가는 수준의 자극적인 자료 화면을 확보하지 않는 한.
뉴스에서 심각하게 다루기 시작할 때는 이미 너무 늦었을지도 모른다. p35

▲흔들리는 공동체

“우리 이웃이잖아!”
“죽네 사네 하는 마당에 이웃이 어딨어!”
“이 난리가 끝나면 같이 부대끼고 살 사람들이라고!”
“산다는 게 포인트야! 내 짐작대로라면 다 같이 살아남기 힘들어. 살아남는 축에 들고 싶다면 기본 계획을 따를 필요가 있다고. 문단속, 뚜껑 단속 잘하란 소리야.” p108

군중에게 일어난 일은 이른바 ‘탈개인화’였다. 경찰이 제복을 걸쳤을 때, 혹은 사람들이 선글라스를 써서 상대방에게 자기 눈빛을 감출 수 있을 때 일어나는 현상. 평소의 자신을 벗어나 딴사람이 된 듯한 착각을 일으키며 딴사람처럼 행동하게 만드는 증상. 워터좀비에 둘러싸인 목마른 이들에게 벌어질 수 있는 일? 그중 하나가 되는 것이다. p155

▲다른 시선, 다른 행동의 사람들

하지만 채리티는 그간의 세월로 배운 바가 있다.
혼란스러운 상황일수록 침착해야 한다는 것. 1960년대 유년 시절을 보낸 사람으로서 군중을 맹목적으로 따르지 않는다는 게 그녀의 신조였다. 그 대신 세상의 통념과 반대되는 질문을 던지기로 했다. 틀을 깬 질문만이 틀을 깬 답을 끌어낼 수 있으니까. p131

이럴 때일수록 감정 상태를 차분히 유지해야 한다.
침착하자, 침착해. P250

▲나약하고 겁 많은 개인(어른)

어릴 때는 누구나 부모를 우러러본다. 우리 눈에 비친 부모님은 완벽하다. 주변 세상과 나 자신을 재단하는 척도니까. 십 대가 되면 슬슬 부모님이 훼방꾼처럼 느껴진다. 더는 완벽하지 않을뿐더라 심지어 내 인생을 쥐고 흔드는 것 같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깨닫게 된다. 부모님은 영웅도 아니도 악당도 아니라는 사실을. 그저 나약한 인간이라는 뼈아픈 진실을. 문제는 우리가 그 진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 있느냐다. p180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대하는 소년·소녀의 로드픽션, 성장소설

‘역시 절망은 전염성이 강해.’
가만, 그러고 보면 희망도 마찬가지 아닌가? 그렇지 않다면 나도 이 덜 떨어진 무리와 함께 하지 않을 테니. p213

하지만 가만히 앉아서 기다리는 시기는 끝났다. 희망이 우리 주위를 은밀히 맴돌다가 상어처럼 우릴 삼켜 버릴지도 모른다. p236

“말했잖아. 우린 종착지가 달라.”

살고자 하는 의지를 잃었을 때조차 서로를 구하는 힘은 기거이 우러나오는 것이다. p421

물을 찾으러 나가
돌아오지 않는 엄마, 아빠

믿음은커녕
생존의 위협으로 다가오는 어른들과
살기 위해 움직이는 아이들.

책을 읽으며
영화 <패컬티>와 <연가시>가 떠올랐다.

정수기의 물을 통째로 입에 쏟아 붓던 외계인이 인상적인 <패컬티>와
감염된 사람들이 백신을 차지하려고 한데 엉켜 몸부림치던 <연가시>

드라이를 읽으며
워터좀비라는 대상이

외계인이나
변종생물거나
그에 감염된 사람들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워터좀비는
외계인도, 괴 생명체도, 죽은 자도 아니었다.

어제까지만 해도
내 이웃
같은 하늘 아래 살아있는, 지금도 살고 있는 일반 사람들이었다.

국가적인 재난, 국제적인 재난 앞에서
눈 가리고 아웅하는 권력이나 미디어 앞의 개인,

공동체라는 이름 아래서
개인 대 개인들이 어떠한 행보를 할 수 있는지

단수, 물 부족으로 인해
일어날 수 있는 변수들에 대해 생생한 시뮬레이션을 한 소설이었다.

캘런의 아버지가 이야기한 세 부류의 인간.
양이냐 늑대냐, 서로의 탈을 쓰다 상황에 따라 탈바꿈하는 부류
나는 어떠한지 생각해 본다.

페이지를 넘기면서 함께 목이 말랐고,
페이지를 넘기면서 손에 땀을 쥐게 한 소설 <드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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