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세계의 농담 - 삶의 모퉁이를 돌 때 내게 다가와주는 고전들
이다혜 지음 / 오리지널스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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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모퉁이를 돌 때, 고전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오래된 세계의 농담을 읽고 / 이다혜 / ORIGINALS 출판

 

삶의 모퉁이를 돌 때 내게 다가와 주는 고전들

 

 최인아 책방에서 하는 이다혜 작가님의 독서토론에 참여했었다. 퇴근 후 7시 30분부터 시작이었는데, 그날은 차가 많이 막혔다고 작가님이 조금 늦게 도착하셨다. 서점에서 지연 안내를 하자,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모두가 자연스럽게 책을 꺼내 들었다. 그 장면이 이상하게 오래 기억에 남았다. 책을 읽는 사람들은 이런 순간에도 결국 책으로 돌아가는구나, 싶어서.

 

그 뒤로 바쁜 일상에 밀려 한동안 다른 짓들을 하다가, 도서관에 희망도서를 신청했고 도착 문자를 받자마자 바로 빌려서 읽었다. 그렇게 다시 책으로 돌아왔다.

 

이 책은 고전을 소개하면서, 함께 보면 좋을 음악이나 영화, 다른 책들까지 곁들여 이야기해준다. 책만 읽기도 벅찬 나에게는 다른 것과 동시에 집중을 잘 못하는 나, 솔직히 모두 ‘그림의 떡’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만약 책을 읽고 이어서 영화까지 본다면, 그 이야기는 훨씬 오래 남지 않을까. 누군가에게 꺼내어 말할 수 있는 이야기가 될 수도 있고, 아니면 말하지 않더라도 조용히 내 안에 쌓여가는 자산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

 

주식이나 부동산처럼 눈에 보이진 않지만, 분명히 남는 것들.

그래서일까. 읽는 내내 ‘나도 하나쯤은 오래 곁에 둘 책을 가져야겠다’는 마음이 들었고, 결국 이 책속에 나오는 시집 한 권을 골라두었다. ‘비스와바 쉼보르스카의 시집 <끝과 시작>’ 아직 읽기 전인데도 이상하게 설렘과 기대가 있다.

 

고전을 읽는 일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하게 됐다. 최소 100페이지는 참고 읽어보라는 말. 사실 고전뿐 아니라 많은 책들이 초반에는 인내를 요구한다. 하지만 그 시간을 지나고 나면 어느 순간 이야기가 속도를 얻고, 읽는 내가 그 세계에 익숙해진다. 마치 지도를 손에 쥔 채 여행을 시작하는 느낌처럼.

 

그렇게 생각하니, 예전에 중간에 덮어버린 책들에게 조금 미안한 마음이 남는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오래 남은 건, 결국 문장들이었다. 밑줄을 긋고, 적어두고, 다시 읽고 싶은 문장들. 그런 문장들은 시간이 지나 다시 마주했을 때 또 다른 얼굴로 다가온다. 과거의 내가 왜 여기에 표시를 해두었는지, 지금의 나는 또 무엇을 느끼는지. 그 사이의 간극마저도 하나의 독서가 된다.

아마 그래서 우리는 같은 책을 읽고도 서로 다른 사람이 되어가는 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다 읽고 나서도, 당장 무언가를 더 하겠다는 다짐 대신
그저 한 권의 책을 다시 펼칠 마음을 남겨두기로 했다.

아마도 나는, 또 한 번 어떤 ‘오래된 세계’의 문장 앞에 멈춰 서게 될 것이다.

 

 

“같은 책을 읽은 사람들이 저마다 다른 사람으로 성장해간다. 그 와중에 가장 신기한 것은 고전이 이미 ‘다 말해두었다’라는 사실을 발견할 때다. 다 알고 있었다. 옛날 사람들은 다 알고 있었다. 그런데도 인류는 이 꼬락서니로 살고 있다. 나 역시 알고 있다고 아는 대로 살지는 않겠구나 하는 겸손한 깨달음만 남는다.” P8

 

“긴 시간 수많은 승객이 지나친 오래된 기차역 같은 책들 앞에서 나는 지나가는 여행자가 된다. 그 역에서만 볼 수 있는 전망에 마음을 잠시 빼앗기고, 이름 붙여본 적 없는 무언가가 조금은 채워진 채 나는 다음 기차에 올라 다음 역으로 떠난다.” p14

 

