펭귄은 날지 않는다
김병민 지음 / 담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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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다 출판사 신작 소설, '펭귄은 날지 않는다'라는 제목부터 호기심을 일으킨다.

95년생 MZ세대 작가의 '펭귄은 날지 않는다' 소설이라..

"청년의 삶으로 어른의 삶을 살 수 없고, 청년의 삶이 지났다고 어른의 삶이 되는 것도 아니다. 사실 그건 별로 중요하지 않지만 말이다."

읽기 전, 알쏭달쏭 한 문구를 책 뒤표지에 걸어놓은 저자의 생각이 궁금했다.

'어른'이란 주제를 철학적으로 풀어놓은 듯한 소설 '펭귄은 날지 않는다'라는 인물 간의 대화에 집중하게 되는 책이다. 주인공이 대학원까지 마치고 <농담과 대화연구>라는 대학교 강의 시간제 강사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일어나는 생각을 독자들과 사유한다.

주인공 문돌 강사를 중심으로 <농담과 대화연구> 강의를 듣는 학생인 동빈과 현민.

문돌이 자주 가는 단골 카페 붉은 벽돌의 직원이자 클래식을 전공하는 음대생 설,

문돌의 성장과정에 만난 여성 멘토 분들... 버스에서 만난 누나1, 대학교 특강에서 알게 된 누나2, 펭귄을 그리겠다고 결심하면서 만나게 된 미술선생이자 누나3 유현

소설 속에서 인물들의 대화는 깊이가 있어 보인다..

<농담과 대화연구> 강의에서 철학과부터 심리학과 다양한 학과의 학생들이 본인 의견을 토론하는 모습도 그렇고.. 물돌이 만난 여성 멘토 중 유현과 털어놓는 고민들.. 카페 붉은 벽돌에서 설과 나누는 이야기까지.. 복잡하면서도 진솔한 주제라 캐릭터들이 선명하게 느껴졌다.

대세를 따르기보다 본인의 관심사에 파고드는 문돌과 동빈, 둘에게서 비슷한 결이 보였다. 파고들기보다 효율적이고 핵심을 파악하길 좋아하는 현민의 모습도 인상 깊었다.. 다른 모습들이 강조되면서 긴장감을 형성하기도 하는데 그래서 더욱 대화에 나오는 갈등이 흥미로웠다..

'농담은 언어적 활동이지만, 농담을 위한 언어 표현은 없다' 전제로 이해하기 어려운 주장을 펼치는 문돌의 <농담과 대화연구>강의를 들으면서 쓸데없어 보인다고, 의미를 찾지 못했던 현민은 우연히 밖에서 취기 오른 문돌강사를 만나고, 주고받은 대화에서 임팩트를 받은 것 같다..

1) 최근에 타인이 내게 했던 농담 중 재미있었던 농담을 유머와 위트 개념으로 분석해 서술하시오

2) 최근에 내가 타인에게 농담했을 때 타인의 반응이 내 예상과 달랐던 사례를 서술하시오.

208P 문돌 교수가 중간고사 과제로 제출한 두가지 문제

중간고사 글쓰기로 제출한 내용에 그 에피소드를 넣는다.. 술에 취한 모습으로 학생을 만난 것이 민망했을 것임에도 현민이 강의 때 했던 날카로운 질문이 좋았다고 칭찬했던 말과.. 자신의 모습을 그대로 드러내며 "제가 지금 술을 한잔해서 혀가 조금 꼬였나 봐요"라고 한 말을 '농담'과 엮어 표현한다..


뭔가 개인적으로 이 에피소드가 나타내는 소설의 결이 MZ 세대 작가가 주장하는 가치가 드러난 것처럼 느껴졌다. MZ라고 너무 틀에 가두는 건 아닌가 싶지만 그렇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었다.

일반적으로 '어른'이라는 개념이 '꼰대'와 연결될 때가 많은 것 같다.

가르치는 입장과 가르침 받는 입장.. 인생 선배와 인생 후배로 갈리는 사이에 서로 선을 그어놓고 '침범하지 마'라고 으름장을 놓고 텃세를 부리는 순간들이 있다

나이가 쌓일수록 높아지는 자존심은 내 경험으로 타인을 판단할 때도 많다. 다른 입장을 받아들이기도 어려워진다.. 정말 지혜로운 어른으로 성장한다는 건 그런 게 아닐 텐데 말이다

<농담과 대화연구> 강의에서 현민은 교수의 전제에 반기를 드는 질문을 했다.. 교수 입장에서는 불편할 텐데.. 술 취한 모습을 들킨 상황에서 칭찬을 하는 문돌의 모습은 현민의 입장에서는 복잡 미묘하게 다가왔을 거다.. 심지어 뒤에서 문돌교수를 안 좋게 말했기에 말이다..

"청년의 삶으로 어른의 삶을 살 수 없고, 청년의 삶이 지났다고 어른의 삶이 되는 것도 아니다. 사실 그건 별로 중요하지 않지만 말이다"

읽고 나서 이 말이 그렇게 다가왔다.. 어른의 삶을 살겠다고 집착하는 순간 더욱 타인의 삶을 이해하지 못하고 내 세계에 갇혀버리는 게 아닐까 싶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말하는 '꼰대'처럼 말이다..

나는 언제까지나 잘못을 저지를 수 있고 무너질 수 있으며.. 내 입장이 틀릴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걸 받아들이고 묵묵히 살아가야 한다는 걸 말하는 걸까 싶었다.. 삶에는 어른이 되는 한 가지 방향성만 있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입장으로 무지갯빛 개성을 가진 사람들이 살아가기에 답은 없다는 걸 말하나 싶었다..

사람들은 새라고 하면 날 줄 알아야 한다고 하지만, 펭귄은 날 수 없는 새인 것처럼.. 하지만 수영할 수 있다..

참, 개인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우면서도 꼬꼬무의 생각을 하게 만드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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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서평은 담다스 서포터즈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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