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여행한 식물들
카티아 아스타피에프 지음, 권지현 옮김 / 돌배나무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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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가를 따라 바다를 건넌 식물 이야기'

이 책의 부제이다. 제목과 같이 위험을 무릅쓴 모험가들에게 발견되어 자기가 살던 그 곳을 떠나 대개는 멀리 바다를 건너 후손을 퍼뜨린 그 식물들 이야기이다.

저자는 책 속에서 10가지 식물과 그 식물과 관련된 10명 (대표적으로 10명이라는 것이지 책에서 언급되는 사람은 정말 많다. 사연도 가지 가지이고... ㅎ)을 우리에게 소개하고 있다.

식물에 대한 그리고 그 식물들을 조사하고 채집하고 기록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인데 그 사람들의 면면을 보면 꼭 식물학자만이 아니다.

물론 식물에 대한 많은 관심의 결과이겠지만 수도사, 군인 등등 비전문가들도 많은 시간 관심과 열정만으로 전문가 이상의 성과를 올렸다는 것을 보면 꽃과 식물 들이 사람의 관심을 자극하기는 하는 모양이다.

책에서 언급한 식물 중에서...

'캐나다산 뿌리의 흥망성쇠'라는 소제목을 달고 등장한 식물... 인삼...

중국이 원산지란다... 예전 고려인삼의 원산지가 중국 요동이라고 중국 학자가 그랬다는 걸 들은 듯...

인삼 중에서 고려 인삼이라고 함은 인삼을 가공하는 방식에서 붙여진 것인지 아니면 우리 땅에서 재배되거나 채집된 인삼에 붙여진 것인지 자못 궁금... 혹시 홍삼을 가지고 중국에서 왈가왈부하는 것일까?

여튼 네이버에서 찾아봐도 딱히 속시원하게 정리된 것을 못찾았어서... (내 검색 능력이 쫌... ㅠㅠ)

누가 오리지날 원조인지 중요하기도 하겠지만 누가 뭐래도 우리 인삼이 제일 아니겠어? ㅎ

'가톨릭 신부가 브라질에서 발견한 불경한 풀'이라는 내용도 인상적이다. 담배...

한동안 나도 가까이 했던... 누군가는 뗄레야 뗄 수없는 엄청난 중독성의 것이라고 하던데... 나는 무슨 영문인지 금방 뚝딱하고 끊었다. 사실 완전 비흡연은 아니고... 일년에 한 두가치 정도...?

나도 접대라는 것이 필요한 '을'아니 '병'의 위치에 있다보니...ㅡ.ㅡ

이 담배라는 식물이 유럽으로 건너간 스토리는 구구절절 많기도 많고 누가 먼저냐에 대한 것도 사연이 길다.

하지만 이런 저런 사연들은 다 제쳐놓고 가톨릭 신부라는 사람은 도대체 무슨 생각이었을까 궁금해진다.

"원주민들은 마른 풀을 조금 집어 큼직한 야자수 앞에 넣고 기다란 양초처럼 만다. 그리고 한쪽 끝에 불을 붙이고 피어오르는 연기를 코나 입으로 마신다." (p145) 딱 요즘 그 담배 맞구만...

여튼 피우면 피로가 사라지고 몽롱하게 된다는 이것을 접한 수도사는 원주민과 동일한 방식으로 사용을 해봤을 터인데 인체에 대한 유독성은 몰랐다고 하더라도 그 환각성을 어떻게 생각했을까 라는 것이 내 궁금증...

뭔가 몽롱한 것이 영적 세계를 경험하는 것 같았을까? 아니면 핑도는 것이 신을 만나는 느낌이었을까?

육체적인 쾌락을 멀리했어야 했을 신부의 입장에선 못본 척 했어야 하는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말이다. 하기사 이 신부가 아니어도 다른 누군가가 가지고 배를 탓겠다 싶지만...

'옛날 옛적 그 곳에는 세상에서 제일 높은 나무가 있었으니'... 세쿼이아...

책에선 현재 (책을 쓰는 당시 기준이겠지만...) 제일 키가 큰 나무는 미국 캘리포니아 어디쯤에 있단다. 장소를 알려줄 수 없는 것은 이 나무를 누군가가 싹둑 베어버리거나 아니면 나무를 못살게해서 말라죽어버릴까봐 그런 것이란다. 정말???

여하튼 세계에서 가장 키가 큰 나무의 높이는 자그마치 130여미터라고 하니... 흠 상상이 잘 안되는...

내 하는 일이 공장 짓는 일이다보니 높이가 높은 시설을 여럿 봤지만 살아있는 식물의 높이가 그 정도라니... 세상에...

땅에다 빨대를 꽂아 얼마나 빨아야 물을 저 꼭대기 잎새까지 보내줄 수 있을까 싶었는데... 이렇게 키가 큰 나무는 잎새에서 이슬이나 안개로부터 수분을 흡수한다고 한다. 그러면 그렇지... 허허허



그런데... 그런데 말이다...

어찌보면 그런 식물들이 없었던 곳에서는 다른 식물이나 다른 무언가로 대신되었을 수도 있는 데 참으로 머나 먼 곳에 실려온 그 식물들은 처음에 얼마나 아프고 힘들었을까 싶다. 우리도 새로이 이사간 곳에 적응하려면 많은 시간이 걸리기도 하고 이웃과의 불화와 텃세에 마음아파하는 데 말 못하는 식물을 어떤 남모를 어려움을 겪었을까 말이다.

자기가 나고 자란 곳에서 장수를 누리고 싶었을터인데...

책을 읽으면서 자신의 평안과 안전보다는 모험심과 용기와 약간의 무모함을 가진 사람들로 인해 세상에 널리 알려진 식물들이 요즘 사람들에게 얼마나 많은 효용을 주는 지 생각해본다.

이런 저런 굶주림의 시기에 저 멀리서부터 전해진 감자와 같은 작물이 그 배고픔을 달래주고... 수많은 약용 식물들이 우리의 아픔을 고쳐주었는 지 말이다...

사막을 건너고 바다를 건너 인간 세계로 나온 식물들에게 감사할 따름이다. 그리고 바래본다.

점점 더 번성하기를...

더불어 인간을 더 많이 도와주고 감싸주기를...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독후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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