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 줄 생각은 없었어 - 우리가 지나쳐 온 무의식적 편견들
돌리 추그 지음, 홍선영 옮김 / 든 / 2020년 7월
평점 :
절판


'상처 줄 생각은 없었어' 라는 말에 숨어있는 의미는 상대방은 이미 상처받았다는 것이다.

이 말을 내뱉은 당사자에게는 상대방을 상처 주고 싶지 않았다는 마음이 있지만 서도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내가 한 말 행동을 되돌아보고 그 안에 상대방에 대한 차별이 숨어있지 않은지 되돌아보게 되는 책

"상처 줄 생각은 없었어"이다.

뭔가 의미를 품은 듯한 사과 한개가 표지에 떡하니 버티고 있다

참 '든'이라는 출판사 예전에 니나 라쿠르의 '우린 괜찮아'란 동성애 코드 성장소설을 냈던 기억이 나는 것을 보니

왠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차별과 관련된 주제에 관심이 많은 진보적 출판사인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책 내용은 총 4부로 나뉘어져 있고, 아무래도 작가가 미국분이시고, 미국을 대표하는 차별이 인종차별이 많기에 그에 대한 차별이야기가 구체적으로 많이 들어가 있다.

어떻게보면 한국인이 읽으면서 주변에서 찾아볼 수 있는 차별사례는 아니지만서도 이 문제를 접근하는 작가분의 사고방식이 마음에 들었다.

무의식 속의 편견을 파헤치는 작가의 접근방식은 쿨하면서 겸손한 것처럼 느껴진다.

"내 안에도 수많은 편견이 있고 아무리 내가 헤쳐나가려고 해도 노력할 뿐이지 완벽할 순 없어"

이런느낌이다. 그래서 일까 작가분은 그 편견을 지워나가기 위해 겸손하게 끊임없이 질문을 하는 태도를 가지라고 이야기 한다.

그리고 이 책 속 수많은 사례를 보며 자신의 일상적 특권을 인식하지 못한 사람들이 깨닫는 모습을 보고 내가 가진 일상적 특권과 주변의 차별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차별의 주제에는 참 여러가지가 있으니까 여기서 자주나오는 인종을 제외한 부분에 있어서까지 말이다.

장애인과 비장애인, 여성과 남성, 지역출신 등 등.

예를 들면 나는 평범하고 편하게 자주 이용하는 대중교통에 대한 이야기다. 신체장애인분들에게는 택시하나 잡기 위해 공급이 부족한 장애인콜택시를 불러서 오랜시간 기다리는 상황이 자주 발생하고.. 특히 시각장애인분의 경우 눈이 안보임에도 생각없이 내뱉는 택시기사분의 '여기서 오른쪽이요 왼쪽이요'라는 말에 상처받는 모습 등이 떠오른다.

그 외에도 참 생각해보면 많을 것이다.

예를 들면 내가 30대의 여자기에 가질 수 있는, 느낄 수 있는 여자에 대한 편견은 느끼면서도 남성이 아니기에 남성에게 가진 오해, 장애인에게 가진 오해, 다문화가족에게 가진 오해 등을 이해할 수 없는 것처럼 워낙 다양한 사람들의 관점을 이해할 수 없기에 '역지사지'가 중요한 것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그런 '역지사지'의 마음을 갈고 닦다보면 이 책에서 자주 말하는 '일상적 특권' 이 보일 것이고 그와 반대의 사람이 가진 어려움이 어느정도 보이게 될 것이다.

참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면서 특별히 인상깊은 부분이 있었는데 마지막으로 소개하려고 한다.

사회학자 에밀리오 카스티야와 스티븐 버나드는 '조직 내 능력주의의 역설'을 이야기했다. 이런 역설을 발견하게 된 것은 카스티야가 능력 중심의 보상 시스템을 시행하는 기업을 연구할 때였다. 카스티야는 연구 도중에 여성과 소수자, 외국인이 백인 남성 미국인과 같은 수준의 임금인상을 받으려면 더 높은 실적을 올려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혼란에 빠졌다. 카스티야와 버나드는 이와 같은 상황을 통제된 실험실에서 실험해보기로 했다. 그래야 이 놀라운 양상을 달리 설명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실험결과에서 역시 같은 양상이 드러났다. 남성과 여성 모두 똑같은 관리자로서 같은 업무를 맡고 똑같은 실적 평가를 받았는데, 능력주의를 주창한 조직에서는 그렇지 않은 조직보다 남성 직원의 임금이 여성직원보다 더 높게 책정되었다.

4장 보이지 않을 때도 아는 법 195P

결국 능력주의가 평등을 보장해주지 않는다는 것...

심지어 이 책에서 아메리칸 드림에 대한 이야기도 흑인의 입장에서 진행되었다면 가능할 것인가에 대해 구체적으로 살펴보며 그 시대가 가진 편견들에 대해 제대로 파헤쳐 보는데 참 먹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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