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 읽었던 '걸리버 여행기'가 생각난다.
어릴적 읽었던 책은 몇 페이지 안되는 귀여운 그림체 가득한 동화책수준이었던 것으로 기억난다. 그리고 인상깊었던 장면은 표류한 걸리버가 소인국 사람들의 걸리버 몸에 두른 줄에 넘어져 몸이 꽁꽁 묶인 모습이었다.
그 모습은 어릴적 나에게 걸리버 여행기가 단지 흥미진진한 판타지 동화로만 느껴지게 만들었지만 어른이 되어 읽는 조너선 스위프트의 400페이지 넘는 소설은 다른 느낌이었다.
조금 더 인간사에 깊은 메시지가 들어간 느낌이 가득하다. 어릴적 읽었던 짧은 동화는 내용의 거대한 틀만 보여주었단 느낌이라면 소설을 더 세세하게 들어간다. 400페이지가 넘는 소설이니 당연히 그렇겠지?
그리고 처음 걸리버가 표류한 소인국에서 그가 벗어나기까지의 과정을 보면 소인국 사람들이 거대한 걸리버에 대해 느끼는 실체없는 두려움이 악의없는 걸리버를 의심하고 판단하게 하는 모습이 소설을 넘어 현실과 다르지 않구나 란 생각이 들기도 한다. 거대한 단체와 권력 속에서는 사람들이 겉모습만 보고 서로를 판단하는 일이 다반사이지 않은가?
그 후 걸리버가 도착한 거인국, 그곳에서 그는 이번에는 애완인간 대접을 받으면서 지낸다. '애완인간' 말만 들어도 속편하게 살 것 같지 않은가? 우리가 가끔 애완견을 보고 말하지 않는가. "개팔자가 상팔자라고."
하지만 소설 속 걸리버는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