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살리고, 나는 더 단단해졌다 - 감동육아에세이
한결 지음 / 지식과감성#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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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과 감성에서 신청한 서평단에 당첨되어 읽게 된 <아이를 살리고, 나는 더 단단해졌다>

제목에서 엄마로써의 따뜻한 내공이 느껴진다. 내용은 한결이란 저자분이 선천적 기관 협착이라는 기저질환을 가지고 있는 4살 아들을 키우는 엄마로써 육아를 하면서 써내려간 이야기인데 귀여운 가명(남편:초콜릿, 아들:백설기)을 쓰면서 펼쳐지는 실화들은 그 내용이 단순히 육아뿐만 아니라 결혼자체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남편과의 에피소드도 심심치 않게 자주 등장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드러나는 저자 한결분의 내성적이고 섬세해보이는 성향과 남편 초콜릿분의 외향적이면서 정리하기 싫어하지만 배려심이 느껴지는 성향의 부딪침과 함께 가까워지는 듯한 그들의 관계는 부부의 관계가 어때야 하는지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된다.

보통 많은 사람들이 많이 말하는 부부관계에서 '희생'과'배려'라는 것이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지 말이다. 마냥 참는 것이 배려와 희생이 아니다라는 것? 구체적으로 책에서 인상깊었던 일화가 있다. 습관적으로 아내에게 통보를 하는 듯한 남편 초콜릿의 모습에 참다가 터졌을 때 남편분이 했던 말과 그로 인해 저자인 아내분이 느꼈던 생각.....

"아... 그랬을 수도 있었겠네. 말을 하지 그랬어. S가 너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은 알았지만, 그렇게까지 꺼려하는 줄은 몰랐지. 그리고 난 늘 회사에서 뭔가 보고하면 오케이되든 아니든 상사가 대답하고 지시하면 그대로 따르는 게 익숙해져 있었나 봐. 그냥 내가 그렇게 말했어도 너가 싫다고 했으면 안 했을 거야. 그래도 되는 것들이니까. 근데 사실 와이프한테는 보고하는 건 아닐 수도 있겠네. 이제는 물어보도록 노력할게."

초콜릿의 말을 다 듣고 나니, 순간 멍~해졌다. 머릿속으로 복잡하게 고민하고 생각만 할 것이 아니라 그저 말을 하면 그만이었던 것들이었다. 그것을 그제야 알게 된 것이다. 어찌 보면 난 참고 인내하는 아내가 착한 아내라는 제멋대로 정의 내린 모습대로 코스프레를 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인내는 미친 짓이라는 것 64P

이 에피소드를 듣고 둘 다 대단하다고 느꼈던 것이 참았다가 터트린 말이면 감정싸움으로 번질 수 있었는데 자신의 감정을 진솔하게 말해 대화의 물꼬를 튼 남편도 그렇고 섬세하게 부부관계에 교훈(?)으로까지 새긴 아내의 모습, 둘다 멋있게 배워가는 느낌이어서 그렇게 느꼈다.

그리고 이 책에 주된 육아스토리. 어른도 힘들어하는 수술을 태어난지 얼마안되는 자신의 아이가 수술을 받아야 하는 힘든 상황 속에서 자신의 마음을 지키고 자신과 가족을 사랑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천천히 한문장씩 묵상하며 읽어내려가게 만들었다. 보통 서평책은 시간에 쫒겨 급하게 읽기 마련인데 이 책에 담긴 저자의 모성애를 생각하면 대충 읽고 싶지 않았고, 나 역시 '엄마의 자녀'로써 내용들이 친근감 있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내가 부모로써 아이에게 사랑을 나누고 책임감으로 양육한 경험은 없지만 우리 엄마에게 받은 경험이 있기에 우리 엄마의 마음에 대해서 헤아려 보게 되니까 그 점이 친근감있게 느껴진다. 그러면서 이 책에서 아이에 대한 마음이 드러나는 에피소드를 통해 나의 마음에까지 불러오는 감동은 "엄마가 가진 아이에 대한 책임감, 그리고 사랑"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며 우리 엄마가 나에게 했던 말과 행동들이 자주 떠올랐다.

엄마잘못도 아닌데 내가 가지고 있는 심리적 결핍에 자신의 어릴적 육아방식이 잘못된 것 같다고 나에게 고백하는 어머니..

그리고 책 속 기관지가 좁게 태어난 아들을 보며 자책하는 저자..

'임신 중기에 이삿날에 그냥 초콜릿한테 다 맡겨 두고 쉬었다면?'

'조기진통을 앓지 않았다면?'

'그렇게 오래도록 입원하면서 약을 달고 있지 않았다면?'

자신의 잘못이 아닌 어쩔 수 없는 부분이고 의학적 근거가 없음에도 이렇게 자책하는 모습에서 자녀에 대한 사랑이 넘치기에 하게 되는 모습인 것을 떠올리면, 더불어 우리 어머니의 사랑을 함께 느끼게 되는 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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