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브레이와 프리셰파가 발로 찬 것은 흑연 조각과 방사능 연료였다. 이 물질들은 사방으로 방사능을 뿜어댔다. 방사능 측정 장비나 보호 장비를 갖추지 못한 소방관들이 먼저 방사능에 오염되었다. 이들은 일상적인 화재를 진압하고 연기가 가득한 방이나 건물로 뛰어드는 훈련만 받았었다. 소방서가 발전소 바로 옆에 있었지만 아무도 이들에게 방사능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 가르쳐주지 않았다.(138P 2부 지옥불)'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가 폭팔하고 난 뒤, 소방관들의 이야기... 그들은 그져 자신의 업무에 충실했을 뿐이다.
<체르노빌 히스토리>, 체르노빌 원전 사고 생존자인 '세르히 플로히'라는 분께서 쓰신 논픽션이다..
사실 처음부분, '공산당대회','체르노빌로 가는 길','원자력 발전소' 이렇게 3장으로 이루어진 1부 '약쑥'은 나에게 어려웠다. 수많은 정치인들의 이름이 나오고 원전사고 일어나기 전 이야기들이 주를 이루는데 머리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그리고 내가 몰입하기 시작했던 부분은 바로 이 글의 처음에 소개한 2부.. 원전이 터지고 나서 소방관들의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부터였다.. 왠지 1부는 원전사고의 배경을 말하며 그 정치인들과 정치적인 것을 이야기하며 그 부실함으로 인한 결과가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이후부터 설명하는 듯한 느낌인데.. 그게 너무 처참했다..
대중매체, 혹은 유튜브에서 많이 보았던 '방사능피복'의 무서움... 그 당시 소방관들은 아무것도 모른체 그 '지옥불'에 뛰어 들어갔다는 내용이 왠지 모르게 소름돋았다..
소름돋는 것을 넘어서 가슴 아픈 것은 그 소방관들의 가족이야기였다.. 임신한 아내, 아들 등.... 소방관 개인의 건강을 넘어서 가족들의 삶까지 송두리채 파괴해버린 '체르노빌 원전 사고'
"류드밀라는 절망했다. 그녀는 아는 의사를 발견했다. "나는 앰뷸런스에서 나오는 그녀의 흰 가운을 붙잡고 말했다. '나 좀 들어가게 해주세요!""그럴 수 없어요. 그의 상태가 좋지 않아요. 모든 사람이 다 그래요." 류드밀라는 애원했고 의사는 결국 허락했다. "그의 몸이 온통 부어오르고 눈이 튀어나와 있었다"라고 류드밀라는 회상했다. 그녀는 바실의 눈을 거의 볼 수 없었다. 류드밀라는 남편에게 어떻게 도와주면 좋겠냐고 물었다. "여기서 나가, 빨리 가! 당신은 아기를 가지고 있잖아!" 그는 가느다란 목소리로 말했다. "빨리 나가! 아기를 구해야지!(148P 2부 지옥불)"
그 사고를 접한 평범한 사람들부터 그 사고와 연관된 정치인들, 관리자 들의 이야기까지 저자분은 '논픽션' 장르로써 현실적으로 정리해나가며 '재난에 대처하는 국가의 대응 방식'이라는 부제를 거신다..
'체르노빌 원전 사고' 그리고 왠지 오늘날 재난이라고 불리는 '코로나 사태', 그리고 이웃나라 일본에서 일어난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내 머리 속에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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