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
닐 셔스터먼.재러드 셔스터먼 지음, 이민희 옮김 / 창비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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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존층 파괴, 빙하 감소와 해수면 급상승,
기후변화와 기후 난민의 발생

이제는
에어컨과 물이 없으면
견디기 힘든 여름이다.

가뭄에 내리는 단비라는 표현도 무색할 만큼
쨍 하다 못해 몸 안의 수분까지 증발시켜버리는 더위였다.

여름의 평균 온도와 체감 온도도
해와 함께 비례한다.

옛날
수돗물 틀면 나오는 물,
수돗물 받아 끓여 먹던 물,

물은 돈을 내고 사먹는 개념의 것이 아니었다.

상점의 매대에
가격표를 붇인 생수가 처음 선보였을 때
사람들은 봉이 김선달을 떠올렸다.

그리고 “누가 물을 돈 주고 사먹어?“라는 반응이었다.

지금은 어떤가?
물은 당연히 돈을 주고 사 먹는 것,
돈을 지불한 정수기로 여과해서 먹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더 나아가
지금은 돈으로라도 물을 살 수 있지만
돈이 있어도 물을 못 구할 상황이라면?

나와 먼 곳에서 일어나는 일이라 생각하지만
위에 언급한 자연재해는 빠른 속도로 우리와 거리를 좁히고 있다.

70%의 물로 덮힌 지구,
60~75%가 수분인 인간.

어마어마한 비율의 수분을 유지해야 하는 지구와 인간이
물을 공급받지 못했을 때 어떠한 일이 일어나게 될지 궁금했다.

목마름을 견딜 준비가 되었는가!

단수로 물이 한방울도 나오지 않는 남부 캘리포니아.

얼리사의 가족들은 코스트코로 출동한다.
그들의 목표는 생수 매대에 진열된 생수를 구입(사수)해 오는 것이다.

문전성시를 이루는 매장 안,
매대에는 ‘물 없음’이라는 팻말뿐이었다.

▲보통의 나날이 깨어진 일상

손안의 물건을 물끄러미 들여다보았다. 내가 세상에서 가장 혐오하는 것들을 상징하는 물건이었다. 그러나 이 세상은 어제까지와는 다른 세상이다. p127

어떤 상황에서도 끝까지 충성하리라 믿었던 우리 집 개는 생존을 위해 본능적인 선택을 한 것이다. p167

▲권력과 미디어라는 집단

내가 언론에 대해 한 가지 아는 바가 있다면, 정부와 국민에게 뭐가 우선이고 뭐가 나중인지 결정하는 주체가 바로 뉴스라는 사실이다. 앞으로도 대형 방송사들은 단수 보도에 충분한 분량을 할애하지 않을 것이다. 지붕이 바람에 날아가는 수준의 자극적인 자료 화면을 확보하지 않는 한.
뉴스에서 심각하게 다루기 시작할 때는 이미 너무 늦었을지도 모른다. p35

▲흔들리는 공동체

“우리 이웃이잖아!”
“죽네 사네 하는 마당에 이웃이 어딨어!”
“이 난리가 끝나면 같이 부대끼고 살 사람들이라고!”
“산다는 게 포인트야! 내 짐작대로라면 다 같이 살아남기 힘들어. 살아남는 축에 들고 싶다면 기본 계획을 따를 필요가 있다고. 문단속, 뚜껑 단속 잘하란 소리야.” p108

군중에게 일어난 일은 이른바 ‘탈개인화’였다. 경찰이 제복을 걸쳤을 때, 혹은 사람들이 선글라스를 써서 상대방에게 자기 눈빛을 감출 수 있을 때 일어나는 현상. 평소의 자신을 벗어나 딴사람이 된 듯한 착각을 일으키며 딴사람처럼 행동하게 만드는 증상. 워터좀비에 둘러싸인 목마른 이들에게 벌어질 수 있는 일? 그중 하나가 되는 것이다. p155

▲다른 시선, 다른 행동의 사람들

하지만 채리티는 그간의 세월로 배운 바가 있다.
혼란스러운 상황일수록 침착해야 한다는 것. 1960년대 유년 시절을 보낸 사람으로서 군중을 맹목적으로 따르지 않는다는 게 그녀의 신조였다. 그 대신 세상의 통념과 반대되는 질문을 던지기로 했다. 틀을 깬 질문만이 틀을 깬 답을 끌어낼 수 있으니까. p131

이럴 때일수록 감정 상태를 차분히 유지해야 한다.
침착하자, 침착해. P250

▲나약하고 겁 많은 개인(어른)

어릴 때는 누구나 부모를 우러러본다. 우리 눈에 비친 부모님은 완벽하다. 주변 세상과 나 자신을 재단하는 척도니까. 십 대가 되면 슬슬 부모님이 훼방꾼처럼 느껴진다. 더는 완벽하지 않을뿐더라 심지어 내 인생을 쥐고 흔드는 것 같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깨닫게 된다. 부모님은 영웅도 아니도 악당도 아니라는 사실을. 그저 나약한 인간이라는 뼈아픈 진실을. 문제는 우리가 그 진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 있느냐다. p180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대하는 소년·소녀의 로드픽션, 성장소설

‘역시 절망은 전염성이 강해.’
가만, 그러고 보면 희망도 마찬가지 아닌가? 그렇지 않다면 나도 이 덜 떨어진 무리와 함께 하지 않을 테니. p213

하지만 가만히 앉아서 기다리는 시기는 끝났다. 희망이 우리 주위를 은밀히 맴돌다가 상어처럼 우릴 삼켜 버릴지도 모른다. p236

“말했잖아. 우린 종착지가 달라.”

살고자 하는 의지를 잃었을 때조차 서로를 구하는 힘은 기거이 우러나오는 것이다. p421

물을 찾으러 나가
돌아오지 않는 엄마, 아빠

믿음은커녕
생존의 위협으로 다가오는 어른들과
살기 위해 움직이는 아이들.

책을 읽으며
영화 <패컬티>와 <연가시>가 떠올랐다.

정수기의 물을 통째로 입에 쏟아 붓던 외계인이 인상적인 <패컬티>와
감염된 사람들이 백신을 차지하려고 한데 엉켜 몸부림치던 <연가시>

드라이를 읽으며
워터좀비라는 대상이

외계인이나
변종생물거나
그에 감염된 사람들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워터좀비는
외계인도, 괴 생명체도, 죽은 자도 아니었다.

어제까지만 해도
내 이웃
같은 하늘 아래 살아있는, 지금도 살고 있는 일반 사람들이었다.

국가적인 재난, 국제적인 재난 앞에서
눈 가리고 아웅하는 권력이나 미디어 앞의 개인,

공동체라는 이름 아래서
개인 대 개인들이 어떠한 행보를 할 수 있는지

단수, 물 부족으로 인해
일어날 수 있는 변수들에 대해 생생한 시뮬레이션을 한 소설이었다.

캘런의 아버지가 이야기한 세 부류의 인간.
양이냐 늑대냐, 서로의 탈을 쓰다 상황에 따라 탈바꿈하는 부류
나는 어떠한지 생각해 본다.

페이지를 넘기면서 함께 목이 말랐고,
페이지를 넘기면서 손에 땀을 쥐게 한 소설 <드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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