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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 세트 - 전3권
아고타 크리스토프 지음, 용경식 옮김 / 까치 / 1993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아고타 크리스토프라는 여류작가는 우리에게 낯선 이름이다.
그녀가 쓴 책 세권이 우리나라에서 존재의 세가지 거짓말 이란 제목으로 발간됬다. 이미 10년전에 한 번 출판된 적이 있었으나 절판되었었다. 10년전 상당한 마니아층을 만든 이 책은 최근 다시 발간 되었다. 그러니 지금 이 책을 모두 읽을 수 있는 사람들은 행운아다.
많은 사람들이 10년간 절판된 이 책을 찾아 헤맨것을 생각 해 보자.
서평이고 리뷰고 다 필요없이 무조건 일단 사서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값도 싸다. 인터넷서점에서 7천원이면 일단 한권을 사서 읽을 수 있다. 일단 한 권만 사서 읽자. 그 다음에 나의 말이 필요없을 것이다. 두번째 세번째권을 사서 안 읽을 수 없을 테니. 내기를 해도 좋다.
읽기도 쉽다. 일단 문장이 짧고 명확하다. 주관적인 느낌이나 감상적인 서술이라곤 눈씻고 찾아봐도 없을 것이다.
" 우리는 호두를 많이 먹는다 라고 쓰지 호두를 좋아한다 라고 쓰지 않는다. 왜냐하면 좋아한다 는 단어는 막연한 단어이기 때문이다. 거기에는 정확성과 객관성이 부족하다. 호두를 좋아한다 와 엄마를 좋아한다 는 같은 의미일 수가 없다. 첫번째 문장은 입안에서의 쾌감을 말하지만 두번째 문장은 감정을 나타낸다."
이 글은 이렇게 생각하는 우리의 시점에서 쓰여진 것임을 기억하자.
아이들이 귀엽고 사랑스럽고 순진할 거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면 편견을 버려라. 이 책에 등장하는 우리는 악마의 자식들일지도 모른다.
비위가 약한 사람이나 태교에 신경써야 하는 임산부는 이 책을 읽지 말자.
인간의 악마적인 본성과 자신을 비롯한 타인의 고통앞에 철저하게 무감각한 인간의 잔혹함에 치를 떨지도 모른다.
그러나 읽다보면 그 잔혹하고 냉정함 너머 눈물 스미고 심장이 아픈 슬픔과 연민을 느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 책은 그런 책이다.
지독하게도 건조하게 쓰여 있어서 내 가슴의 눈물이라도 쥐어 짜줘야 할 것 같은, 이 책은 그런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