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 히로부미의 계획 VS 안중근의 반격 - 교과서가 다 담지 못한 안중근 의거
류은 지음, 이강훈 그림 / 책과함께어린이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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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얼빈에서 일어난 '안중근 의거', 막연하게 십 몇 년 전 역사책에서 단편적인 사건으로만 기억하고 있는 내게 스토리텔링을 쫘악 나열해주는 이 책이 왠지 반가웠다.

나의 역사지식은 어린이 수준의 이해력을 가지고 있기에 이런 내 수준과 비슷한 분들이 읽기에 딱 맞는 쉽고 재미있는 역사책 하나를 소개하려고 한다. 그리고 뿐만 아니라 아이를 양육하면서 바른 역사관을 재미있게 심어주고 싶은 부모가 있다면 역시 추천하는 역사책 한권

이름하여 '이토 히로부미의 계획 VS 안중근의 반격', 책 내용을 살펴보면 중간중간 눈에 확들어오는 일러스트는 국제정세 비유를 찰떡같이 소화시켜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리고 책 속에서 일제시대를 들려주는 이야기체 형식으로 풀어가기에 왠지 부모님께서 잠들기 전 아이들에게 책 속 그림을 보여주면서 문체 그대로 읽어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미국','청','대한민국','일본','러시아' 다양한 국가들의 정세에 대해 이야기로 풀어내면서 들으니 역사가 딱딱하게 느껴지지 않고 오히려 물흘러가듯이 읽어 내려가게 된다.

그리고 또한 역사 속에서 일어나는 흐름들을 살펴볼 때 겉으로 보여지는 것, 그 이면의 의미에 대한 해석을 통해 더욱 역사를 깊이 있게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잘못 끼운 첫 단추, 불평등 조약

문제는 조선이 국제법을 전혀 모른다는 데 있었어. 협상은 일본이 이끄는 대로 흘러갈 수밖에 없었지. 조선은 일본이 요구한 조약 내용을 대부분 받아들였어. 강화도에서 체결되어 흔히 '강화도 조약'이라고 불리는 이 조약의 정식 명칭은 '조일 수호 조규'야. 조약의 주요 내용을 살펴 볼까?

제1조 조선은 자주국으로서 일본과 동등한 권리를 누린다

제4조 조선은 부산 외 두 곳을 개항하고, 일본인이 와서 통상하는 것을 허가한다

제7조 조선 바닷가의 섬과 암초를 조사하지 않아 매우 위험하므로 일본이 자유로이 해안을 측량하게 한다.

제10조 개항장 안에서 일어난 일본인의 범죄는 모두 일본 관원이 심판한다

일본은 조약을 맺기까지의 과정뿐 아니라 조약의 내용조차도 대부분 미국에게 당했던 그대로 따라했어.

얼핏 보면 제1조 내용 때문에 강화도 조약이 일본과 평등한 관계에서 이뤄진 것처럼 보일 수도 있어. 그러나 조선이 자주국임을 유독 강조한 것은 청의 간섭을 미리 막고자 하는 의도였을 뿐 결코 조선의 권리를 지켜 주려 한 것이 아니었어.

이 조약에 근거하여 일본은 이제 조선에서 마음껏 무역 활동을 벌일 수 있게 되었어. 또 조선 해안에 접근하여 군사 기밀을 포함한 여러 정보를 거리낌 없이 얻을 수 있었지. 일본인이 조선에서 범죄를 저질러도 아무런 처벌을 할 수 없게 되었고.

이러한 불평등 조약은 당시 서구 열강이 아시아와 아프리카를 장악하면서 쓰던 수법이었어. 일본은 그들처럼 식민지를 차지하려고 안간힘을 썼어. 1876년에 맺은 강화도 조약은 조선을 식민지로 삼기 위한 첫걸음이었지

32-33P


흥선대원군이 펼쳤던 쇄국정책이 무너지고 그 이후로 계속되는 강대국들과의 조약, 그 당시 약한 나라로써의 설움이 한가득 느껴지는 불평등한 조약의 연속들을 읽어내려가면서 과거 학창시절 역사시간에 얼핏 들어 안개처럼 희미하게 둥둥 떠다니던 단어, 개념들이 연결되기 시작한다.

어린시절 간간히 봤던 역사드라마 '명성왕후','경성스캔들' 등이 떠오르기도 한다.

또한 이 책의 내용 중 흥미로웠던 부분은 그 당시 역사 속 인물간의 생각차이에 대해서도 나타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동학농민운동을 주도한 '전봉준'과 '안중근', 비슷한 색을 가진 역사 속 인물처럼 보이지만 안중근 부자는 동학농민운동을 '조정에 대한 반란'이라고 평가하였다고 한다


그 무렵 곳곳에서 동학당이 벌떼처럼 일어나 외국인을 배척한다면서 관리들을 죽이고 백성의 재산을 약탈하였다. 보다 못한 아버지는 사람들을 모아 동학당에 맞섰다.

-<안응칠 역사> 중에서

<안응칠 역사>는 안중근이 의거를 일으킨 뒤 감옥에서 쓴 자서전이야. '안응칠'은 그의 어릴 적 이름이지


뭔가 우리나라의 아픈 역사 안에서 다양한 이해관계와 관점을 읽어내려갈 수 있어서 흥미롭게 보았던 역사책 '이토 히로부미의 계획 vs 안중근의 반격'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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