“어떤 작가든 초반에 중요한 정보들을 부려놓는다. 특히 고전소설의 경우 첫 100페이지 정도는 밀도가 매우 높다. 초반을 읽는 데 시간을 들이면 그 후로는 읽는 속도가 훨씬 빨라진다.” p258

 

“이렇게 흔적이 남은 책은 나중에 다시 읽어보기를 권한다. 과거의 당신이 무엇에 밑줄을 긋고 무엇에 분노하며 느낌표를 휘갈겨두었는지, 미래의 당신은 분명 재미있어할 것이다.” p270

#오래된세계의농담 #이다혜 #오리지날스 #독서에세이 #고전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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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타인의 마음을 읽을 것인가 - 세계 최고의 멘탈리스트에게 배우는 마음을 사로잡는 설득의 기술
오즈 펄먼 지음, 엄성수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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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다 보니 멘탈이 자랐다

어떻게 타인의 마음을 읽을 것인가 / 오즈 펄먼 지음 엄성수 옮김

비즈니스북스 출판 (도서협찬)

세계 최고의 멘탈리스트에게 배우는 마음을 사로잡는 설득의 기술

 

 

이 책은 제목만 보면 타인의 마음을 읽는 기술을 알려줄 것처럼 보인다. 나 역시 심리학적인 접근을 기대했다. 그러나 책은 의외로 타인을 읽기 전에 ‘나를 다루는 법’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책은 두께에 비해 부담 없이 읽힌다. 문장은 가볍고 흐름은 자연스럽다.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끝에 도달해 있다. 읽는 동안 지루함보다 몰입이 앞선다.

 

이 책이 유익한 이유는 거창한 이론이 아니라, 우리가 매번 피하고 있던 감정을 정면으로 건드리기 때문이다. 특히 ‘거절’에 대한 부분이 오래 남는다. 우리는 거절을 피하기 위해 시도조차 줄인다. 하지만 이 책은 그 반대를 말한다. 실패 가능성을 없애면, 성공 가능성도 함께 사라진다고.

 

또 하나 인상적인 점은 ‘내면의 목소리’에 대한 이야기다. 우리는 스스로를 가장 먼저 의심하는 사람이 되기 쉽다. 하지만 저자는 그 목소리를 통제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훈련은 거창하지 않다. 작은 성취를 인정하고, 반복해서 자신을 지지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읽다 보면 특별한 기술을 배웠다는 느낌보다는, 조금 덜 흔들리는 사람이 된 듯한 기분이 든다. 설득의 기술을 말하는 듯하지만, 결국은 흔들리지 않는 태도를 만드는 데 초점이 있다. 읽고 나면 타인을 이해하는 법보다, 조금 더 단단해진 자신을 먼저 마주하게 된다.

결국 이 책은 타인의 마음을 읽는 법을 말하면서, 그보다 먼저 ‘내 마음을 버티는 힘’을 만들어준다. 그래서 더 현실적이고, 그래서 더 오래 남는다.

 

 

“사람들은 거절이 두려워 큰 목표를 향한 도전을 회피하는 경우가 너무도 많다. 실패할 가능성을 없애면 성공할 가능성 또한 함께 사라진다는 사실을 미처 깨닫지 못하는 것이다. ~ 당신의 가치를 당면한 과제나 능력과 동일시하지 않는 법, 죄책감이나 거절의 상처를 내면화하지 않는 법. 그리고 그런 부정적인 감정이 삶의 다른 영역으로 번지지 않도록 막는 법이 그것이다.” p87

 

“새로운 것들을 시도하는 건 늘 두려운 일이다. 실패하거나 거절당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우리는 어리석어 보이거나 창피를 당할까봐 걱정한다. 네오포비아neophbia 즉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은 실제로 존재하며 삶의 어느 영역에서든 나타날 수 있다. ~ 우리는 시도도 하지 않고 포기하는 방어기재를 선택하곤 한다. 익숙한 상태에서 벗어나지 않고 현상 유지를 하는 게 더 쉽기 때문이다. 그래서 헤어스타일을 그대로 유지한 채 앞날이 보이지 않는 직장에 그냥 눌러앉는다. ~ 뭔가 새로운 걸 시도하려 한다면 먼저 그것이 실현 가능하다는 걸 상상할 수 있어야 한다. ~ 마라톤에서도, 그리고 우리의 삶에서도 정신적인 것은 육체적인 것만큼이나 중요하다. 당신 자신에게 난 할 수 있다고 말하면서 동시에 그 말을 실현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 기억하라. 당신은 머릿속의 그 작은 목소리를 통제할 수 있다. ~ 그 과정에서 거두는 작은 승리들을 축하해주어라. 시간이 지나면 그 승리들이 쌓여 예상보다 더 큰 성과로 이어질 것이다. 그리고 당신 자신과 긍정적인 대화를 반복하라. 당신이 그 대화를 믿게 될 때까지.” p98

