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파, 부패한 공직자, 정경 유착과 비리를 저지른 기업인, 국회의원...
악질적인 인물로 소문난 사람들이 연쇄적으로 살해된다.
첫번째와 두번째 시체에는 숫자로, 이후에는 새끼 발톱을 뽑아가는 것으로 표식을 남기는 이들은 과연 무엇을 위해 살인을 저지르는 것일까?
이러한 살인 사건에 대해 국민이 환호하고 응원해주는 상황에서 과연 법을 대신한 처벌은 정당한 것일까?
대충 줄거리는 이러했다.
책은 읽는 나에게 몇가지 생각할 점을 던져주었다.
하나는 인간의 죄를 다른 인간이 처벌, 그것도 죽음으로서 단죄할 수 있는가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분노의 표출 방법 중 하나라고 할 지라도 폭력이 정당화될 수 있는가 라는 것이고,
마지막으로는 인간의 욕심은 선천적인가 라는 것이다.
제목이 집행관들이니 집행을 위해 누군가가 판정 또는 판단을 해주는 심판자가 있으려니 싶었다.
집행관들은 집행 회의에서 정보 공유, 토론, 합의를 거쳐 대상자를 선정하고, 그 과정은 개인적 감정보다는 드러난 죄목을 객관적으로 판단해서 이루어지는 것으로 했었다. 하지만 집행관들 자체가 누군가에게 원한을 가진 사람들이고 보면 개인적 감정이 표출되는 것은 시간 문제일 뿐이었다.
게다가 심판자도 역시 사람이었다.
아무리 그 과정이 객관적이고 어느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명백한 죄라고 할 지라도 사적 처벌이 정당하다고는 동의하기 어렵다. 사적 처벌이 이루어진 원인이 공적 심판 (법에 의한)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권력과 돈, 권모 술수에 의해 벌받아야할 사람은 빠져나가고 보호받아야 할 사람들이 보호받지 못하는 현실에 있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차라리 근세의 경우처럼 결투를 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게다가 단순한 벌주기가 아니라 목숨을 빼앗는다는 것은...
조두순의 출소를 계기로 참 말들이 많았다. 누군가 지금의 법체계에서의 처벌 수준이 낮다고 조두순을 처벌하기 위해 죽인다고 한다면 과연 잘한 일이라 할 수 있을까? 심정적으로는 그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조두순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안에 대해서도 동일한 상황이 발생된다면 그야말로 무서워서 못사는 세상이 될 지도 모를 일이다.
공권력에 의한 임의적 처벌이 예전의 삼청교육대라고 할 때 포함되지 말았어야 할 사람들까지 피해를 본 과거를 돌이켜보면 임의적 처벌이 어떤 양상으로 흘러갈 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다. 사적 처벌은 더 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으리라....
배트맨이 필요하다는 생각은 있다.
그 무법천지 고담시에서 배트맨은 공권력이 경찰과 함께 하지 않는가?
무언가 방법이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