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공짜로 즐길 수 있는 게 은근히 많아요. 인생을 사는 데 큰돈은 필요 없다는 믿음이 있다면, 돈을 벌기 위해 불필요한 스트레스를 감내하지 않아도 됩니다. 집도 없고 돈도 없고 가진 것 아무것도 없어도, 온 세상을 내 것인 양 즐길 수 있어요. 그런 점에서 배낭여행족은 공짜로 즐기는 세상‘의 주인이지요.
살다 보면 그런 때가 와요. ‘난 누구인가, 또 여긴 어딘가?‘ 싶어지는 때 말이지요. 기차를 잘못 탔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먼저 주위 사람들에게 친절하게 대해야 해요. 엉뚱한 기차를 탄 나 때문에 모두를 불편하게 만들 필요는 없잖아요. 웃으며 인사를 나누고, 즐거운 여행의 동반자가 되는 거지요. 기왕에 잘못 탄 기차, 느긋하게 창밖 풍경을 감상하며 가는 편이 나을지도 몰라요. 그 기차 여행에서 새로운 인연을 만날 수도 있고, 뜻밖의 풍경을 만날 수도 있으니까요.
우리는 인생의 주인이 돼 모든 것을 결정하며 산다고 생각하지만, 인생은 사실 뜻대로 되지 않을 때가 더 많습니다. 뜻대로 되지 않는 인생,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십몇 년을 공부하고 준비했는데 내 가 가고 싶은 곳에서는 나를 받아주지 않고, 어쩌다 취직한 곳이 꿈의 직장이 아닐 수도 있어요. 딱히 달아날 곳도 없어 하루하루 버티듯 살아내야 할 때도 있고요. 그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잘못탄 기차가 목적지에 데려다줍니다. 이 기차가 아닌가봐!‘ 하며 당황하거나 분노하는 대신 기왕에 탄 열차, 여행을 즐기는 거예요.