 

#비즈니스북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어떻게타인의마음을읽을것인가 #오즈펄먼 #자기계발 #멘탈관리 #심리 #책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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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엔드 아비투스
박치은 지음 / 모티브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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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산기를 부수고 순수한 기버가 되어라

<하이엔드 아비투스>를 읽고 / 박치은 지음 / 모티브 출판 (도서협찬)

 

일용직으로 시작해 연매출 수백억원 규모의 인테리어 브랜딩을 일군 대표의 이야기다.

흔히 말하는 ‘성공 스토리’지만, 이 책이 주는 인상은 조금 다르다. 감동이나 드라마보다는, 오히려 한 사람의 태도를 끝까지 밀어붙인 기록에 가깝다.

 

읽는 내내 드는 느낌은 하나였다.
젠틀한 신사분이 네 몫만 챙기지 말고 욕심을 버리고 기부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닥치고 실천하라고 호통치시는 거 같다. 네 자신을 철저히 관리하면서 성실히 노력하면 기회도 운도 선물로 따라줄 것이라고.

 

저자는 퇴근 후의 시간을 다섯 조각으로 쪼개 관리한다고 한다.

운동, 피부 관리, 독서, 명상, 그리고 정리정돈. 하나하나 보면 익숙한 자기계발 목록인데, 이걸 ‘무조건 매일 해내야 하는 기본기’로 못 박는다. 심지어 이것조차 못 하면 인생은 그대로일 거라고 단언한다. 다소 거칠게 들릴 수 있지만, 그만큼 기준이 분명하다.

 

또 하나 인상적인 건 ‘3 대 7의 법칙’이다.
내 몫을 3으로 줄이고 상대에게 7을 주는 방식. 단기적으로 보면 손해 같지만, 저자는 이 구조를 반복 가능한 게임으로 만든다. 한 번의 10이 아니라, 100번의 3을 가져가는 전략. 결국 관계와 기회가 쌓이면서 더 큰 결과로 돌아온다는 논리다.

 

이 대목은 솔직히 이상적으로 들리기도 한다. 누구나 기버가 된다고 해서 반드시 같은 방식으로 보상받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의 사례에서는 이 방식이 실제로 작동했다는 점이 흥미롭다. 중요한 건 ‘퍼주기’ 자체가 아니라, 자신의 실력을 전제로 한 선택이라는 점이다.

 

책 전반을 관통하는 메시지는 단순하다.
자기 관리, 성실함, 그리고 계산기를 내려놓는 태도.

결국 새롭다기보다는, 이미 알고 있는 것들을 얼마나 집요하게 실천하느냐의 문제다.

 

그래서 이 책은 어떤 사람에게는 뻔하게 느껴질 수 있고, 또 어떤 사람에게는 꽤 강하게 찔리는 이야기로 남을 수 있다.

적어도 나에게는,
“열심히 살라”는 말을 이렇게까지 구체적으로 밀어붙일 수 있다는 점이 오래 남는다.

 

 

“내 몫을 과감하게 3으로 줄이고 상대방에게 7을 넘겨준다. 이익의 70%를 상대에게 주고 나는 30%만 가져가는 것이다.” p115

 

“나와 비즈니스를 하면 자기한테 무조건 이익이 남는다는 사람을 알게 된 사람들은, 앞다투어 나를 새로운 게임에 초대하기 시작한다. 나는 10짜리 게임에 10번, 100번, 200번 연속으로 불려 나간다. 30%만 챙겼지만 게임을 100번하면 벌써 내 몫은 300이 된다. 혼자 10을 먹으려다 쫓겨난 테어커보다 무려 10배나 큰 부를 거머쥐는 것이다.” p116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가고 싶다면 당장 계산기부터 부숴버려라. 내 본질을 완벽하게 다듬은 뒤, 파트너에게 과감하게 7을 던져주어라. 당신이 챙겨간 그 초라해 보이는 3의 파이가, 훗날 100번의 복리를 입고 3000이 되어 돌어오는 기적을 맛보게 될 것이다.” p118

