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들의 집
래티샤 콜롱바니 지음, 임미경 옮김 / 밝은세상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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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소설이 좋다. 소설이라는 것이 가상의 세계 속 이야기이지만 서도 안에 현실문제들을 담아낸 '여자들의 집'과 같은 책 말이다. 내용 안에서 나오는 이야기들을 통해 독자인 나까지 현실 속 문제들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만드니 말이다.

구체적으로 '여자들의 집'에서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여성들의 연대와 그들이 자기권리를 지켜나가는 과정'이라고 간략하게 설명하면 되는 듯 싶다.

그리고 잠시 소설 속 등장인물 중 내용을 이끌어가는 핵심인물에 대해 잠시 설명하려고 한다. 먼저 '블랑슈'라는 프랑스 구세군 사령관은 실존인물이라고 한다.소설 속에서 그녀가 한창 활동할 당시 프랑스에서는 여성이 바지 입는 것을 불법으로 해 놓았다고 한다. 그만큼 폐쇠적인 배경에 겁먹지 않고 자유롭게 자신의 소명에 따라 행동하려 했던 사람으로 나타나는데 그녀가 가진 당돌한 매력과 그를 압박하는 사회적 배경을 읽어 내려나가면 나 역시 좋은 도전을 받게 된다.

그리고 이 책에서는 '블랑슈' 말고도 또 다른 핵심인물인 '솔렌'이라는 여자가 나온다. 그녀는 법조인으로써 열심히 일하다가 의뢰인의 투신자살로 번 아웃을 겪게 되는 인물이다. 그로 인한 정신적인 충격은 병원까지 찾아가게 되는데 병원에서 해주는 조언 '자원봉사를 하며 삶의 의미를 찾아라'는 말에 어릴적부터 좋아했던 글쓰기와 관련된 '대필작가'를 하게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이다. 삶에 치이고 상처를 가진 여성들이 생활하는 '여성궁전(여성전용쉼터)'에서 대필편지를 쓰면서 말이다.

'솔렌' 그녀가 과거 법조인으로써 일하며 만나는 사람들은 경제적 여유를 가진 사람들이었다. 무엇보다 변호사가 받는 의뢰비를 생각할 때 인권변호사가 아니라면 주로 중상류층 사람들을 만나왔을 것이다. 소설 속에서도 그렇게 표현되어 있는데.. 그랬던 그녀가 여성으로써 많은 상처를 받았던 사람들 곁을 지키면서 일어나는 심적인 변화들을 읽다보면 집중하게 만든다.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뉴스에서 벌어지기도 하고 현실을 반영한 이야기들을 마주하면서 고민하는 그녀의 심적인 변화가 말이다.

참 처음에는 솔렌을 경계하는 여성궁전 거주자들과 단절된 관계에서 차츰 솔렌이 같은 사람이자 여성으로써 가진 어려움에 힘을 보태고, 거기다 솔렌은 거주자 중 한 명 앞에서 자신이 전남자친구 제레미에게 상처받았던 이야기까지 하며 자신이 마음을 여는 관계로까지 발전한다. 참 그런 전개에 있어서 작가분이 담백하게 전달하는 문체는 내 마음까지 뭉클하게 만드는 것 같다. 소설 속에서 남의 시선을 신경쓰며 법조인으로 살아왔던 솔렌이 그런 자신에 대해 질문을 던지며 진행하는 스토리는 왠지 나에게도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위로와 나 자신을 되돌아봐야 한다는 성찰동기를 준다.

나 역시 나를 되돌아보지 않고 주변의 시선에 의식을 많이 하는 사람으로써 30 넘어서까지 내가 지금 있는 길이 너무 '수동적이었던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니 말이다.

참 지금 현실을 보면 여성인권이 많이 좋아졌다고 이야기 하지만 내 자신 자체가 수동적으로 나에 대해 고민해 보지 않고 타인의 시선을 따라간다면 결국 나의 인권을 지켜내지 못하고 여성으로써 나의 삶에 스스로 상처를 줘버리는 날이 올 것 같다는 생각 역시 해보게 된다.

참 솔렌이라는 인물은 왠지 나와 동질감을 많이 느낀 인물이었고, 블랑슈의 에너지는 닮고 싶은 인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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