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 아더 피플 - 복수하는 사람들
C. J. 튜더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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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다른 해가 있으면 갚되 생명은 생명으로, 눈은 눈으로, 이는 이로.(출애굽기 21:23 - 25)

-사람이 만일 그의 이웃에게 상해를 입혔으면 그가 행한 대로 그에게 행할 것이니.(레위기 24:17 - 21)

-너희 중에서 악을 제하라. 그리하면 그 남은 자들이 듣고 두려워하여 다시는 그런 악을 너희 중에서 행하지 아니하리라.(신명기 19:18-21)

-주께서 그 종들의 피를 갚으사 그 대적들에게 복수하시고(신명기 32:43)

이에는 이, 눈에는 눈으로.. 함무라비 법전과 구약성서에 작가의 창의력까지 더해져 나온듯한 소설

"디 아더 피플"

500페이지 가까이 되는 소설로 하루만에 읽기에는 무리이지 않았나 싶은 마음을 가지고 읽었지만 책내용에 몰입되어 반나절만에 다 읽게 되었다.



데뷔작 <초크맨> 저자로 유명한 C J 튜터.

이 분의 책은 처음 읽으면서도 이 작가분이 써내려가는 묘사가 마음에 들어 손을 놓지 않고 읽어내려가게 되었다.

실종은 죽음과 다르다. 어떻게 보면 더 나쁘다. 죽음에는 끝이 있다. 죽음에는 슬퍼하는 시간이 허락된다. 추모하고 촛불을 켜고 꽃을 놓는 시간이 떠나보내는 시간이.

실종은 천국과 지옥 사이에 있는 림보다. 당신은 오도 가도 못하게 발목이 잡힌다. 지평선 위로 희망이 희미하게 어른거리고 절망이 콘도르처럼 맴을 도는 낯설고 암울한 세상 안에서

27P

내용은 아내와 자녀를 타살로 잃은 남편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범죄미스터리? 라고 설명할 수 있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뒤로 갈수록 드러나는 진실은 독자들의 호기심을 발동시켜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게 만든다.

그리고 이 저자분의 글쓰는 스타일이, 책 속에 등장인물들이 처한 상황들에 대해서 삶 속 메시지로 표현하는 방법이 세세한 관찰력으로 잘 나타낸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티키타카식으로 매 장마다 다른 인물들의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진행되는 부분은 잘못하면 정신없을 수도 있는데 뒤로 갈수록 퍼즐이 맞춰지고 진실에 대한 전체그림이 드러나면서 말끔하게 정리가 되어간다.

그리고 그러면서 드는 생각들은 '선과 악의 경계가 없다'

어떤 한 등장인물의 기준을 놓고 볼 때 어떤 점에서는 자신의 마음을 지키기 위한 방법이었고 그로 인한 결과는 타인의 아픔이었기에 굉장히 양면적이라는 것.......

아니 선을 찾기 힘든 구조다.. '디 아더 피플'에 자신의 아픔을 갚아달라고 복수를 신청하는 모습은..진정 살인당한 피해자를 위해서라고도 할 수 없다.. 죽은 사람은 그저 죽은 사람이기에 고인분들 입장에서 복수하기를 바랄까? 싶은 질문을 던지자면 그져 남은 사람들이 자신의 마음을 추스리기 위해 복수하는 것일뿐이라는 생각만 드니까......

결국 복수는 자신의 마음 속 악만 키워나가는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만약 내가 누군가 소중한 이를 타살로 잃은 입장이었다면 나 역시 '디 아더 피플'의 유혹을 뿌리칠 수 있었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남의 아픔과 원망은 내가 함부로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없는 주관적인 영역이기에 말이다.

결국 소설 속 가상이야기라고, 나에게는 먼 이야기이지 않나 결론을 내려보지만 서도 요즘 같이 흉흉한 세상 앞으로 나에게 어떤 일이 펼쳐질 지 모르는 것이 인생이라는 무서운 생각이 들기도 한다.

우리는 죽음과 관련해서 간과하는 부분들이 많다. 무엇보다 피비린내 나는 처참한 죽음이 그렇다. 일단 그런 일은 절대 벌어지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나에게는 , 내가 아는 사람에게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우리는 현실을 부정하며 지낸다. 나는 다르다고, 특별하다고 맹목적으로 믿는다. 모든 나쁜 일은 비껴나게 만드는 신비의 역장이 나를 보호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101P

그런 의미에서 위의 구절은 왠지 소설을 읽는 독자에게 직접적으로 던지는 메시지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우리 모두는 결국 복수라는 감정이 드러나는 환경 속에 쉽게 노출될 수 있고 상처를 준 상대방에게 독을 뿜는게 본성이라는.......

암튼 세상의 그런 어두운 부분을 흥미진진한 가상세계인 소설로 흡입력있게 잘 녹여낸 느낌이다.

#디아더피플 #복수하는사람들 #다산책방 #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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