 

#하이엔드아비투스 #박치은 #모티브

#책읽는쥬리 서평단에 당첨되어 출판사로부터 도서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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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시멜로 이야기
호아킴 데 포사다.엘런 싱어 지음, 이민희 옮김 / 딥앤와이드(Deep&WIde)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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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하지만 다시 생각하게 되는 이야기

<마시멜로 이야기>를 읽고 / 호아킴 데 포사다, 엘런 싱어 지음 이민희 옮김

딥앤와이드 출판 (이벤트 당첨 도서)

Don’t Eat the Marshmallow Yet

 

 

<마시멜로 이야기>는 익숙한 교훈을 담고 있어 가볍게 읽힐 것 같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드는 책이었다. 이미 많이 알려진 ‘지연된 만족’이라는 메시지는 단순하지만,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현실적으로 와닿는다.

 

특히 눈앞의 작은 이익에 집착하다 더 큰 기회를 놓치는 이야기들은 일과 삶 전반에 적용될 수 있는 경고처럼 느껴진다.

 

책은 어렵지 않고 분량도 많지 않아 부담 없이 읽히지만, 그 안에 담긴 메시지는 결코 가볍지 않다. ‘목표 + 열정 + 행동 = 마음의 평화’라는 문장은 단순한 공식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꾸준한 실천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무겁게 다가온다.

 

또한 현재의 욕구와 미래의 욕구 사이에서 균형을 찾으라는 부분은 소비와 선택의 순간마다 떠올려야 할 기준처럼 남는다.

 

결국 이 책이 말하는 것은 특별한 비법이 아니라, 이미 알고 있지만 실천하기 어려운 삶의 태도다. 익숙한 이야기임에도 다시 읽을 가치가 있는 이유는, 그 단순함 속에서 자신의 현재를 점검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당장 눈앞의 달콤함이 많은 것을 망칠 때의 경고를 주는

그림까지 곁들여 있어서 재미를 더해 주는 책.

두께도 얇고 글자도 많은 편이 아니어서 말랑 말랑한 마시멜로처럼 가볍게 읽어보기 쉬은 자기계발서이다.

당장의 편리함이나 달콤함을 자제하고 참고 이겨내며 더 큰 유익의 미래를 생각할 수 있는 힘을 기르기

이벤트에 당첨되어 읽었지만 생각보다는 묵직하고 유익하게 남는 게 있었다.

 

“더 복합적인 서비스, 그러니까 강의와 세미나가 포함된 패키지를 판매하려고 유도했지. ~ 그 회사 사장이 출장을 간 사이 부사장에게서 미팅 요청이 왔지. 그런데 그쪽에서 원하는 걸 말하자마자 우리 영업 부장이 바로 백만 달러짜리 계약서를 들이민거야. 그는 그렇게 쉬운 해결책에 안주할 게 아니라 상대방이 무엇을 더 원하고, 진짜 필요한 게 뭔지 더 깊이 파고들어야 했어. 결국 그는 순간의 유혹에 마시멜로를 먹어버린 거지. 강력한 사업 타당성을 제시해 천만 달러짜리 계약을 끌어낼 기회를 놓쳐버렸어.” p50

 

“중요한 것은 ’현재의 욕구와 미래의 욕구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일’이다.

돈은 벌기보다 쓰기가 훨씬 더 쉽다. 그리고 우리의 욕구는 종종 예산을 가볍게 뛰어넘는다. 빛나는 성공도 잘못된 경제관념이나 부적절한 선택 하나로 망가질 수 있다. 부유한 연예인이나 유명인이 재정적 판단 실수로 모든 걸 잃는 모습을 얼마나 많이 봤는가? 마음껏 쓰고 싶은 강렬한 욕망은 경제적으로 단단한 사람조차 무너뜨린다. 진정 지속 가능한 성공이란 눈앞의 자잘한 유혹에 저항하며 궁극적인 목표를 향해 꾸준히 나아갈 때 비로소 가능해진다. 즉 인내와 끈기, 멀리 내다보는 안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p160

 

#마시멜로이야기 #호아킴데포사다 #엘런싱어 #딥앤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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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하지만 뾰족한 순간들 - 그때 우리가 선택한 태도에 관하여
김예원 외 지음 / 양양하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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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하지만 뾰족한 순간들, 그 다정한 통찰을 읽고

