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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보는 돈의 역사 - 명화로 읽는 돈에 얽힌 욕망의 세계사
한명훈 지음 / 지식의숲(넥서스) / 2021년 10월
평점 :

옛날에 사용하고 읽고 그린 지금 우리에게 보여지는 남겨진 것들을 통해서 돈이라고 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이다.
책을 읽기 전 우선 돈에 대한 감상과 생각을 한번 써본다.
화폐라는 것의 필요성에 대한 이야기는 접어두고 보다 원론적으로 물물교환을 넘어서서 거래라는 것은 어쩌다가 생겼을까? 내게 쓰고 먹고 그리고 남은 것이 있어서... 보다 앞선 시대에선 굶주리는 시간이 더 많았다던데... 인간은 도구라는 것을 통해 잉여 생산물을 그만큼 많이 만들어 낼 수 있었다는 거겠지?
여기서 떠오른 생각 하나... 내게 남은 것을 좀 모자라는 사람에게 그냥 주는 것은 왜 일반적인 상황이 되지 않았을까? 교환이 아니라 그냥 서로 주고 받고 하면 화폐라는 것도 필요없을 터인데 말이다. 부족사회란, 마을 공동체란 그런 것을 할 수 있는 조직이었을 터인데... 더 넓게 국가란 그렇게 서로 주고 받는 것을 더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환경을 마련해주는 것이 아닐까?
세상에 모자라는 것은 있어도 남는 것은 없었다면 화폐도 거래도 무역도 발생하지 않았을지도... 그냥 그렇다는... ^^
돈의 역사라기 보다는 역사 속의 돈 이야기 라고 해야할지도...
책은 돈의 역사적 흐름과 변화의 순서라기 보다는 역사의 시간에 맞춰서 돈을 이야기해주고 있는 듯 하다. 어쩌면 저자는 이렇게 구성하는 것이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좀더 쉽게 다가갈 수 있다라고 여겼는 지도 모르겠다.
여튼 역사의 어느 시간 대에서 그림을 보고 있다가 그 그림 속에서 생각해볼 수 있는 돈이라는 존재와 의미에 대해 들려준다고 하면 딱 맞을 것 같다.
인류 최초의 화폐, 리디아 금화
지금까지 발견된 제일 오래된 화폐는 기원전 610년 무렵의 리디아 금화라고 한다. 이후 페르시아 왕국의 다리우스 대왕은 화폐를 널리 유통되도록 했다고 한다. 하지만... 다리우스 대왕의 이런 업적은 페르시아 왕국을 정복한 알렉산더 대왕 이후 은연 중에 유럽의 업적으로 바뀌어갔단다. 이런 것 하나 하나를 보면 역시 역사란 당시 사실을 알려주기도 하겠지만 나중에 권력을 쥔 자들의 편의에 의해 버무려지고 왜곡된 부분이 많은 것 같다.
과연 우리가 학교에서 배운 역사는 얼마나 아니 얼마만큼 진실된 것일까?
도로시 은 구두의 비밀
오즈의 마법사는 마치 안읽은 사람도 읽은 것처럼 생각되도록 널리 알려지고 다양한 매체와 형식으로 다가온 듯... 그런데 이 이야기가 금본위제로 변화되어가는 당시 경제 상황에 대한 비판적 시각과 함께 은본위제로의 회귀 또는 우월성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노리끼리한 금색 길을 걸어 마침내 도착한 그 곳에서 은 구두 뒤축을 부딫힘으로 원래의 자리로 되돌아 온다는 그 이야기가 그런 숨겨진 배경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말이다... 과연 저자의 의도가 많은 사람들에게 잘 전달되었을까? 제대로 전달하고 싶었다면 다른 방법이 더 좋지 않았을까 싶어졌다는...
책은 페스트로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간 시대와 뒤이어 펼쳐진 유럽의 대항해 시대와 식민지 시대에서의 그림에서 찾아볼 수 있는 다양한 돈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런데 좀 뭔가 아쉽다고 할까? 돈의 역사와 의미에 대한 이야기가 주인공이어야 할 것 같은데... 그렇게 저자가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은데... 왠지 조연이고 잠깐 스쳐가는 엑스트라 느낌이 드는 것은 뭔지 모르겠다.
프랑스 국왕의 성전 기사단 박해도 결국 기사단에게 진 빚과 그 기사단이 보유했던 돈을 빼앗는 것이 목적이었다고 말하는 부분에서도...
은을 얻기 위해 미지의 신대륙을 찾아나서고 발견한 그 곳을 억압과 착취의 대상으로 식민지화하고 훗날 영국이 발발한 치사하기 이를데없는 아편 전쟁까지... 그 이면에는 돈이 깔려있었다고 말하는 부분에서도...
왠지 그 역사적 사건들을 되새겨보다가 정리를 하면서 돈이야기를 슬그머니 꺼내놓는 듯한 그런 느낌...이랄까...
동양에서의 돈과 화폐에 대한 이야기가 별로 없는 것도 약간 서운하다는 느낌이랄까... 유럽 위주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어서 화폐는 그저 유럽에서 발전되고 유통되다가 현재의 신용 화폐 경제에 도달되었다고 이야기하는 것 같아서 조금 섭섭하다. 비록 우리나라에서는 화폐가 그닥 잘 유통되었다고 할 수는 없다하더라도 그림을 통해본 각 시대 상에서 발견할 수 있는 여러 이야기들이 있음직한데 말이다.
그래도 돈이라는 것을 그림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각 시대의 생활 모습과 역사적 사건과 연관지어 생각해본 또다른 접근법에 대해서 좋은 기회였다 해야겠다.
무언가를 바라볼 때 어느 한 면만 바라보면 그 모습이 모든 것을 대변하는 것이며, 다른 것은 틀렸다고 말할 수도 있으니 다양성을 제시해 주었다는 것으로 봐야겠다. 정말 화가는 그런 의도를 가지고 그렸는 지는 잘 모르겠지만...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독후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