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시티 Rome City - The Illustrated Story of Rome
이상록 지음 / 책과함께 / 2021년 9월
평점 :
품절


읽기 전 로마는 나에게 막연하게 멋이 있는 도시였다.. 워낙 많은 사람들이 그 역사를 이야기하지만 세계사에 관심없는 나에게는 왠지 이름만 흐릿하게 기억하고 있는 도시..

뭔가 기독교인이기에 교회 주일설교에서 많이 등장하는 도시이기도 하다. 목사님께서 성경속에서 자주 등장하는 인물인 사도바울 역시 로마사람이기도 하고, 신약성경 배경에 대해 설명하면 자주 나타난다. 그러기에 친숙한 듯 누가 설명하라고 하면 잘 모르겠는 도시?

그런 애매함을 깨뜨린 책 한권 '로마시티 (ROME CITY)', 그 도시가 주는 광대함이 있는데 500P 넘는 책의 스케일이 그 부분을 생각해보게 만든다.

분명 내 삶과 큰 연관성도 없고, 큰 접점이 없지 않을까? 라는 질문을 던졌는데 그 역사를 살펴보면서 내가 자주접 했던 문화와 말들이 로마와 연결되어 그 문화의 존재감을 크게 느끼며 읽어내려가게 된다.

포룸로마눔의 페허 중에서 개선문만큼 강한 영향력을 발휘했던 존재는 없을 것이다. 개선문은 어떤 존재가 정점에 올라 위대한 의미를 가지게 된 순간을 선언하는 관용적 표현으로 자리 잡았다. 로마에 가보지 못한 사람이라 해도 어디선가 개선문을 보았을 테니 말이다(파리의 에투알 개선문이나 한국 독립문도 로마 개선문의 변형이다

165P

로마인들의 많은 공감을 받았을 라틴어 구절인 "카르페 디엠"은 오늘날까지도 유명하다

오늘을 즐겨라, 뒷날은 최소한으로만 생각하고 -호라티우스(1세기 시인)

168P

그렇게 로마에 대해 알게 될수록 친근하게 느껴지며, 그 로마 속의 위인들의 이야기를 읽어내려가며 왠지 모를 감탄을 하게 된다.

특히 인상깊었던 로마 정치인 '카이사르'에 대한 이야기.

이는 카이사르의 절묘한 한 수였다. 폼페이우스와 크라수스는 오랜 정적이었기 때문에, 만약 카이사르가 한쪽하고만 손을 잡을 경우 다른 쪽과는 적이 되는 상황이었다. 그러면 머리가 두 개밖에 안 될뿐더러 나머지 하나는 맞서야 할 적이 될 터였다. 카이사르는 폼페이우스와 크라수스의 속내를 간파하고 둘을 화해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로써 정치력, 재력, 군사력, 명성, 지지 세력 등 그 어느 것에도 빈틈이 없는 완벽한 존재가 탄생했다. 훗날 이 은밀한 연합을 알아챈 어느 원로원 의원은 경악하면서 '머리가 셋 달린 괴물'이라고 말했다. 어떤 연구자들은 공화정이 사실상 이때 종말을 고했다고 보기도 한다.

107P

로마 공화정이라는 정치제도 아래 '원로원'의 권력이 강해질 수도 있는 상황 속, '카이사르','폼페이우스','크라수스' 3명이 본인들의 목적을 위해 합치기로 하는데 원래 카이사르를 제외한 폼페이우스와 크라수스의 사이가 좋지 않았다고 한다..

이런 3명이 함께 동행하기 힘든 상황, 두명이 대립하는 상황에서 힘을 모은다는 것, 참 힘들텐데 보통 '머리가 아니구나!'라는 느낌을 받는다.


 

이렇게 펼쳐지는 로마의 역사, 그리고 그 도시가 주는 매력,, 과거의 고적들과 현재가 함께 공존함을 알게 될수록 빠지게 만든다.


자본과 유행을 따르자면 트레비 분수나 콜로세움 옆에 호화로운 호텔이나 거대한 쇼핑센터나 테마파크 따위를 세우고, 테베레강 근처를 고급 주거지나 빌딩 숲으로 조성할 일이다. 그랬다면 로마는 더 세련되고 편리하고 부유한 도시가 되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러지 않았다.

오늘날까지 전 세계의 많은 방문자가 시야를 가리는 방해물 없이 콜로세움의 위용을 온전히 느끼고, 스카이라인에서 미켈란젤로의 돔을 바라보고, 옛 시대의 풍경을 상상하며 거닐 수 있는 것은 그런 '의도된 포기'덕분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서가 아니다.

실제로 로마는 성실히 자신만의 삶을 영위하고 있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건축물도 약화되고 손상되기 때문에 자주 손을 봐줘야 한다. 귀하고 오래된 존재들이라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불안한 징후가 드러났을 땐 이미 늦은 것이므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해서 아무것도 하지 않아서는 안 된다.

문화재 관리는 대개 눈에 띄지 않는다. 구멍 난 항아리에 계속해서 물을 붓는 격이랄까, 부지런히 새 물을 부어야 그나마 현상 유지가 된다. 조상들에게 물려받은 유산, 즉 항아리가 클수록 부어야 할 물의 양도 그만큼 많아진다.

53P

몇 년 전 우리나라 인사동에 대해 이야기하던 기사가 떠오른다.. 거대한 자본에 가려져 전통이 훼손되고 퇴색되고 있는 것 같다는 우려의 기사....., 그와 대조되는, 전통의 맥을 이어가기 위한 로마의 모습..

그 문화의 매력에 괴테도 심취하여 이렇게 표현했다고 한다.

마침내 나는 이 세계의 수도에 도달했다! 만일 내가 좋은 길벗과 함께 아주 견식 있는 사람의 안내를 받으며 15년 전쯤에 이 도시를 구경할 수 있었더라면 나를 행운아라 불러도 좋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 세계의 수도를 안내자도 없이 어차피 혼자서 방문할 운명이었다면, 이렇게 뒤늦게나마 이러한 기쁨을 선물받을 수 있어 오히려 다행이다.

내가 로마 땅을 밟게 된 그날이야말로 나의 제2의 탄생일이자 나의 진정한 삶이 다시 시작된 날이라고 생각한다

37P

나 역시도 이 도시를 방문하여 오감으로 직접 느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가고 싶은 여행지 하나가 더 추가된다.

https://www.lees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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