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계가족의 실종, 불합리한 사별, 이름의 망각 등 가장 중요한 것들을 갑자기 빼앗긴 사람들이 도시의 한구석에서 헤메는 것은 우연과 놀라움으로 가득한 이 세상을 보여주는 듯 하고, 고독한 피아노 조율사의 마음에 희미한 빛의 행방을 쫓는 "우연한 여행자" 서퍼의 아들을 잃고 애도하는 어머니의 인생을 그리고 있는 “하나레이 해변” 등 익숙한 세계와 순간의 맹점들과 불가사의 한 운명의 서로 다른 5개의 이야기들을 모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도쿄기담집>. 그중에서도 기억에 남는 작품은 두 번째 작품 <하나레이 해변>이라 할 수 있습니다. 호놀룰루 하나레이 해변에서 서핑을 하다가 상어에게 다리를 물어뜯긴후 죽은 아들을 찾아 간 사치의 이야기. 아들이 죽은 후 그곳에서 일주일을 머물다 간 사치는 해마다 일 년에 한번씩 이곳에서 머물다 가곤 하는데, 언젠가 죽은 아들 또래로 보이는 일본인 대학생 둘을 차에 태우고 숙소로 왔던 사치는 역시 이곳에서 서핑을 하던 대학생들의 이야기를 듣게되죠. 비통한 슬픔을 연달아 느껴야만 하는 상황에서 분위기는 잔잔하면서도 조용한 애도의 분위기를 연출하며 ‘인생은 우연의 연속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강하게 느끼게 합니다. 많은 우연과 인연속에서 필연을 이뤄나가는 정말 우리 주변에 일어날 수 있는 기담들같은 이야기들을 모은 <도쿄기담집> 하루키가 들려주는 이 장편보다 더 긴 여운을 느끼게 해 주는 단편집 정말 최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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