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 작은 쉼표, 산티아고 - 나 자신을 찾아 가는 모든 여정
박미승 지음 / 지식과감성#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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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 주는 이미지는 미묘하다. 멈춰서서 휴식하는 노련한 성인이 느껴지다가도 열심히 한발자국 내딛는 청춘의 모습이 보이기도 한다

지식과 감정 출판사의 <길 위에 작은 쉼표, 산티아고, 나 자신을 찾아 가는 모든 여정>이라는 책을 만났다.

나이들수록 고생하는 여행은 싫다. 추운 겨울에는 따뜻한 스파나 온천, 찜질을 할 수 있는 곳이 좋고 한여름에는 에어콘 빵빵 틀어놓을수있는 호캉스가 좋다.

매년 거세지는 체력의 한계는 무계획의, 몸과 마음이 편한여행을 자연스럽게 찾아가는데 박미승 작가님은 중력을 거스르는 에너지의 소유자 같다. 열심히 키운 자녀들과 암투병으로 고생한 남편에서 해방되었으면 몸과 마음이 편안한 여행을 찾을텐데 과감히 흥미진진한 고생길을 선택했다.

사실 여행기는 작가가 고생하는 여행일수록 읽는 독자에게는 재미가 있다.

특히 산티아고 순례길이라니,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면서도 선뜻 여러가지 요소로 시작하기 어려운 여행길 같다.


박미정의 여행에세이 <길위의 작은 쉼표, 산티아고>는 순례길을 '함께'걸어가는 재미가 돋보이는 책이다. 보통 여행책은 작가 성향에 따라 풍기는 분위기가 천차만별같다. 혼자 조용히 여행하며 고독하게 삶을 묵상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왁자지껄한 외향형 'E'가 펼치는 유쾌한 여행이야기까지.

박미정 작가님, 이분은 사람을 관찰하고 소통하는 외향형 여행에세이같다. 여행을 위해 손잡이 없는 우산을 모자처럼쓰고 패딩 위에 판초우의까지 입은, 어떻게든 꽁꽁 싸맨 패션테러리스트 여행객의 모습을 넉살좋게 표현해낸다. 함께 여행하는 동지들과의 수다스러움을 글쓰기 안에 심심치 않게 드러낸다.

뭔가, 파주 헤이리 마을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외향적인 서비스직의 성향이 이 책에 녹아들었나 싶기도 했다.


"이 곳은 정말 사람을 단순하게 만드는 길임이 틀림없었다. 눈을 뜨면 어김없이 걷고, 걷다보면 배가 고프고, 배가 채워지면 다시 하염없이 걷는다. 길 위에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길은 단순하지만 그 속에는 삶의 본질이 자리한 듯했다. 반복되는 일상에서 내가 잊고 지냈던 소박하면서도 중요한 것들, 한 걸음 한 걸음 걸을 때마다 내 존재의 근원과 더 깊이 마주하게 되는 시간이다. 자연의 숨결을 느끼며 나와의 대화가 깊어져 가는 시간. 자연은 삶이 결국 단순한 것의 연속임을 알려주였다.

119P"

사람들은 행복을 거창하게 바라본다. 그런데 결국 되돌아보면 소소한 것에 기뻐했던 순간들이 행복이다. 박미정 작가님의 <길 위에 작은 쉼표, 산티아고>를 읽으면서 더욱 실감한다. 행복은 복잡하지 않고 단순하다. 사람이 가진 욕심이 행복을 미화한다. 더 가지고 올라가야 얻을 수 있는게 행복이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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