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원 교수의 한국과학문명사 강의 - 하늘·땅·자연·몸에 관한 2천 년의 합리적 지혜
신동원 지음 / 책과함께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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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와 '과학' 이 두가지를 놓고 보았을 때 은근히 그런 편견이 있었다.. 800P 넘는 이 책을 바라보며 그만큼 과거 '한국사' 안에 '과학'이야기가 가득할 수 있을까? 라는 질문 속에 숨겨진 '우리조상들의 지혜'에 대한 편견 말이다

지금이야 워낙 과학과 기술이 발달되어 할 수 있는 것이 많다는 것을 생각해본다. 그리고 그렇기에 많은 사람들은 오늘날의 과학과 기술이 발달되어 오기까지 과거 스토리 과정을 무심하게 지나치게 될 때가 많은 것 같다.


현대과학을 잣대로 그에 상응하는 옛것을 파악하고 재단하는 현재주의적 태도입니다. 한국문명은 과연 진정한 과학을 일궈냈는가? <조선과학사>에서 홍이섭은 방대한 검토의 결과, 한국의 과학 분야도 다른 사회 현상과 마찬가지로 정체되어 있엇고, 퇴퇴하는 경향을 밟은 것으로 의심되며, 경험적인 활동만 존재했기에 이론과 방법을 특징으로 하는 유럽의 과학기술과 같은 것을 낳지 못했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이러한 역사적 의의를 캐내는 데 의미를 두지 않은 전상운이나 리용태, 또 <조선기술발전사>의 저자들은 한국의 과학과 기술의 '창의성' 또는 '자랑거리'를 찾아내어 역사적 가치를 부여하기 위해 노력했는데, 그 창의성 또는 자랑거리를 판단하는 척도는 현대과학이었습니다. 얼마만큼 근접했는가? 또 그것을 일구는 데 들어간 경험 또는 관찰이 얼마나 정교하고 훌륭했는가? 아니면 얼마나 일찍부터 등장했는가? 이런 접근법은 근거도 없이 일국의 과학을 깔보는 이방인을 깨우쳐주거나, 아이들에게 과학교육을 좀 더 효과적으로 제공하기 위해서나, 일국의 국가적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 가치 있는 작업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과학문명사 27-28P

현실의 최첨단을 바라보며 감탄하지만 과거 조상들이 남겨논 발자취에는 과거로만 바라보게 되는데 나 역시 그런 사람이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런 무지함을 가지고 있는 나 자신을 되돌아 보게 되었다.

이 시기에 삼국이 과학기술을 일본에 전파한 사실을 잊어버려서는 안되겠지요. 4세기에서 8세기에 걸쳐 한국은 다른 문물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중국으로부터 과학기술을 습득하여 우리에 적합하게 만드는 한편, 이러한 과학기술을 다시 약간의 시차를 두고 일본에 전파했습니다.

한국과학문명사 33P

먼 과거 그 당시, 우리나라가 가지고 있는 '과학기술'은 다른 나라에서 우리나라로 건너와 독자적으로, 발전해서 일본에게 까지 건낼 수 있었다는 수준이었다고 한다. 이런 부분들을 읽으면서 참 우리나라의 역사에 자부심을 가지게 된다. 그리고 그 자부심은 오늘날 사람들에게까지 꾸준한 관심을 불러올 수 있겠지?

갑자기 '고려청자' 역시 떠오른다.. 어린학생 때 국사를 배우며 보게 된 '고려청자'의 아름다움에 놀랐었다.. '먼 과거에 도대체 어떤 방법으로 그런 아름다운 빛갈의 청자를 만들 수 있던걸까?!'라는 감탄을 품었었다.

이순신 장군님의 '거북선' 역시 대단한 과학기술로 만들어진 작품이 아닌가, 거북선뿐만이 아니라 '명량대첩'을 생각해보면 10여척의 전선으로 적 함대 133척 중 31척의 전선을 무너뜨리며 크게 승리하지 않았나..오늘날의 많은 아시아 학자들이 이를 연구한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었다.

참 이렇게 과거의 과학기술들을 떠올려보니 그 고유의 지혜와 아름다움이 느껴져 가슴속에 아련하게 맴도는 것 같다.

그리고 이 책에서 또한가지 재미있게 읽었던 부분.

우리나라 고인돌은 고고학, 역사학은 물론 천문학 연구 면에서도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도항리 고인돌을 보면 동그라미들이 새겨져 있고 구멍도 여러 개 있습니다. 오랫동안 사람들은 이런 구멍을 그저 신비롭게만 여겼습니다. 위인이 알에서 태어났다는 전설과 연관되었을 거라 생각 한거죠, 그런데 가만 보니 이구멍들이 하늘의 별자리인 겁니다. 관측기구가 없던 시절이라 당시 사람들은 맨눈으로 밤하늘을 보고 눈에 잘 띄는 별자리를 새겨 넣었을 겁니다.

51P

오늘날에도 수많은 별과 달이 새겨진 밤하늘이 참 아름답고 신비하게 느껴지지만, 과거 사람들에게 역시 밤하늘 별과 달의 광대한 신비함에 매료되었던 것이겠지? 라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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