<사소하지만 뾰족한 순간들>을 읽고 / 김예원 김완 박산호 이은주 허태준

양양하다 출판 (이벤트 당첨 도서지원)


출판사 이벤트에 당첨되어 만나게 된 이 책은 작고 얇은 외형과 달리, 생각보다 오래 마음에 머무는 문장들을 품고 있었다. 여러 작가가 함께 쓴 에세이답게 각기 다른 시선과 결이 느껴지는데, 그 차이가 오히려 읽는 재미를 더한다. 누구의 글은 담담하게, 또 누구의 글은 조용히 깊게 파고들며 우리가 일상에서 지나치기 쉬운 태도와 시선을 다시 돌아보게 만든다.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턱’에 대한 이야기였다. 물리적인 장애물에 대한 문제를 넘어서, 우리가 얼마나 많은 보이지 않는 ‘턱’을 당연하게 여기며 살아왔는지를 묻는다. 누군가에게는 배려라고 생각했던 것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조롱처럼 느껴질 수 있다는 문장은 쉽게 잊히지 않는다. 결국 바꿔야 할 것은 환경만이 아니라, 그것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이라는 점에서 이 책은 조용하지만 분명하게 메시지를 전한다.

 

또 다른 글에서는 ‘나이 듦’과 ‘성취’에 대한 시선을 다루며, 겉으로 드러나는 조건보다 삶을 대하는 태도에서 비롯되는 기세와 격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성공의 기준을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해내는 사람에게서 느껴지는 단단함은, 어떤 외적인 요소보다 오래 남는 가치일지도 모른다.

 

개인적으로 가장 와닿았던 부분은 ‘읽고 쓰는 삶’에 대한 이야기였다. 물질적인 기준으로 보면 부족할 수 있지만, 책과 글을 통해 쌓아온 내면의 힘이 삶을 지탱해준다는 고백은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결국 삶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을 가졌느냐보다,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견뎌내느냐일지도 모른다.

 

이 책은 소설처럼 극적인 전개나 긴장감은 없다. 대신 잔잔하게 흐르며 마음을 차분하게 만든다. 읽는 동안 큰 사건이 일어나지 않아도, 문장 하나하나가 작은 파문처럼 번지며 생각을 남긴다. 그래서 다 읽고 나면 무언가 ‘크게 달라졌다’기보다는, 아주 조금 다른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되는 느낌이다.

 

사소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순간들. 이 책은 그 순간들을 조용히, 그러나 또렷하게 짚어낸다. 빠르게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춰 서서 나의 태도와 시선을 돌아보고 싶을 때, 곁에 두고 싶은 에세이다.

 

 

“‘저런 걸 보면 참 성의껏 조롱하는구나 싶다니까’

그 말이 쉽게 잊히지 않았다. 누군가에게는 ‘이만큼 배려했다’는 생색내기용 장치일지 모르지만, 경사로를 따라 올라왔음에도 결국 문턱 앞에서 발길을 돌려야 하는 누군가에게는 조롱으로만 느껴질 뿐이었다.” p26

 

“그날 친구와 헤어지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바꿔야 할 것은 눈에 보이는 턱만이 아니라, 그 턱을 당연하게 여겨운 시선일지도 모른다고. 그리고 누군가가 ‘들어갈 수만 있으면 다행‘이라고 말하지 않아도 되는 사회는, 그렇게 시선을 조금 바꾸는 데서부터 시작될지도 모른다고.” p30

 

“이 나이쯤 되면 하나쯤 있을 법한 명품백도 없고, 집도 없고, 지병까지 얻었지만, 그 어떤 부자나 권력가나 유명인을 만나도 위축되거나 주눅들지 않는다. 내게는 책이라는 세계와 글이라는 무기가 있기 때문이다.

오랜 시간 읽고 쓴 덕분에 인생과 인간을 바라보는 아주 작은 통찰과 안목도 생겼고, 무엇보다 그 어떤 불행이 닥쳐와도 그걸 견딜 수 있는 맷집과 그 불행이 그저 불행으로만 끝나지 않고 언젠가는 큰 힘이 되어 나를 구원할 자산이 될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p102

 

#사소하지만뾰족한순간들 #양양하다 #김예원 #김완 #박산호 #이은주 #허태준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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