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말할 때 우리가 꺼내지 않았던 이야기들 - 장애인의 성과 사랑 이야기
천자오루 지음, 강영희 옮김 / 사계절 / 2020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랑을 말할 때 우리가 꺼내지 않았던 이야기들" 제목만 읽으면 참 애뜻하고 로맨틱한 감수성을 폭팔시키는 연애소설 일 것 같은 예감이 든다.

하지만 이 책은 장애인의 성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이다.

음..최근 장애인 복지분야로 이직하고 나서 어렵게 생각되는 부분들이 참 많았다.

어떻게 보면 나는 사람들이 규정하는 장애인의 범주에 들지 않기 때문에 장애인으로 규정된 분들이 사회속에서 살아가면서 그들이 겪는 차별과 아픔에 대해서 공감해주기 어려운 부분들이 많지 않을까?라는 두려움도 있고, 일하는 곳에서 장애를 가지고 계신 분들을 거리낌없이 편한 마음으로 대하시는 상사분의 태도가 떠오른다.

장애인분들 역시 그 분들이 가지고 있는 삶의 어려움을 넘어 인격적인 존재로 존중받아야 되는데 이 책에서 나오는 구체적인 사례들은 그 분들의 인격이 공격받고 있는 현실이 참 암담함을 느끼게 만들었다.

특히 그 중에서도 이 책에서 주제로 언급되는 장애인의 성과 사랑이야기.

장애인이 짓밟히지 않도록 보호하려면, 성이 무엇인지 알려줘야 한다. 생식 기관과 성별의 차이를 알게 해야 할 뿐 아니라 신체와 느낌, 행위, 인간관계, 성관계 등이 무엇인지 이해시켜야 제대로 된 성교육이라 할 수 있다. 가르치지도 토론하지도 않는 진공 상태에서 덮어놓고 일방적으로 자신을 보호하라고 요구하는 건 그야말로 나무에 올라 물고기를 구하는 격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런 생각은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50P

보통사람들의 성교육도 보수적인 한국이나 일본사회에서 약간 쉬쉬되는 느낌이 없지 않아 있다. 구체적이기보다 겉햝기 식의 느낌. 거기에 무성적 존재로 취급되는 장애인들의 성교육이나 성폭력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은 얼마나 성숙할 수 있을까?

인지가 없다는 이유로 쉽게 성폭력의 대상이 되는 여자지적장애인들.

같은 인간으로써 성욕을 가졌지만 교육시키기 힘들어 주변사람들이 눈초리를 주는 남자지적.자폐 장애인들

그리고 장애인의 성매매문제.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가?

몇 년 전부터 뉴스로 많이 접해왔던 이야기들이지만 깊게 생각해본적이 없었다.

더불어 책에서는 내가 뉴스로 접해온 사건보다 더 적나라한 사례들이 나와있어서 나까지 감정적으로 많이 동요되기도 했다.

예를 들면 지적장애 남자아이가 사고를 겪고나서 앞으로 있을 아이의 성적충동으로 불러올 안 좋은 상황을 미리 피한다고 음경 전체를 적출한 어머니....

아무리 미래에 닥칠 수 있는 상황이라고 하지만 아이가 지적장애라고 자신이 부모라고 성적인 권리를 존중하지 못하게 하는 안타까운 상황.. 뭔가 부모의 마음이 어느정도 이해가 되는 듯 싶다가도 이런 극단적인 사례에 참 회의감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이 책은 이런 잔혹한 사례들을 이야기하면서 우리가 가져야 할 태도와 생각에 대해 명료하게 이야기한다.

문제를 직시해야만 해결도 할 수 있다. 장애인과 소통하고 정서적 유대를 구축하는 일은 확실히 쉽지 않다. 사랑하는 마음은 물론 무엇보다 인내와 지혜가 요구된다. 학부모와 교사가 두려움과 편견을 내려놓고 더는 회피로 일관하지 않으며 그들의 욕망과 필요를 받아들이고 존중할 때만, 또한 그러한 신념을 더 많은 사람의 마음에 불어넣을 때만 양육과 교육의 길에 마땅히 있어야 할 진정성과 온기를 발산할 수 있다.

56P

비장애인으로써 불편한 진실이지만 나와 관계없는 일이라고 피해선 안된다.

끊임없이 도마 위에 올려놓고 고민해 봐야 한다는 것.

이건 비장애인, 장애인 나누어서 생각할 것이 아니라 같은 인간으로써 함께 고민해봐야 할 문제니까.

"이 서평은 사계절 출판사의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음을 알립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