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답게 나이 들기로 했다 - 인생에 처음 찾아온 나이 듦에 관하여
이현수 지음 / 수카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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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늙음"

'처음' 이라는 단어와 '늙음'이라는 단어가 주는 느낌은 왠지 다르다.

그래도 우리는 늙어가고 그 늙음을 처음으로 인식하게 된 바로 그때... 바로 그때를 저자는 '첫늙음을 인식한 때'라고 말한다.

나는 언제였을까?

곰곰이 생각해봐도 그게 언제였는 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냥 지금의 늙음은 시나브로 다가와 조용히 자리잡은 것만 같다.

그래도 내가 '첫늙음'을 인식한 것은 내가 힘들었을 때가 아니었을까?

이런 저런 일로 바쁘고 정신없고 지금 해야할 무언가를 가지고 있는 데 그런 것을 생각할 여유도 시간도 없었으리라. 어느날 내게서 그런 것들이 사라져버리 날... 바로 그때가 아니었을까 싶다.

20여년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새로운 것을 해보겠다고 신생 회사로 이직했다가 5년 여를 채우지 못하고 회사가 문닫은 그날... 그날부터 새로운 직장을 찾아 옮겨가게된 그때까지의 시간 속에서 말이다.

'첫늙음'을 인식하고 난 이후부터는 많은 가상 게임을 준비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첫 늙음을 자가하면 많은 가상 게임을 준비해야 한다.

언젠가 눈이 침침해서 책 하나 읽기도 힘들다면,

관절염으로 걷기가 힘들다면,

은퇴를 하거나 사업이 망해서 돈을 못 벌게 된다면,

사랑하는 사람들과 떨어지게 되어 혼자 밥을 먹어야 한다면...

가장 궁극적인 게임은 '언젠가 죽게 된다면'일 것이다.

나는 나답게 나이들기로 했다. p34~35

언젠가부터 노년의 문제는 개인의 문제를 넘어서 사회와 국가의 문제로 까지 커졌다.

우리나라의 노령화 속도가 어쩌니, 노년들의 노후 준비 상태가 어쩌니... 이러쿵 저러쿵 말도 많지만 그건 그렇다는 이야기일 것이고 가장 답답하고 황망한 사람은 바로 그 사람, 내가 아닐까?

나는 내 노후를 위해 얼마를 모아놓았을까?

아이들이 결혼해서 떠나가면 뭐하면서 지낼까?

아내가 먼저 떠나면? 아니 주변에 들리는 황혼 이혼이라는 것을 하게되면?

치매에 걸리면? (사실 난 이것이 제일 무섭다. 내가 누구인지도 모르면서 그냥 생을 마감할 지도 모르니...)

대책이 있나?

저자는 이런 것들에 대해 사후 대책이 아니라 사전 예방의 차원에서 준비를 해야한다고 말하는 듯 하다.

그 중에서도 건강을 지켜야한다고 말한다. 어쩌면 참 지긋지긋하게 들었음직한 그런 말이다.

어떤 것을 어떻게 얼마만큼 먹어야 하고...

어떤 운동을 어떻게 얼마만큼 해야하고...

스트레스는 어떻게 관리하고 해소해야 하고...

그리고, 마지막에 어떤 죽음을 어떻게 맞이하고 어떤 것을 남겨놓고 해야하는 지...

하지만 여전히 지켜지지 않고, 행해지지 않으며, 마음의 준비가 선뜻 되지 못하는 것들 뿐이다.

어쩌면 노년의 삶은 신변 정리이고, 나눔인 것같다.

그에 필요한 시간을 잘 확보해서 (아파서 골골하면 그 준비가 잘되겠는가?) 잘마무리하라고 하는 그런 삶과 시간인 것 같다는 말이다.

