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증' 왠지 나에게는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진듯한 느낌을 주는 장애증상, 그 이상으로 구체적으로는 잘 모른다. 장애인활동지원센터에서 근무한지도 이제 6개월차이고, 실제로 자폐증을 가진 장애유형 이용인분과는 대면한 적이 많지 않아서 가끔 센터에 방문하시는 이용인분이 무언가에 불안하신지 소리를 치시는 모습만 몇번 보았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사실 나도 예전에 내가 어느정도 자폐성향을 가지고 있지 않나? 싶은 생각을 가진 적이 있었다. 여러가지 힘든상황으로 인해 타인에게 무관심하고 주변환경의 변화에 불안을 많이 느꼈던 나의 상태를 생각하면 말이다.
참 그렇게 생각해보면 '자폐증'이라는 단어가 나에게 멀게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 가깝게 느껴지기도 한다. 생각해보면 사람들은 누구나 약점을 가지고 있는 존재이기에, 존재 자체가 생명인 것을 생각하면 사람사이에 누가 더 높은 가치를 가지고 있고 낮은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매길 수 없는 것이 사람의 가치이기에 말이다.
그런 생각을 가지고 읽어내려간 이 책은 모성애 가득 담긴 엄마의 마음이 드러난 책이었다. 그리고 내가 자폐증에 있어서 어떤 마음가짐으로 대하면 좋을지 조금 더 여유를 가지고 바라보게 만든다. 참 이렇게 글로는 서로 같은 가치를 가진 존재라고 하지만 서도 만약 내 앞에 자폐증 자녀로 힘들어하는 이용인분이 계신다면 안절부절 어떤 말을 건내야할지 당황스럽기만 할 듯 한데, 이 책에서 직접 자폐증 자녀를 겪고 있는 주인공분의 이야기는 내가 그 분들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움을 받은 느낌이었다.
자폐증 자녀 부모님이 살아가면서 겪는 일반적인 아이들과의 비교, 그리고 그를 통해 드는 부정적인 생각, 하지만 다른 선배들이 건내는 위로는 '그래, 자폐증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보는 세상은 내가 보는 세상이랑 틀린 게 아니야, 색다른 방식일 뿐인거야'라는 관점을 나에게 선물한다.
그리고 아까 말했던 센터에서 소리지르는 자폐증 이용인분을 보았을 때 그 분이 소리지르는 이유에 대해 조금 더 깊게 생각해보게 된다. '자폐증은 청각에 예민할 수 있다는데 주변 소리가 예민하게 느껴지셔서 그런건가?' 등의 질문을 나에게 던져보기도 한다.
또 이 책에서 나오는 자폐증 훈이의 어머니는 미혼모이신데 힘든 상황 속에서도 무너지지 않고, 아니 무너지면서 또 희망을 가지기위해 노력하고 반복되는 이런 모습들을 읽으며 나의 마음도 올라갔다가 내려가기도 하고, 그러면서 남는 감동의 여운은 아마 엄마의 사랑이 느껴져서 일 것 이다.
그리고 참 이런 육아관련 서적을 읽으면 자주 나오는 부모의 마음들이 있다. 왠지 자신이 무엇을 잘못해서 아이가 잘못되지 않았나 싶은 '죄책감', 이 책에서 역시 훈이 어머니는 자신의 과거를 되돌아본다. 아이를 임신했을 때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이래서 훈이가 그러나, 저래서 훈이가 그러나..
참 이런 엄마의 모습은 그만큼 아이에 대한 애정과 책임감이 크기에 나오는 모습이겠지? 싶다.
하지만 과연 자폐증을 가진 자녀를 둔다는 것은 마냥 부정적인 의미인 것일까?
옮긴이의 글에서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