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너를 기다리면서, 희망을 잃지 않는 법을 배웠어
잔드라 슐츠 지음, 손희주 옮김 / 생각정원 / 2020년 7월
평점 :
절판


'비둘기와 무지개' 희망의 이미지를 품은 일러스트가 표지를 장식하고 있는 책

'엄마는 너를 기다리면서, 희망을 잃지 않는 법을 배웠어'

세상의 모든 어머니는 위대하다고 한다.

그리고 그런 위대한 어머니들 중 '다운증후군' 아이를 임신하고 출산한 어머니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들려주는 책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참 아직 미혼으로써 읽는 이 책은 정말 생명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는 것 같다.

저자가 풀어내는 속 깊은 이야기들을 듣고 있다 보면 세상이 규정한 '장애인'이든 '비장애인'이든 그 생명의 가치는 정말 고귀하구나 느끼게 된다.

거기에 더해 자기 뱃 속에 있는 여린 생명체의 대단함을 알고 어떻게든 생명을 지키기위해 고군분투하는 어머니 '잔트라 슐츠'의 모습이 참 강인해 보인다.

나는 어느 위치에 서 있는 걸까? 나는 나 자신을 인습에서 벗어난 독립적인 여성이라고 여긴다. 일을 시작한 이후부터 남성 연대에 대해 비판적이었다. 나는 가족생활을 꾸려나가기에 적합한 노동 시간, 남녀의 동등한 임금 지불과 차별 없는 승진 기회, 아이를 위한 양육 시설, 엄마와 아빠에게 동등한 권리를 보장하는 노동 모델을 위해서라면 언제라도 길거리로 나가 목소리를 낼 준비가 되어 있었다. 또한 독일에서 당연히 여성이 임신중절을 선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생각과 다르게 무엇인가 꺼림칙한 점이 있었다. 나는 '타인의 자유가 시작하는 곳에서 나의 자유는 끝난다'라는 법칙이 맞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런 원칙이 여성이 아이를 뱃속에 품었다고 더는 유효하지 않을 수 있을까? 나는 어쩌면 옛날의 페미니스트와 다른지도 모르겠다. 나는 마르야를 단 한 번도 내 몸에 속하는 일부로 느낀 적이 없다. 마르야는 결코 내가 아니었다. 나에게 있어서 그 아이는 항상 어딘가 독자적인 존재였다.

57P

그리고 읽으면서 특히 마음에 들었던 글귀.

저널리스트로 활동한 저자의 날카로운 문체가 왠지 느껴지면서 뱃 속의 아이에 대한 애착이 크게 느껴졌던 부분이다.

장애인이 아닌 인격적인 존재로써 애착말이다.

임신이란 것이 시작부터 결국 자신과 전혀 다른 인격체가 존재한다는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듯한 그녀의 모습에서 성숙한 그녀의 인격을 예상할 수 있었다.

더불어 다운증후군 뿐만 아니라 뇌수종 진단까지 받고 어떻게든 아이를 위해 최선의 선택을 하고자 다양한 의사들을 만나고 상담을 받는 과정을 읽어내려가면서 자신 앞에 주어진 상황에 열심히 사는 사람이구나 라는 것을 느끼기도 했다.

마음편하게 임신중절할수도 있었겠지만 어려운 길을 택했다. 아니 어려운 길이라고 말하는 나의 단어 선택역시 편견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뒷부분에 나오는 출산 후 아이 마르야와 만들어가는 가정이야기를 읽다보면 무엇보다 사랑으로 즐기고 있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아이와 함께하는 삶을 소중히 여기다가도 먼 미래에 마르야가 겪게 될 어려움에 대해서 미리 예측하며 두려워하는 슐츠의 모습을 보면 우리의 인생 역시 어떻게 흘러갈지 모르기에 모두가 하게 될 수도 있는 고민 아닌가 싶다.

책 뒷표지에 나와 있는 질문들

'아픈 아이를 낳아도 될까?'

'장애가 있는 아이도 행복할 수 있을까?'

중요한건 누구에게나 삶은 살아갈 권리가 있고 사랑이 있으면 세상은 더욱 따뜻해진다는 것.

그런 따뜻한 세상 속에서 살아간다면 비장애인이든 장애인이든 불편함의 정도만 다를 뿐이지 행복할 수 있지 않을까?

이 책을 읽으니 이런 이상적인 생각을 가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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