죽음은 다른 세계로 이동하는 문

나는 나답게 나이들기로 했다 중 정현채 교수의 표현 재인용. p310

인간이라고 불리우는 존재가 나타나서 그 첫번째 존재가 죽은 후 지금까지 많은 시간동안 수많은 사람이 죽었고 저 세상 저 너머 어딘가로 (그곳이 실재하든 아니든) 갔다.

그런데 돌아온 사람은 없다. (정말 없는 지는 모르겠다. 기억을 못하는 것인지 아니면 뭔지. 전생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돌아온 사람일까? 하지만 그 사람도 전생은 기억하면서 저 세상에 대해서는 말이 없는 듯 싶은데...) 좋아서일까? 돌아오고 싶지 않을만큼...

다른 세계로 이동하는 문을 통해 옮겨간 그곳도 좋을 지 모르겠다.

저자가 저승의 입구에서 저승사자와 나누었음 직한 대화를 보자. 저자는 이렇게 대답하겠다고 준비했단다.

1. 지구로 다시 돌아가고 싶은가? - 싫다. 할 것은 다 해본 것 같다.

2. 궁금한 것이 있나? - 살면서 힘들었을 때 나를 잡아준 그분이 내가 생각한 그분이 맞나?

3. 하고 싶은 일이 있나? - 천사비스름한 존재가 되어 가끔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람들을 도와주고 싶다.

나에게 이런 질문을 한다면 나는 어떻게 대답할 수 있을까?

사람의 평균 수명은 점점 늘어나서 내가 마지막 늙음의 순간이 되었을 때는 몇 살일지 상상도 되지 않는다.

급격하게 발전되는 과학 기술의 힘으로 인해 어쩌면 영원히 아니 영원이라고 느낄만큼 오래 살 수 있는 세상을 맞이하게 될 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내가 죽은 그 시간 바로 그 시간에 영생의 가능성이 실현되는 세상이 도래할 지도 모르겠다. 억울할까?

하지만 모든 것은 기대이자 희망이고 꿈인 것이고, 닥치지 않아서 모르겠다.

그래서 우리는 남은 시간을 잘 정리해가면서 나를 다독이는 것만 할 뿐인지도 모르겠다.

이런 것이 내가 나답게 나이들어가는 것이 아닐까?

저자의 표현으로 나의 감상과 바람을 정리해야겠다. 맘에 쏙드는 표현이니...

살면서 힘들어지면 '나는 이렇게 아름답구나. 이 삶을 그냥 지나치지 못해서 이렇게 치열하게 부대끼는 구나'라고 외쳐보세요. 그리고 다시 저벅저벅 걸어가는 겁니다. 마지막 늙음까지 말이죠. 그렇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완결을 마무리해보자고요.

두 번째, 세번째 혹은 서른 번째 늙음을 맞이하고 있지만 어제와 똑같이 오늘도 꿋꿋하게 각자의 삶을 완결해 나가는 동지들과 선배님들께 애정과 경의를 표합니다.

나는 나답게 나이들기로 했다. p328

뱀발1...

왜 저자는 '늙음'이라고 했을까? '나이듦' 뭐 이런 정도가 좀 낫지 않을까? 왠지 '늙음'은 쫌... 쫌.... 쪼옴....!!

뱀발2...

Q : 지구로 다시 돌아가고 싶나요?

A : 지금의 나말고 다르게라면... 출중한 외모와 명석한 두뇌와 마르지않는 재력과 품격있는 인성과.... 이 모든 것을 갖춘... 응? 뭐라고? 안된다고? 그럼 지니랑 같이 가게해주면.... 알았어...

Q : 궁금한 것이 있나요?

A : 왜 안되요?

Q : 하고 싶은 일이 있나요?

A : 출중한 외모와 명석한 두뇌와 마르지 않는 재력과 품격있는 인성과.... 이 모든 것을 갖추고 지구로 돌아가 다른 사람들의 선망의 눈길을 받으며... 응? 뭐라고? 그러니까 왜 안되냐니까??? =333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독후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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