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어코 당신은 내게서 문장을 꺼내어 놓았다
이기백 지음 / 바른북스 / 2020년 7월
평점 :
절판


제목부터 참 로맨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어코 당신은 내게서 문장을 꺼내어 놓았다>라니, 왠지 절절한 느낌을 나타내는 표현력이 그대로 나타난 제목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장'이라는 말이 참 그냥 떼어놓고 따로 읽으면 딱딱하기 그지 없는데 이 제목에서 나타나는 의미는 '편지'에 가깝지 않나 싶다.

아날로그 시대인 몇십년 전, 사랑을 전하는 러브레터와 같은, 사람 사이의 찐한 감정을 전하는 편지 말이다.

거기에 책표지에 가득한 핑크빛 색감은 절절함에 달달함을 더해주는 효과를 내는 듯 싶다. 그래서 표지와 제목을 보자마자 '아, 이건 사랑에 관한 이야기구나!'라고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느낌이다.

시집이라, 참.. 시라는 것이 그렇다. 함축적이니 해석이 어렵게 느껴지다가도 오히려 그래서 매력이 돋보인다. 머리속으로 상상해보는 재미가 가득한 것 같다.

시 속에 담긴 시인의 감정표현을 읽다보면, 어떤 사랑을 했길래 이렇게 절절하게 썼을까? 어떤 사람이 그리운 걸까? 라는 질문들이 쏟아져나와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재미가 있다.

그리고 그렇게 나래를 펼치는 머리 속은 어느순간 신파멜로 드라마 한편을 이미 만들고도 남는다.

사랑3

나에게 가장 소중한 건 당신과 글이라서

당신에게 글을 선물하는 일은 무척 행복한 일입니다

나는 날 선 단어들과

투박한 감성들 속에 사는 사람이기에

어쩌다 예쁜 문장이라도 하나 건지는 날이면

당신을 떠올리고 글을 쓰고 있는 나를 발견합니다

글을 쓰는 것은 당신이고

나는 그것을 받아적는 셈입니다

그리하여 나는 당신에게 글을 선물하려 할 때면

당신이 쓴 글을 당신에게 주는 것은 아닐까

문득

부끄러워집니다

본문 54P

그리고 이 시집을 읽으면서 특별히 인상깊었던 시 한편을 뽑으라고 하자면 위의 시를 소개하고 싶다. 이유는 다른 시보다 더 특별하게 와 닿아서도 아니고, 잘 쓴 것 같아서도 아니다. 그져 이 시집의 제목과 제일 닮은 감성인듯해 인상깊었다.

다른 시들도 그 시가 품고있는 감성이 참 아기자기 예쁘고 사랑스럽지만서도 이 시가 주는 사랑과 글에 대한 시인의 마음이 제목과 닮았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현실적으로 힘들게 살다보면 투박해지는 나의 감성이 예쁜 말들을 보물찾기하듯 찾게 되는 건, 그 사람에 대한 자신의 마음이 그만큼 예쁘다는 것 아닌가? 그런의미에서 기어코 사랑하는 사람은 자신에게 예쁜 문장들을 꺼내어 놓게 만드는 것 같다.는 의미에서 말이다.

그리고 시집 중간중간 튀어나오는 예쁜 말들에 눈길이 간다.

'다정한 잔소리','오도카니' 등... 현실 속에서 쓰이기 힘든 말이기에 더 새롭고 시가 주는 매력에 폭 빠지게 된다.

잔소리가 다정하다니ㅎㅎ, 어떻게 보면 애정이 있기에 잔소리가 다정하다는게 맞을 수도 있겠다 싶은 생각이 들면서 엄마의 잔소리를 다정하게 생각해보자라는 뜬금없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또 사랑을 진행하는 것 뿐만 아니라 '이별의 레시피'란 챕터부분에 나오는 시들도 인상깊었는데 특히 '떠난 사랑은 그렇게 따뜻하게 목을 졸랐다'라는 표현이 기억에 남는다. 왠지 이별이 주는 아픔이 사랑을 되돌아보았을 때, 그 당시 따뜻함이 크게 느껴지기에 현재가 더 고통스러움을 짧은문장으로 잘 살린것 같다는 마음이 커서였다.

참 이 시집을 읽다보면 사랑을 진행하면서 느끼는 배려와 순수함, 이별의 표현력..순수하고 예쁜 사랑을 찾기힘든 요즘 세상 속에서 이런 진솔함이 드러난 시집을 읽다보면 나 역시 예쁜 문장을 내뱉을 수 있는 사랑을 하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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