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를 위한 게임 취급 설명서 - 게임에 대해 궁금하지만 게이머들은 답해줄 수 없는 것들
최태섭 지음 / 한겨레출판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추억의 '애니팡','테트리스','프린세스 메이커', 지금은 바쁜 일상 속 게임을 위한 시간을 내는 건 사치라는 생각이 든다. 나이들수록 시간의 가치는 점점 무거워지고 값비싸지기에 뭔가 게임에 시간을 쓰는 건 낭비라는 생각이 자주 드니 말이다.

하지만 그렇기에 더욱 과거, 추억 속에 존재하는 '게임과의 시간'은 소중하게 느껴진다. 시간가는 줄 모르고 밤세워 했던 '애니팡', 꼭 왕자를 만나 공주를 만들겠다며 다양한 방식으로 양육하며 시간을 지새웠던 어린시절의 추억 '프린세스 메이커'


만약에 세상이 누구나 도태될 걱정 없이 경쟁하고, 시간과 공간과 돈 걱정 없이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하고, 누군가가 나를 속이거나 해치지 않을까 걱정하지 않고 우정을 나눌 수 있는 곳이었다면, 게임의 인기는 지금보다 덜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 대부분은 다 저런 이상적인 상황들과 정반대의 삶 속에서 전전긍긍하며, 물질과 시간과 마음 모두에서 다소 옹졸한 만큼의 여유만을 겨우 갖게 된다. 게임이란 결국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든 즐겁고자 하는 인류가 발전시킨 재미의 기술이다

43P


하지만 바쁘고 힘든 일상속에서 잠시 머리 속을 다른 곳으로 여행하고 싶다면 가끔 택하게 되는 '게임' 그 중독성이 무섭기 때문에 한번 손을 대면 멈추기 힘들 '재미'를 알기에 더욱 하기가 망설여지는 것도 있다. 나이들수록 삶의 우선순위는 현실적인 부분에 더욱 치중되는데 게임은 가끔 사람들을 비현실적인 것에 집중하게 되니 말이다.

'하하'

아직 삼십대면 젊은 나이인데 이런 내가 '나이 듦'에 대해 이야기하는게 뭔가 민망하기도 하지만 그렇다. 이런 게임의 가치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모두를 위한 게임취급 설명서', 그리고 내가 좋아했던 육성시물레이션 장르부터 'RPG','' 등 내가 몰랐던 장르까지 설명하며 게임의 그 광활함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다만 게임의 분류에서 친절하게 사진까지 삽입했다면 더 좋았을 걸 하는 아쉬움은 약간 있다. 내가 관심없는 분야의 게임에 대한 설명은 더욱 복잡하게 느껴져서 말이다.

그것을 제외하고는 '설명서'로써의 역할에 충실했다. 게임산업의 그림자에 대한 분석부터 많이 붙여서 이야기하는 '게임'과 '중독'에 대한 연관성을 이야기하며 내가 가지고 있는 편견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모든 취미는 궁극적으로 시간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의 문제다. 인간의 삶은 유한하고 시간은 언제나 모자란 것 같지만, 그것을 어떻게든 흘려보내고 때워야 할 때가 반드시 있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게임을 '시간낭비'라고 말하는 것은 가장 의미 없는 비난이다. 게임은 첨단 기술을 이용해 효율적으로 시간을 낭비할 수 있도록 고안된 것이다.

107P

두명의 심리학자가 집필한 <모럴컴뱃>은 게임이 온갖 악행의 기원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에 대한 본격적인 반론이다. 가장 직접적으로는 총기난사범 중 약 20%만이 이른바 폭력적 비디오 게임을 플레이했으며, 이는 미국의 또래 남자 고등학생의 70%가 폭력적 비디오게임을 습관적으로 플레이한 것과 대조적이다. 또 저자들은 게임을 통해 분비되는 도파민의 양이 페퍼로니 피자 한 조각을 베어 물 때 발생하는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며, 이것을 약물 등의 중독과 같이 다루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주장한다.

172P


여러가지 연구와 가설 속 결론은 결국 어느 한쪽으로 극단적이게 치우치지 않았다.


즉 게임과 폭력성 사이의 관계는 없지는 않지만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정도로 관측되지는 않았으며, 아이들이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기존의 관점과는 달리 오히려 청장년에게서 크게 관측되었고, 연구에 남성 대상자가 많을수록, 그리고 방법론이 허술할수록 영향이 크게 나타났다는 결론이다. 또 연구진은 기존 연구들이 "폭력적 게임"이 무엇인지도 제대로 정의하지 않았으며, 어떤 장르의 어떤 게임인지조차도 명시되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173P


결국 게임 그자체도 역시 어떤 사람을 만나고 그 사람에게 어떤 역할을 하느냐에 따라 독이 되기도 하고 취미의 중요한 도구가 되기도 한다는 것.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