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순' 이분이 82년생 김지영과 같은 나이 또래이신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여성이 사회생활에서 활약하기 어려운 시대에 겪으신 경험담을 접하면 왠지 '82년생 김지영'이 떠오른다
아무래도 여성최초로써 겪는 어려운 시대상황이 82년생 김지영 시대상황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였다. 82년생 김지영은 자신 앞에 주어진 기회를 놓치고 신병이 찾아와 좌절하지만 윤여순이라는 저자분의 삶은 반대로 흘러가는 듯하다.
2000년에 LG인화원에서 최초로 LG그룹 최초의 여성 임원이 되었고 상무와 전무직을 거치며 HR 부문의 성장과 혁신을 주도한 저자. 왠지 소개란만 봐도 엄청난 추진력을 가지고 있을 것 같은 느낌이다. 그리고 이런 추진력과 힘을 가진 여성분의 스토리를 읽고 있으면 나에게도 열심히 살아야 겠다는 동기부여를 가득 불러일으킬 것 같은 예감이 든다. 그런마음으로 집어든 '우아하게 이기는 여자'
그리고 편안한 것을 좋아하고 도전을 두려워하는 내 성향상 이런 진취적인 여성의 스토리는 내가 쟁취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하기에 매력적으로 느끼게 된다. 왠지 미래 40대의 내 모습을 생각했을 때 어느정도 회사에서 중간리더로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은 해본적이 없어서 말이다. 그리고 저자의 이런 성향을 불러일으키는 마음가짐, 즉 저자의 속마음을 읽다보면 내가 보지 못한 새로운 세계를 발견한 기분에 흥미롭다.
또 '일 잘하는 여자가 절대 포기하지 말아야 할 것들' 이라는 부제에서 저자의 집념(좋은의미의)이 느껴지기도 한다.
참 읽으면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부분이 있다. 그것은 결혼을 하고나서 육아와 일을 두가지 병행해야 하는 상황에 있어서 저자가 내린 판단력이 인상깊었었는데..일하는 엄마에게 불만을 가진 아이에게 저자는 약속을 한다. 일은 계속 하되 시간을 정해서 아이의 이야기를 꾸준히 들어주겠다고.... 그리고 저자는 회식이 있던 야근이 있던 일 끝나고 아이의 말을 들어주는 약속을 지속해나간다. 이런 일과 육아 양쪽에 있어서 나름의 현명한 판단으로, 그리고 꾸준함으로 가정의 어려움을 풀어나가려는 저자의 노력을 보니 양육이란 것이 항상 정해진 틀이 있는 것이 아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에는 많은 유형의 아이들이 존재하고 그 아이들을 사랑으로 보살피는데 있어서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좋긴 하겠지만 그것이 정답은 아니라는 것. 시간이 많지 않아도 타협을 해 나갈 수 있는 부분이구나 라는 융통성(?)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어서 인상깊었다. 뭔가 내가 생각했던 올바른 양육방식과는 다르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틀린 것은 아니었다는 것.
그리고 그 외 저자가 직장에서 하는 일은 사내교육 담당이었는데 그 일을 진행시키고 안정화시키기 위해 일어나는 일들을 살펴보면서 몰랐던 것들에 대해서 많이 알게 된다. 예를 들면 보통 외부강사를 많이 쓰던 점에서 내부강사로 바꾼다는 점이 기업문화에 있어서 그렇게 큰 변화인 것을 몰랐다. 지금이야 사내교육이 많이 활발하고 다양한 느낌인데 2000년대만 해도 기업에서 교육의 위상은 미미하고 낮았다고 한다. 그리고 이 책에서 신입직원 교육에 대해 설명하며 드러나는 대기업에 대한 이야기는 치열함이 제대로 느껴지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