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개의 초대장 - 죽음이 가르쳐 주는 온전한 삶의 의미
프랭크 오스타세스키 지음, 주민아 옮김 / 판미동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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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에 대해 묵상할수록 삶이 선명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점점 많은 장례식을 접하고 가까운 사람과 사별하며 "별거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다.

그 "별거 아니구나"라는 의미는 가벼운 것이 아니라 피할 수 없는 것이구나 라는 의미로 설명할 수 있을까?

초등학교 어린시절, 잠들기 전 어두운 방안에서 사념에 잠긴 적이 있다.

그 어두운 방안의 분위기가 죽음과 닮아서 그런걸까? 죽음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었던 것 같다.

언젠가 사람은 죽겠지.. 시간은 빨리 간다고 하니까 금방 눈깜빡할 사이에 나는 늙어있을 것 같은 느낌이 나를 지배했던 것 같다.

그 때 그 우울감에 눈물을 찔끔 흘리며 잠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어느세 나는 30대 초반의 나이로 접어들었다.

작년 가을, 가까운 사람을 떠나보내고 나니 들었던 여러가지 감정들이 있었다.

그리고 이 책에서 나오는 "죽음"에 대한 이야기는 그 감정들을 다시 정리해보게 만들었던 것 같다.

단지 "가까운 사람의 죽음"이라는 과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나의 삶에 어떻게 적용시킬 것인가라는 현재와 미래의 나에게 던지는 질문에 대한 답으로 말이다.

그리고 죽음을 이야기하는 이 책에서 나의 소명의식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구절도 발견하는 재미가 있었다.

하지만 로렌조와 나는 정말이지 서로 사랑하고 신뢰하게 되었다. 신뢰는 어느 날, 단숨에, 단번에, 하나의 소통으로 쌓인다. 그것은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면서 시작된다. 어떤 사람을 침대에서 욕실 변기로 움직이는 걸 도와주면, 상대는 당신이 자기를 넘어지지 않게 잘 받쳐 주리라고 신뢰하게 된다. 시간이 흐르면 그는 비밀과 두려움을 털어놓으면서 당신을 굳게 믿고 의지한다

155P

호스피스 센터의 한 환자, 로렌조를 케어하기 위해 세 달동안 함께살며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사례에서 내가 직장에서 하는 역할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되었달까?

장애인 코디네이터로써 장애인 이용자분과 활동지원사분을 연결시키는 일이 사람간의 신뢰를 만들어가는 일이구나 라는 생각을 하니 내가 하는 일이 더 귀중하게 느껴진 것 같다.

그 외에도 이 책은 죽음에 대해 이야기 하는 듯 하지만 결국 그 주제가 삶에 대해 더욱 깊이를 더해준다는 메시지가 인상깊었다.

나 역시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겪고나니 느꼈던 점 중 한가지는 인연에 대한 감사와 함께 고통이 주는 내적 성숙함이 있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앞으로 죽음이라는 종착지를 향해가면서 많은 죽음의 냄새를 맡아가겠지만 그럴수록 지금 내 삶에 있어서 살아가는 과정이 더욱 귀중하게 느껴지고 그만큼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이 되고 싶다.

이 책은 왠지 예전에 보았던 "1리터의 눈물" 드라마에서 느꼈던 감동을 나에게 다시 주는 듯 하다.

그리고 그 드라마를 보았던 십대시절과 달리 조금 더 성숙해진 삼십대로써 더욱 깊은 감성으로 이 책을 읽어내려갈 수 있었다.

#다섯개의초대장 #호스피스 #웰다잉 #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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