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끼고 아는 존재 - 인간의 마음은 어떻게 진화했을까
안토니오 다마지오 지음, 고현석 옮김, 박문호 감수 / 흐름출판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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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초에 말씀이 없었다. 확실하다. 그 까닭은 생명체가 사는 우주가 단순했기 때문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우주는 40억 년 전, 처음 생겨날 때부터 복잡했다. 생명은 말이나 생각, 느낌이나 이성, 마음이나 의식 없이도 계속됐다.

p37

"태초에 말씀이 계시니라 이 말씀이 하나님과 함께 계셨으니 이 말씀은 곧 하나님이시니라" (요1:1, 개역개정)

이 말씀이 곧 하나님이라는 것은 진리를 가리킨다고 한다. 세상의 진리는 하나님이 없는 자연의 이치에 합당한 것이나, 성경에서의 진리는 자연을 초월하여 하나님과 합한 것을 진리라고 말한다.

저자는 최초의 생명체가 (세상 것이던 성경의 것이던) 진리라는 것보다는 감각을 통해 주변 환경을 감지했고, 나아가 지각했으며, 이러한 지각은 비명시적 능력에 의존했으며, 비명시적 능력으로 항상성을 유지하였고, 생명체가 생명을 유지하게 해주었다고 말한다.

저자인 다마지오는 엄청 대단한 뇌과학자란다. 하지만 다마지오 스스로가 느꼈듯 자신의 어렵고 현학적인 글들이 읽는 이에게 난감함을 주었단다. 그래서 그의 주장과 저서들은 읽는 사람만 읽게 되었다는...

위의 저러한 저자의 표현이 쉽게 이해될까? 적어도 난 잘모르겠다.

책의 앞부분에서도 저자가 사용하는 단어에 대해 정의를 해주고 있으나 여전히...ㅠㅠ

그나저나 저자는 복잡한 어떤 것이 생명체를 좌우하는 것이 아니라 감각이라는 인지의 가장 기본적인 형태로부터 비롯된 것들이 우리를 살게하고 있다고 말하는 듯 하다.

40억 년 전에 시작된 생명체는 '존재'의 단계, '느낌', 그리고 앎'의 단계로 생명의 역사를 이루어졌다고 한다.

단순한 존재는 다세포 생물, 어느 정도 분화된 조직 시스템, 신경계 등의 몇가지 조건을 충족시키면 진짜 새로운 것, 마음이 시작되도록 하고, 느낄 수 있도록 한다.

느낌은 몸 안에서 생명에 대한 지식을 우리에게 제공하면서 그 지식이 모두 의식되도록 만드는 앎이라는 단계를 지원한다.

이렇게 우리는 존재하고 있단다.

느낌의 역할

느낌은 우리가 느낌이 전달하는 정보에 따라 행동하고, 현재 상황에 가장 적절한 행동을 하도록 욕구와 동기를 제공한다. 서둘어 어떤 것을 피해 숨는다거나 보고 싶었던 사람을 껴안는 행동은 모두 느낌에 의한 것이다.

p107

또한, 느낌은 "마음이 있는 모든 존재에게 그 마음이 속한 유기체 내부의 생명 상태를 알려준다. 또한, 느낌은 그 마음이 느낌의 메시지에 담긴 긍정적 또는 부정적 신호에 따라 행동하도록 동기를 부여한다." (p118-119)

감각과 지각에서 이제 느낌이라는 이미지화의 단계로 접어들었다.

저자가 뇌과학자라는 것을 책에서는 잊어먹지 않게해준다. 달리 이야기하면 다른 학문에 정통한 학자의 견해에서 이야기하면 어쩌면 좀 형이상학적인 접근을 알려줄 지 모르겠지만 책은 다르다.

뉴런과 축삭, 시냅스, 비시냅스, 신경...

느낌이라는 것이 발생되는 것이 촉각과 미각이라는 직접적인 물리적 접촉에 의해서 뿐만아니라 시각과 청각이라는 약간 상상력이 동원되는 비접촉에 의한 것까지 정보를 모아 뇌의 전두엽과 그 일대를 통해 구현된다고 말하는 것이다.

카이스트 뇌과학자 정재승 박사의 추천이라는 말이 새삼 다가오는 순간이다.

게다가 "대학수준의 심리학 또는 신경과학 지식을 가진 독자들은 이 간단하고 짧은 다마지오의 책을 무릎을 치면서 읽게 될 것이다." (p218)라는 역자의 말에 점점 더 공감이 가는 부분이기도 하다.

나는 잘모르겠다는 말이다. ㅠㅠ

느낌이라는 것이 대뇌피질의 영역에서 의식적으로 재편성되고 재구성되어 종국엔 지식이 된다고 말하는 것 같다.

그 지식의 양이라는 것은 기억이라는 패턴의 수량에 달려있으며, 이러한 말은 물리학의 엔트로피라는 개념에 유사하다고 말한다.

이와 같이 단세포적인 감각으로 부터 시작된 이미지, 느낌, 의식의 단계는 지식이라는 곳에 까지 다다르며, 뇌의 용량이 비율적으로 가장 크다는 인간의 현재를 이루어낸 원동력이 된 것이라고 주장하는 듯 하다.

어렵다.

책을 덮으면서 이 책은 한 두번 읽어서 이해가 될 것 같지않다는 불길함과 함께 가슴을 찌르는 감수자의 말로 마무리한다.

"이런 책은 한 페이지를 읽고 한동안 창밖을 바라보고 싶다."

난... 어쩌면 오랜 시간동안 바라보고 있을 지도 모르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독후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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