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분이 콩나물 사는 데 무슨 도움이 돼? - 수학의 쓸모를 모르고 자란 대한민국의 수포자들에게
쏭쌤.정담 지음 / 루비페이퍼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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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과출신이다. 더해서 공대출신이다. 대학입시에서는 국어보단 수학에 목을 맸었다. 배점이 높으니까... (내가 선지원후시험 세대라는 것을 구태여 말하고 싶지는 않다... 뭐 그냥... 그렇다는 거다...^^)

배점높은 수학 과목을 공부하느라 고등학교 3학년 여름방학 내내 방에 혼자 앉아 그 유명한 '수학의 정석' 시리즈를 뒤적거렸다. 왜? 대학에 가고 싶으니깐...

나중에 대학에 가서도 수학은 어쩔 수없이 따라다니더라... 공대생이니까... 물리와 삼역학을 모르면 과선택을 다시해야지... 그렇게 시간이 지나 취업을 해서도 수학은 여전히 따라다니더군... 흠...

집합과 명제가 말싸움 (혹자는 객관적인 토론이니 논의니 하지만 많은 경우 감정이 좀 섞이게 되더군... 릴랙스...릴랙스... 휴우~~~)에는 도움이 되곤했다. 논리 싸움을 하다보면 가정과 전제와 결론, 그리고 미묘한 뉘앙스 차이 (뭐 말꼬리 잡기라고까지는 하지 않겠다. 나도 좀 격이 있어보이고 싶으니...ㅎ)를 가지고 설득해야 하니...

확률과 통계는 보고서 작성에서는 당근 필수... 설득하고 보고하는 데 있어서 숫자가 최고니깐... 더불어 그래프? 게다가 각 요인들에 대해 회귀분석해서 상관성 어쩌고 저쩌고 하면 그냥 끝!!! (경영/경제학 출신들은 더 잘하겠지만 이정도만 해도 공대생 주제에 기냥저냥 쫌 하는군 소리를 들을 수 있따...ㅋㅋ)

하는 일의 특성 상 구조 계산과 하중이 어쩌고 저쩌고 하는 것들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는 관계로 방정식 풀기와 미적분은 은근 감추어진 바탕이어야 하고... 이건 사실 뭐 공식을 외우면 되긴 하다. 누가 한줄 계산을 위해 공식을 유도하고 그럴까? 어느 분인가 필요한 수식을 쫘악 정리해서 노트만들어 놓으신 것이 있길래 복사해서 나눠서 쓰고 있다. 유용해 유용해... ㅎ

그런데... 로그와 삼각함수는 쫌...

로그를 사용할만큼 큰 수를 다루지 않기도 하려니와 다룬다고 하더라도 뒤에 줄줄이 붙어있는 0의 갯수는 떼어놓고 생각해도 되는 것들이 많아서 사용 빈도가 좀 적다고 할까?

이런 상황이니 삼각함수는... ㅠㅠ... 배울 때도 힘들었고 제대로 이해도 안되고... 게다가 복소수니 뭐니 하면서 또 무언가가 들러붙으면??? 그냥... 제껴버렸던 듯...

수학이 콩나물 한 봉 사면서 거스름돈이나 잘 받으려고 배우는 그런 단순한 학문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수학은 우리의 영혼과 정신을 한 차원 더 업그레이드 시키는 과목이라 생각하지만, 이런 이야기가 수포자에게 먹힐 리 없기 때문에...

적분이 콩나물 사는데 무슨 도움이 돼?. p5

누군가 대학 과정을 마치고 사회에 취업하면 배운 것들 다 소용없다고 말했던 것 같다. 누군지는 모르지만 참으로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말했던 듯...

그런 이야기를 들었을 때 개인적으로는 "아닌데... 배운 것 다 써먹어야하고, 모자라서 더 찾아보고 해야하는데..." 했었다. 내 생각엔 정말 그랬다. 첫 직장 첫 사수가 떡하니 테스트한다고 (내가 그렇게 생각했다는 거다... 그 분의 생각은 지금도 모른다. 왜 그런 것을 내게 시켰는지...) "짐을 들고 움직이는 크레인을 지탱하고 있는 철구조물이 충분히 튼튼한 지, 허용된 무게 이상을 옮기려면 어디를 어떻게 보강해야 하는지 계산" 해오라고 하셨다. (기억력 뭐임...ㅋ)

학교에서 배운 것을 이용하는 것은 분명할 터인데 (왜냐면 다른 것은 내가 아예 모르니깐... ㅎ) 배운 것을 실제 상황에 적용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였다. 너무나 많은 실제 상황에서의 변수들을 단순화하고, 가정과 전제 조건을 세우고, 필요한 수식을 찾고, 필요한 인자의 수치를 추정하거나 찾아 수식에 대입하고 방정식을 풀어야 하는 과정...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했다...라고 자랑질 하려는 것은 아니다. 많은 지적을 받았으니...ㅠㅠ)

그래도 이런 과정을 거치니 배운 것을 어떻게 실제 상황에 적용해야 하는 지, 그리고 내가 앞으로 해야하는 일이 어떤 일인지 어슴츠레 알게되었다고나 할까? 내겐 정말 고마운 분이었다. 은퇴하셨지만...

이번에 읽은 책의 제목이 "적분이 콩나물 사는데 무슨 도움이 돼?"이다.

내 딴에 잘읽는다고 읽었지만 적분과 콩나물 사는 것과의 직접적인 연관은 모르겠다. 적분이 이렇게 실제 상황에 사용되고 있으니 콩나물 사는 것에도 무언가 수학적 접근법이 적용되고 있지 않겠니? 라고 한다면...? 음... 동감!!!

책의 부제를 되새겨본다.

'잠들어 있던 수학 세포를 깨우는 교양 필독서'

'수학의 쓸모를 모르고 자란 대한민국의 수포자들에게'

이 책을 통해 수포자들의 수학 세포가 깨어나거나 할 것 같지는 않다. 수포자들에겐 수학이란 그저 멀리하고 싶은 그 무언가일 뿐일 터이니... 당연하지 않은가... 내게 고전문학 훈민정음과 용비어천가를 이야기하면 내가 거들떠나 보겠냐는 말이다. 그래도 나랏말쌈이 듕귝에 달라...는 알고 있으니 다행이지 않은가... 이정도는 수포자들이 수학에 대해 알고 있는 만큼일 터이다...

하지만 저자의 바램이 무척 감동지다. 그 고마운 마음으로 계속해서 더 나은 수학을 알기쉽게 풀어 설명해주는 책을 써주길 바래본다.

이 책은 <적.콩,무>의 첫 시작이다. 수학이 궁금하지 않아도 좋다. 하지만 당신이 생각하는 수학은 수학이 아니다. 다만 우리는 진짜 수학 이야기를 하고 싶을 뿐이다. 까칠하고 어설픈 우리에게 늘 애정 어린 시선으로 응원해주는 당신들께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그래 맞다. 너! '나?' 하는 너!

적분이 콩나물 사는데 무슨 도움이 돼?. p279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독후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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