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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만나는 시간
달꽃 지음 / 달꽃 / 2018년 6월
평점 :
요즘은 시집이 좋다. 복잡하게 등장인물들 간의 관계와 배경을 생각하게 만드는 소설, 그리고 어떻게 해야 내가 성장할까? 라는 질문과 함께 계획을 정리해야 할 것 같은 자기계발서, 그리고 그외에 저자가 전하고자 하는 의도를 고민해보게 만드는 비소설류와 달리 시집은 간결하면서 나의 감정과 감성에 집중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그리고 예전에 어떤사람이 책을 읽는다는 것은 인내심을 키운다는 것이라고 말하는데 시집은 예외같이 느껴진다. 나쁜 의미가 아니라 시집 안에 소개된 단편적인 시들을 보고 공감이 되면 조금 더 묵상하고 마음이 안 가면 그냥 그대로 가볍게 흘려보낼 수 있다. 그래서 좋아한다. 머리 식힐 때 읽기 좋다는......ㅎㅎ
그리고 무엇보다 오늘 마주한 '우리가 만나는 시간'은 예쁘고 재치있는 감성의 글들이 가득하다. '달꽃'이라는 예쁜 이름을 출판사로 내건 '달꽃출판사'와 왠지 잘 어울리는 분위기의 시집이다.
'이육사','임가영','조진호','이상','이소영','김새봄','차시진','윤민','한용운','운하','박성호','장서준','윤동주','정인준','서동오','정유진','박지환','김경훈','김소월','김이삭','신혜진','이소연','김글리','장준영','문정운,'인썸','륜','김찬여름','조온슬','조은정','김지윤','조승완(완두),'연유','박진서','차현경','별똥이와 하똥이'
다양한 사람이 참여한 시집은 중간중간 우리에게 낯익은 위인도 보인다. '이육사','이상','한용운','윤동주' 등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가 일제시대 우리의 감성을 적셨던 위인부터 현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까지 합세하여 '우리가 만나는 시간'을 그려나간다
<우리가 만나는 시간>
시는 시간을 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 사람의 과거와 미래, 순간의 느낌, 사물에 대한 생각 등...
짧은 시 한 편엔 무한의 시간을 담을 수 있다고..
우리는 서로를 잘 모릅니다.
얼굴한번 본적 없지만 시를 사랑해서 시 때문에 모였고.
시로써 하나의 책안에 연결된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시와 시 사이(詩間)'라는 뜻과
'시간(時間)의 중의적인 의미로 지었습니다
이런 따뜻함이 느껴지는 중의적인 의미의 시간.. 너무 마음에 든다. 항상 내가 인지하는 시간은 화살과 같이 빨리 지나가고 계획을 마무리하기 위해 놓지말아야 할 의미로 여유가 없을 때 많이 쓰는데 여기서 쓰이는 시간에는 사람들의 추억을 되돌아보며 현재 내가 느끼는 감성을 잊지않고 미래에 나에게 올 감정들을 소중히 여기게 만드는 힘을 가진 것처럼 느껴진다.
그리고 그런 힘을 가진 시를 읽다보면 주변에 내가 놓치고 있는 것들의 소중함 역시 되돌아보게 만든다. 아무생각없이 흘려보냈던 봄이 주는 생명력부터 여름의 밝고 경쾌함까지.... 그리고 시가 가지고 있는 함축성을 이용해 귀여운 삼행시로 마음을 표현하는 사람들의 시는 꼭 문학성이 강조되지 않아도 나오는 독특한 매력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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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있는 남자가 소개팅가는 짝사랑녀과 주고받는 듣한 대화는 함축적이면서도 유쾌하다. 왠지 요즘 인터넷에서 많이 보는 듯한 느낌에 신선하기도 하다. 약간 하상욱 시 느낌?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