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읽는 시간
이유진 지음 / 오티움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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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인생을 축제처럼 살기 위해 죽음을 공부하기로 했다."

심오한 부제가 인상깊은 '죽음을 읽는 시간',


미국의 호스피스 완화의료 전문가가 된 최초의 한국인 정신과 의사. 이유진 작가님이 '죽음'이라는 목적지를 향해 달리는 사람들에게 보내는 편지와 같은 책이다..

왠지 죽음과 가까운 '호스피스 완화의료 전문가'로써 '죽음'을 너무 어려워하는 사람들에게 보내고 싶은 메시지가 가득해 보이는 데 , 작가님의 따뜻한 표현력에 많은 위로를 받았다.

나 역시 10~20대를 지나면서 어두운 방에서 , 혹은 백수가 되고 풀린 긴장감에 몸이 아프기 시작한 나날 들 ... 수많은 '죽음'을 묵상했던 지난 날이 떠오른다..

일단 긍정적인 의미는 아니었다... 하지만 이 저자분의 책을 잃으면서 무의식 깊은 곳에 긍정적인 의미는 아니지만 마냥 부정적으로 보지말고.. 긍정과 부정 그 사이에서 줄다리기 하다보면 어느순간 묵묵하게 받아들이게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생각해보면 대중매체, 혹은 주변에서 '죽음'과 가까운 사람들 중 '어떻게 저렇게 버티지?'라는 생각을 할 때가 많은데 이 책을 통해 그 분들이 표현해내는 묵묵함 전에 수많은 몸부림과 함께한 과정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괜히 죽음의 5단계 이론이 나온 것이 아니다..(1.부정 2.분노 3.타협 4.우울 5.수용)

삶의 의미를 찾거나 의지를 갖지 못했으니 살아있는 동안의 삶이 이미 존재하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라 느끼기 때문이다. 참된 자아, 진짜 나를 망각하고 사는 사람은 결국 모든 것을 잃는다

37P

그리고 '죽음'이라는 것을 향해가는 인생여행의 모든 여정을 생각할 때..,죽음은 순간이지만 그 여정은 길다는 것을 떠올리며 ..살아있는 자신의 모든 순간에 집중해보는 연습이 필요하지 않나? 라는 질문을 던져본다.

워낙 사람은 사회적인 동물이기에 다른사람들의 눈치에,, 기대에 자신을 바라보지 못할 때가 많으니,, 특히 한국사회가 그런 느낌이고.. 나 역시 그런 사람이기에 말이다

앞서 말한 '살아있는 자신의 모든 순간에 집중하는 연습'을 책 속에 찾아 몇가지 나열해 보자면

1. 꿈에 있어서도 너무 욕심내지 말고 오늘 하루 내가 할 수 있는 분량을 꾸준히 해내고 감사하는 것..

나는 별로 내세울 것 없이 그저 오늘 주어진 몫을 그럭저럭 해내는 삶을 사랑하는 법을 배웠다. 잘 해내지 못하면 큰 일이 나는 줄 알았는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성취에 목매지 않고 훌륭함과는 거리가 먼 오늘, 기본만 하고 살아도 충분히 바쁘고 충만하다. 이만하면 됐지 싶다.

45P

미래의 꿈을 좇는 삶도, 지금 여기를 사는 삶도 똑같이 가치 있는 삶이라는 것을, 행복은 내 안에 있고 나다움 속에 있다는 것을. 내게 주어진 삶을 사랑하고 나를 사랑하는 일, 그것만이 중요하다는 것을. 나는 이미 잘 살고 있다는 것을.

73P

성취에 중독되지 말고 오늘을 기뻐하며 살아갈 수 있을 정도로 나의 기대를 낮춰보는 것.. 게으른 것이 아니다.

2. 순간의 내 감정을 표현하고 정리하는 방법에 대한 연구

감정은 무의식과 맞닿아 있어서 우리가 알아채지 못하는 사이에 행동의 변화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59P

인생에 여러가지 관계 속 역할에 책임감을 가지고 있는 경우,, 왠지 자신의 감정에 둔하게 반응할 때가 많다.. 이 책에서 나온 사례들만 보아도 그렇다.. 대장암에 걸려 치료를 거부하는 60대 노년 주부,, 그리고 자신이 공부하는 만큼 따라주지 않아 일 중독에 빠지는 의사 등.....,

그의 하루는 온통 일로만 채워졌다. 그에게 일 이외의 삶이란 없어 보였다. 친구도 가족도 만나지 않고 오로지 주어진 일을 잘 해내는 데에만 모든 노력을 쏟아부었다.

81P

내 감정이 소중하다는 것을 알아야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에 대한 신중한 고민과 노력이 따라오는 것을 기억하며 오늘날 나의 감정들에 민감하게 반응해보자..

3. 지금 내 주변의 소중한 관계를 이어나가기 위한 노력

역동적인 시간의 흐름 속에 사는 우리는 성숙과 퇴행을 반복하며 끊임없이 변하는 존재다. 우리가 변하면 우리가 맺는 관계 역시 변한다. 그러므로 친밀하고 만족스러운 관계를 유지하려는 노력은 평생 계속되어야 한다. 역시 불로장생의 비법은 결코 쉽게 얻어지지 않는다

91P

연인이든 친구든 가족이든 그 관계를 지키기 위해 하는 모든 노력.. 서로가 배려를 배우기도 하고 그 가운데 이해못해 무너지기도 하겠지만 어떤 인격적인 성장이 일어날 것이다..

그리고 그 인격적인 성장은 내 주변에 어떤 사람들이 모이게 될지를 결정하게 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예를 들어 교회공동체를 생각해보자.. 신앙을 기반으로 모인 공동체지만 그 안에도 수많은 결점을 가진 지체들이 있다.. 그 결점들이 관계 안에서 가시로 진화되어 서로에게 상처 줄 때도 있지만 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화해의 손길을 건내기도 하는 등 여러가지 노력을 한다..

그럼에도 이어지지 않는다면, 부정적인 결과로 보여지지만 '먼저 관계의 지속을 위해 노력한 사람'은 자존심 굽히고 먼저 다가서는 것에 대한 내성을 키우는 시간이 됬을 것이다.

또 반대로 화해의 손길에 대한 반응이 긍정적이었다면 그 관계는 더욱 끈끈해 질 것이고 왠지 서로의 소중함을 더욱 느낄 것 같다.

그렇게 쌓인 관계는 단단해지고 나의 현재 삶에 집중할 수 있도록 좋은 영향력을 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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